인더뉴스 박민지 기자ㅣ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은행권들이 상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채용이 늦어지는 것은 물론 규모 자체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취업준비생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습니다.
통상 은행들은 매년 2, 3월에 공채 윤곽을 마련하고 4월에 공고를 시작하면서 상반기 공채 일정을 진행합니다. 이후 5~7월 서류전형, 필기시험, 면접을 진행합니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아직 채용 계획조차 세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은행 공채는 한 번에 수백 명을 뽑기 때문에 필기시험 전형에만 4000~5000명 정도가 몰립니다. 특히 밀폐된 공간에 수십 명이 붙어 앉아 시험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 지원자 5~6명이 한 조를 이뤄 토의형식으로 진행되는 면접도 치러야 합니다. 대규모 인원의 대면접촉이 불가피한 절차입니다. 이로 인해 은행권도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지켜본 후 결정하겠다는 입장입니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 9일 치를 예정이던 필기시험을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2주간 연기해 진행했습니다. 지난달 28일 필기시험 합격자를 발표했지만 1차 면접은 잠정연기 했습니다. 기존에는 합격 발표를 한 주에 면접이 이뤄졌습니다.
IBK기업은행의 경우 지난해 2월 28일부터 상반기 채용일정을 시작했지만 올해는 아직 공고조차 올라오지 않은 상황입니다. 특히 기업은행은 1박 2일 합숙 면접을 시행하고 있어 일정에 대한 부담이 큽니다.
지난해 4월에 모집했던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역시 상반기 채용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추이를 지켜보며 일정을 조정해 나갈 계획입니다.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최근 수년간 수시 채용을 진행하고 있어 다른 은행에 비해 영향이 적다고는 하나 역시 채용 일정에 차질을 빚긴 마찬가지 입니다.
코로나19 사태가 꺾이지 않는다면 자칫 1000명에 가까운 은행권 신규 채용이 무기한 밀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렇게 되면 채용을 하더라도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취업준비생들의 불안감이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실제 취업사이트 잡코리아가 지난달 취업준비생 173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취업준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답변이 63.5%에 이릅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기업들이 채용을 취소하거나 축소할까 우려된다’는 응답이 57.3%로 가장 많았습니다.
은행권 관계자는 “필기시험과 면접전형 모두 밀폐된 공간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감염에 대한 위험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며 “코로나19 확산 추세를 예의주시하며 상반기 채용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