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김현우 기자ㅣ 코로나 경제쇼크가 전 세계를 뒤덮었지만 우리 증시에서 코스닥 지수는 코로나19로 인한 하락분을 모두 회복한데 이어 52주 최고치까지 새로 썼다. 코로나 사태 속에서 부각된 바이오·IT(정보통신) 관련 업종의 약진이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규모 유동성 공급 영향으로 실물경제와 지수상승 간 괴리가 존재한다며 투자 시 이 점을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전통 제조 산업 위주인 코스피 지수는 상대적으로 시장 관심을 덜 받으며 아직 올해 초 고점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닥지수는 729.11을 기록하며 종가 기준 52주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코스피지수는 2029.78을 기록해 이날 기준 52주 최고치인 2267.25(1월 22일)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 여파로 바닥을 짚고 반등하는 추세에서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가벼운 모습이다.
이 차이는 코스닥 시장 내 코로나 수혜주들의 약진에 기인하는 측면이 크다. 특히 진단키트 대표주로 꼽힌 씨젠은 올해 초 시가총액이 8119억원 수준으로 40위권에 속했지만 이날 기준 약 3조원을 기록하며 4위에 자리매김했다. 이 기간동안 주가는 약 270% 올랐다.
씨젠과 같이 진단키트 수혜주로 주목받은 다른 종목들의 시총도 큰 폭으로 뛰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랩지노믹스는 1월 2일 기준 시총이 551억원으로 1400위권에 속했지만 25일 기준 시총이 468.62% 증가한 3131억원을 기록해 220위권까지 올라섰다. 같은 기간 수젠텍도 시총이 527.18% 늘어 130위권까지 뛰어올랐다.
여기에 언택트(비대면) 수혜주로 꼽히는 게임·간편결제 등 IT 기업들의 주가도 실적 기대감으로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1분기 코스닥 상장법인 가운데 IT 업종의 순이익은 2.6% 올랐다. 반면 비(非) IT 업종의 순이익은 9.72% 감소했다.
전 세계적으로 봐도 이러한 회복세는 한국에서 두드러진다. 코스닥과 비교되는 미국의 나스닥종합지수, 일본의 자스닥지수는 아직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나스닥지수의 경우 올해 들어 9383.37(2월 19일)까지 올랐지만 전 거래일 기준 9324.59로 아직 코로나 이전 고점에 못미친다. 자스닥지수도 1월 6일 173.03을 기록하며 2020년을 맞이했으나 전거래일 종가 기준 158.87을 기록하며 아직 코로나 피해를 모두 회복하지 못했다.
코스닥지수의 이례적인 회복속도를 두고 전문가들은 코로나 수혜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 풀려있는 대규모 유동성이 코스닥으로 공급되며 지수상승을 지지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의 코스닥시장 내 코로나 관련 바이오·IT 기업들의 실적 개선 기대감과 실질적 개선이 나타나면서 지수상승 요인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실물경제와 주가지수 간 괴리감이 커지고 있는 부분들도 있다. 이는 코로나 수혜와 관련 없는 기업까지 주가가 오르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늘어난 유동성이 코로나로 인해 국내 코스닥시장으로 유입되면서 실질적인 코로나 수혜 기업이 아님에도 주가상승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코스닥에 비해 코스피지수는 회복이 더딘 모습이다. 이는 코로나 여파로 시장의 관심이 바이오·언택트 관련 업종에 쏠리면서 자동차, 철강 등 전통 제조산업이 주를 이루는 유가증권시장에 관심이 덜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날 기준 한때 시가총액 2위까지 올랐던 현대차와 포스코는 각각 언택트 수혜주로 꼽히는 카카오와 엔씨소프트에게 시총 상위자리를 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