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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인터뷰

[iSSF 2020] “비대면에서 더 중요한 진정성...콘텐츠 강자에게 코로나는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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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sday, July 28, 2020, 06:07:00

정지원 돌아뜰리에 대표 인터뷰..수제 인형작가로 책 집필·강의 활동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취미 플랫폼 진출..매출 성장·인기 강의로 꼽혀
“비대면 상황에서 소통에 진정성 담으려해..행복하게 하는 가이드가 꿈”

 

인더뉴스 이진솔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함께 ‘언택트(untact)’라는 정체불명의 단어가 등장했습니다. '접촉하다’라는 뜻인 영어단어 ‘contact’에 부정을 의미하는 언(un)을 앞에 붙여 만든 이 말은 우리말로 ‘비대면’을 뜻합니다.

 

이런 때에 코로나19를 기회로 삼으려는 영민한 이들은 ‘온택트(ontact)’나 ‘인택트(interactive intact)’같은 새로운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마케팅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제 공연부터 학습까지 플랫폼을 경유해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일은 일상입니다.

 

주목해야 할 사실은 다수에게 위기이거나 재앙인 상황이 누군가에겐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입니다. 너도 나도 비대면 서비스 쪽으로 고개를 돌리지만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지만 그럼에도 해법을 얻어내는 경우가 발견되기도 합니다.

 

청담동에서 ‘돌아뜰리에’를 운영하는 정지원 대표는 인형과 인형옷을 만드는 사람입니다. 자신을 ‘수제인형작가’라고 소개하는 그는 원단부터 부자재까지 직접 골라 시작부터 끝까지 손으로 인형과 인형옷을 제작합니다. 책도 2권 쓸 정도로 매니아들 사이에서 명성이 자자합니다.

 

'인형’을 만드는 일인 데다 모든 과정을 손수 처리한다니 언뜻 비대면 서비스 유행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하지만 그는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취미 플랫폼과 협력해 매출을 큰 폭으로 성장시키는 기회를 잡았습니다.

 

오는 9월 2일 인더뉴스가 주최하는 <제2회 인간생존전략포럼_iSSF 2020: 포스트 코로나 시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서 두 번째 강연자로 나서는 정지원 돌아뜰리에 대표에게 비대면 시대와 성공적으로 조우하는 비결을 들었습니다.

 

 

-온라인 취미 플랫폼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되신 건가요?

 

“이미 지난해 하반기에 온라인 취미 강좌 플랫폼 기업으로부터 이메일을 통해 함께하자는 제안을 받은 적이 있었어요. 당시에는 코로나19를 예상하지도 못했고, 자체적으로 온라인 수업을 몇 년 전부터 운영해 오고 있던 터라 수익 배분 조건에 매력을 느끼지 못해 피드백하지 않고 지나쳤거든요.

 

그런데 올 초부터 온라인 취미 플랫폼이 코로나19와 동시에 급성장하면서 제가 아는 유명한 인플루언서들이 참여했고 저도 바로 합류하게 됐습니다. 상상 이상으로 매출이 느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온라인 강의와 오프라인 강의는 구성이나 형식을 다르게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같습니다. 커리큘럼이나 지식 전달의 깊이 면에서 다를 것이 없습니다. 저는 이것이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저를 어떠한 방식으로 찾아 주시고 선택해 주신 것에 대해 같은 매너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사람들은 정보에 예민하고 스마트해졌습니다. 절대 속일 수 없는 상황이지요. 얄팍한 잔꾀로 수익이나 기타 이유로 차이를 두었다가는 뒤따를 불편한 인식과 소문은 자명한 순서입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오프라인 강좌에 비해 온라인 수강료가 현저히 저렴하다는 점입니다. 온라인 수업 시스템은 제가 상상하고 예상하는 수강생 수보다 월등히 많은 분과 소통을 가능하게 해주기 때문에 수강료 객단가가 저렴해져도 전체적인 수익 면에서는 매우 효율적인 성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온라인 강의에서 특별히 중요하게 여겼던 부분이 있을까요?

 

“비대면 상황에서 더욱 중요해지는 것은 진심을 담는 일입니다. 한 번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과테말라에 사는 현지인이 “당신 작품은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열정도 있다”며 인형옷 제작을 배우고 싶다는 연락이 왔어요.

 

저는 비록 그분을 만나지 못하지만 인형옷을 만드는 데에 필요한 정보들을 전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내년부터 온라인 취미 플랫폼이 해외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인데 그때가 되면 그분은 제 강의를 들을 수 있게 되겠죠. 비대면일수록 소통에 진정성을 담으려고 더욱 노력해요. 실제로 만나기 어려운 만큼 진정성이 중요해진다고 봅니다.”

 

-작가님께서는 앞서 코로나19 이후 진정성이 더 부각될 거라고 하셨는데요. 인형옷을 만들어 오시면서 진정성이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던 다른 사례가 있나요?

 

“제 수강생 중 50대에서 60대 주부분들이 인형옷 제작을 배우면서 새 인생이 시작됐다는 반응이 있었어요. 그 나이대 시간적으로 여유롭게 된 주부들은 매진하던 일이 사라지면서 우울증이나 자존감 하락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데 인형 제작을 배우고 어느 정도 훈련이 된 후에 본인들이 직접 강의에 나서고 전시도 하고 작가로 불리게 되면서 축 처졌던 어깨가 다시 ‘으쓱’해지죠. 여가를 소모적인 취미로 달래는 사람들에게서는 나오기 힘든 반응이에요. 사는 게 재미있어졌다는 얘기도 하십니다.

 

저는 제가 가진 콘텐츠로 주변 사람들을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도록 하는 가이드가 되어주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그리고 저 같은 인형작가를 많이 만들어내고 싶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일상화된 비대면 시대에 더욱 중요해지는 건 이런 콘텐츠에 담긴 진정성이라고 봐요. 진정성을 갖췄다면 지금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로 IT수요가 증가하면서 동시에 ‘수제 인형옷’ 같은 어찌 보면 고전적인 취미에 관심이 느는 것 같아요. 지금 같은 시기에 많은 이들이 인형옷 제작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이제 우리 인간들은 행복해져야 할 때가 됐습니다. 기술과 시스템 발전으로 인한 편리함에도 일자리를 잃고 경제도 이전보다 둔화하고 있는데 수명은 길어졌습니다. 잉여가 주는 공허함을 따스한 아날로그 감성과 어린 시절의 추억으로 마음을 다독이며 위로를 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아졌습니다.

 

수제 인형이나 수제 인형옷이 그 자체는 고전적이지만 이 고전적 아이템을 첨단 기술로 소문을 내고 알림으로써 사람들의 필요에 쉽게 흡수시키는 과정을 제가 지속해서 실행하고 있습니다. 이제 어지간한 사람들인 개인 소셜미디어를 다 가지고 있게 됐습니다. 특히 비대면이 일상화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더더욱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게 됐지요.

 

그들의 손에 쥐어진 스마트폰에서 그들의 시선을 끌고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고전적인 인형과 인형옷들이 등장하는데 빠져들지 못할 이유가 있을까 싶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느끼시는 변화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우선 마스크를 항시 착용해야 하는 상황과 함께 고등학교 1학년 딸과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이 매일 학교에 가지 못하면서 일과 일상을 병행하는 상황이 지속하고 있습니다. 업무에도 집중이 어렵고 집안에도 신경 쓰지 못하는 경계의 삶을 살게 된 것이지요.

 

제가 운영하는 연구실(돌아뜰리에 수제인형 연구소)에 매주 가득 메워졌던 연구생들이 더 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복작대던 공간이 나만의 공간으로 몇 달째 조용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우리 개인과 사회는 많은 변화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무엇일까요?

 

“대면이나 비대면이냐에 중점을 둘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이 되면서 커뮤니티 형태는 물리적으로 흩어졌고 직접 만나서 해결을 보아야 하는 수많은 일이 비대면의 조건에서 이루어지는 생경한 불편이 일상화됐다는 점이지요.

 

대면하지 못하고 비대면으로 해결해야 하는 생활 방식에 가급적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온라인 인프라와 채널을 자신과 맞는 형태와 방법으로 선택해서 어서 익숙해져야 하는 것이 우선적인 과제라 봅니다. 시간과 특히 공간을 초월하는 삶의 방식을 구현하고 적응해야 할 필요성이 생각보다 빨리 우리 앞의 숙제로 떨어졌기 때문이지요.”

 

-코로나 여파로 사회·경제 전반의 비대면 방식 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어느 수준까지 진전된 것으로 보시는지요?

 

“제 관점에서는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살아가면서 대면을 해야 한다는 도리와 법도 등 그간의 무수한 고정 관념이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다는 것은 분명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결혼식 장례식 등등의 인륜지대사를 진행하는 방식을 비롯해 심지어 아이들 등교까지도 격주 또는 일주일에 한 번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보면 쉽게 와닿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한국이 코로나 대처를 꽤 잘해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작가님이 보시기에 정말 잘하는 부분과 부족한 부분은 어디인가요?

 

“우리나라는 의료 선진국이고 위기 대처 능력 면에서는 정부가 매우 지혜롭고 기민하게 그리고 융통성 있게 잘 운용하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선진국이라고 여겼던 강대국 및 서방국가들이 겪는 참사를 보면 이 바이러스의 원발점인 중국과 인접국인 대한민국은 매우 훌륭한 대처 능력과 유지 관리에 있어서 세계적인 지식과 실력을 갖추고 있음이 증명됐으니까요.

 

다만 우리나라 특성상 대학 입시가 아이들의 생명과 안전에 우선해 고려되는 듯 보인다는 아쉬움은 큽니다. 대학 입학이 인생에서 꼭 스무 살에 해내야 하는 과업이 아님에도 그 고정관념에서 아직도 헤매고 있는 교육부와 행정가들을 바라보면 한심하다는 생각을 늘 품게 됩니다.

 

코로나는 극복될 것이고 또 다른 위기가 온다 해도 인간은 뛰어난 기술력으로 합심해 극복해낼 것입니다. 앞으로 어떠한 위기를 마주하더라도 늘 긴장하고 깨어 있으면서 멈추지 않는 성실과 열정으로 저 스스로와 제 분야를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제가 할 수 있다면 다른 분들도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우리 모두 힘을 내어 행복해졌으면 하는 소망입니다.”

 

정지원 돌아뜰리에 대표

 

◇ 약력

 

1973년생
성균관대 국어국문학 학사

 

(현) 사단법인한국수공예협회 드레스인형분과회장
(현) 클래스101 크리에이터
(현) 돌아뜰리에 대표

 

<손바느질과 뜨개질로 만드는 인형옷> 저술
<돌아뜰리에의 베이비돌 앤티크옷 만들기> 저술
<오비츠11 여자아이 인형옷 패턴 교과서>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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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솔 기자 jinsol@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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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 ‘2024헌나8 대통령 윤석열 탄핵사건 선고’ 전문

헌법재판소 ‘2024헌나8 대통령 윤석열 탄핵사건 선고’ 전문

2025.04.04 12:07:18

인더뉴스 김용운 기자ㅣ헌법재판소가 11일 오전 윤석열 탄핵사건을 선고했습니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이날 약 5700자 분량의 선고문을 읽고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했습니다. 다음은 헌법재판소가 공개한 윤석열 탄핵사건 선고 요지 전문입니다. 지금부터 2024헌나8 대통령 윤석열 탄핵사건에 대한 선고를 시작하겠습니다. ▣ 먼저, 적법요건에 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➀ 이 사건 계엄 선포가 사법심사의 대상이 되는지에 관하여 보겠습니다. 고위공직자의 헌법 및 법률 위반으로부터 헌법질서를 수호하고자 하는 탄핵심판의 취지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계엄 선포가 고도의 정치적 결단을 요하는 행위라 하더라도 그 헌법 및 법률 위반 여부를 심사할 수 있습니다. ➁ 국회 법사위의 조사 없이 이 사건 탄핵소추안을 의결한 점에 대하여 보겠습니다. 헌법은 국회의 소추 절차를 입법에 맡기고 있고, 국회법은 법사위 조사 여부를 국회의 재량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법사위의 조사가 없었다고 하여 탄핵소추 의결이 부적법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➂ 이 사건 탄핵소추안의 의결이 일사부재의 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에 대하여 보겠습니다. 국회법은 부결된 안건을 같은 회기 중에 다시 발의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피청구인에 대한 1차 탄핵소추안이 제418회 정기회 회기에 투표 불성립되었지만, 이 사건 탄핵소추안은 제419회 임시회 회기 중에 발의되었으므로, 일사부재의 원칙에 위반되지 않습니다. 한편 이에 대해서는 다른 회기에도 탄핵소추안의 발의 횟수를 제한하는 입법이 필요하다는 재판관 정형식의 보충의견이 있습니다. ➃ 이 사건 계엄이 단시간 안에 해제되었고, 이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으므로 보호이익이 흠결되었는지 여부에 대하여 보겠습니다. 이 사건 계엄이 해제되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계엄으로 인하여 이 사건 탄핵 사유는 이미 발생하였으므로 심판의 이익이 부정된다고 볼 수 없습니다. ➄ 소추의결서에서 내란죄 등 형법 위반 행위로 구성하였던 것을 탄핵심판청구 이후에 헌법 위반 행위로 포섭하여 주장한 점에 대하여 보겠습니다. 기본적 사실관계는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적용법조문을 철회․변경하는 것은 소추사유의 철회․변경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특별한 절차를 거치지 않더라도 허용됩니다. 피청구인은 소추사유에 내란죄 관련 부분이 없었다면 의결정족수를 충족하지 못하였을 것이라고도 주장하지만, 이는 가정적 주장에 불과하며 객관적으로 뒷받침할 근거도 없습니다. ➅ 대통령의 지위를 탈취하기 위하여 탄핵소추권을 남용하였다는 주장에 대하여 보겠습니다. 이 사건 탄핵소추안의 의결 과정이 적법하고, 피소추자의 헌법 또는 법률 위반이 일정 수준 이상 소명되었으므로, 탄핵소추권이 남용되었다고 볼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 사건 탄핵심판청구는 적법합니다. 한편 증거법칙과 관련하여, 탄핵심판절차에서 형사소송법상 전문법칙을 완화하여 적용할 수 있다는 재판관 이미선, 김형두의 보충의견과, 탄핵심판절차에서 앞으로는 전문법칙을 보다 엄격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재판관 김복형, 조한창의 보충의견이 있습니다. ▣ 다음으로 피청구인이 직무집행에 있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하였는지, 피청구인의 법위반 행위가 피청구인을 파면할 만큼 중대한 것인지에 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소추사유별로 살펴보겠습니다. ① 이 사건 계엄 선포에 관하여 보겠습니다. 헌법 및 계엄법에 따르면, 비상계엄 선포의 실체적 요건 중 하나는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로 적과 교전 상태에 있거나 사회질서가 극도로 교란되어 행정 및 사법 기능의 수행이 현저히 곤란한 상황이 현실적으로 발생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피청구인은 야당이 다수의석을 차지한 국회의 이례적인 탄핵소추 추진, 일방적인 입법권 행사 및 예산 삭감 시도 등의 전횡으로 인하여 위와 같은 중대한 위기상황이 발생하였다고 주장합니다. 피청구인의 취임 후 이 사건 계엄 선포 전까지 국회는 행안부장관, 검사, 방통위 위원장, 감사원장 등에 대하여 총 22건의 탄핵소추안을 발의하였습니다. 이는 국회가 탄핵소추사유의 위헌․위법성에 대해 숙고하지 않은 채 법 위반의 의혹에만 근거하여 탄핵심판제도를 정부에 대한 정치적 압박수단으로 이용하였다는 우려를 낳았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 계엄 선포 당시에는 검사 1인 및 방통위 위원장에 대한 탄핵심판절차만이 진행 중이었습니다. 피청구인이 야당이 일방적으로 통과시켜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법률안들은 피청구인이 재의를 요구하거나 공포를 보류하여 그 효력이 발생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2025년도 예산안은 2024년 예산을 집행하고 있었던 이 사건 계엄 선포 당시 상황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없고, 위 예산안에 대하여 국회 예결특위의 의결이 있었을 뿐 본회의의 의결이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따라서 국회의 탄핵소추, 입법, 예산안 심의 등의 권한 행사가 이 사건 계엄 선포 당시 중대한 위기상황을 현실적으로 발생시켰다고 볼 수 없습니다. 국회의 권한 행사가 위법․부당하더라도,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피청구인의 법률안 재의요구 등 평상시 권력행사방법으로 대처할 수 있으므로, 국가긴급권의 행사를 정당화할 수 없습니다. 피청구인은 부정선거 의혹을 해소하기 위하여 이 사건 계엄을 선포하였다고도 주장합니다. 그러나 어떠한 의혹이 있다는 것만으로 중대한 위기상황이 현실적으로 발생하였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또한 중앙선관위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전에 보안 취약점에 대하여 대부분 조치하였다고 발표하였으며, 사전․우편 투표함 보관장소 CCTV영상을 24시간 공개하고 개표과정에 수검표 제도를 도입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하였다는 점에서도 피청구인의 주장은 타당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결국 피청구인이 주장하는 사정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피청구인의 판단을 객관적으로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의 위기상황이 이 사건 계엄 선포 당시 존재하였다고 볼 수 없습니다. 헌법과 계엄법은 비상계엄 선포의 실체적 요건으로, ‘병력으로써 군사상의 필요에 응하거나 공공의 안녕질서를 유지할 필요와 목적이 있을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피청구인이 주장하는 국회의 권한 행사로 인한 국정마비 상태나 부정선거 의혹은 정치적․제도적․사법적 수단을 통하여 해결하여야 할 문제이지 병력을 동원하여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피청구인은 이 사건 계엄이 야당의 전횡과 국정 위기상황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한 ‘경고성 계엄’ 또는 ‘호소형 계엄’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계엄법이 정한 계엄 선포의 목적이 아닙니다. 또한 피청구인은 계엄 선포에 그치지 아니하고 군경을 동원하여 국회의 권한 행사를 방해하는 등의 헌법 및 법률 위반 행위로 나아갔으므로, 경고성 또는 호소형 계엄이라는 피청구인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 사건 계엄 선포는 비상계엄 선포의 실체적 요건을 위반한 것입니다. 다음으로, 이 사건 계엄 선포가 절차적 요건을 준수하였는지에 관하여 보겠습니다. 계엄의 선포 및 계엄사령관의 임명은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야 합니다. 피청구인이 이 사건 계엄을 선포하기 직전에 국무총리 및 9명의 국무위원에게 계엄 선포의 취지를 간략히 설명한 사실은 인정됩니다. 그러나 피청구인은 계엄사령관 등 이 사건 계엄의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하지 않았고 다른 구성원들에게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계엄 선포에 관한 심의가 이루어졌다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그 외에도, 피청구인은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비상계엄 선포문에 부서하지 않았음에도 이 사건 계엄을 선포하였고, 그 시행일시, 시행지역 및 계엄사령관을 공고하지 않았으며, 지체 없이 국회에 통고하지도 않았으므로, 헌법 및 계엄법이 정한 비상계엄 선포의 절차적 요건을 위반하였습니다. ② 국회에 대한 군경 투입에 관하여 보겠습니다. 피청구인은 국방부장관에게 국회에 군대를 투입할 것을 지시하였습니다. 이에 군인들은 헬기 등을 이용하여 국회 경내로 진입하였고, 일부는 유리창을 깨고 본관 내부로 들어가기도 하였습니다. 피청구인은 육군특수전사령관 등에게 ‘의결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은 것 같으니,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끄집어내라’는 등의 지시를 하였습니다. 또한 피청구인은 경찰청장에게 계엄사령관을 통하여 이 사건 포고령의 내용을 알려주고, 직접 6차례 전화를 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에 경찰청장은 국회 출입을 전면 차단하도록 하였습니다. 이로 인하여 국회로 모이고 있던 국회의원들 중 일부는 담장을 넘어가야 했거나 아예 들어가지 못하였습니다. 한편, 국방부장관은 필요시 체포할 목적으로 국군방첩사령관에게 국회의장, 각 정당 대표 등 14명의 위치를 확인하라고 지시하였습니다. 피청구인은 국가정보원 1차장에게 전화하여 국군방첩사령부를 지원하라고 하였고, 국군방첩사령관은 국가정보원 1차장에게 위 사람들에 대한 위치 확인을 요청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피청구인은 군경을 투입하여 국회의원의 국회 출입을 통제하는 한편 이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함으로써 국회의 권한 행사를 방해하였으므로, 국회에 계엄해제요구권을 부여한 헌법 조항을 위반하였고, 국회의원의 심의․표결권, 불체포특권을 침해하였습니다. 또한 각 정당의 대표 등에 대한 위치 확인 시도에 관여함으로써 정당활동의 자유를 침해하였습니다. 피청구인은 국회의 권한 행사를 막는 등 정치적 목적으로 병력을 투입함으로써, 국가 안전보장과 국토방위를 사명으로 하여 나라를 위해 봉사하여 온 군인들이 일반 시민들과 대치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이에 피청구인은 국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침해하고 헌법에 따른 국군통수의무를 위반하였습니다. ③ 이 사건 포고령 발령에 관하여 보겠습니다. 피청구인은 이 사건 포고령을 통하여 국회,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을 금지함으로써 국회에 계엄해제요구권을 부여한 헌법 조항, 정당제도를 규정한 헌법 조항과 대의민주주의, 권력분립원칙 등을 위반하였습니다. 비상계엄하에서 기본권을 제한하기 위한 요건을 정한 헌법 및 계엄법 조항, 영장주의를 위반하여 국민의 정치적 기본권, 단체행동권, 직업의 자유 등을 침해하였습니다. ④ 중앙선관위에 대한 압수․수색에 관하여 보겠습니다. 피청구인은 국방부장관에게 병력을 동원하여 선관위의 전산시스템을 점검하라고 지시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중앙선관위 청사에 투입된 병력은 출입통제를 하면서 당직자들의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전산시스템을 촬영하였습니다. 이는 선관위에 대하여 영장 없이 압수․수색을 하도록 하여 영장주의를 위반한 것이자 선관위의 독립성을 침해한 것입니다. ⑤ 법조인에 대한 위치 확인 시도에 관하여 보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피청구인은 필요시 체포할 목적으로 행해진 위치 확인 시도에 관여하였는데, 그 대상에는 퇴임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전 대법원장 및 전 대법관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는 현직 법관들로 하여금 언제든지 행정부에 의한 체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압력을 받게 하므로, 사법권의 독립을 침해한 것입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피청구인의 법위반 행위가 피청구인을 파면할 만큼 중대한 것인지에 관하여 보겠습니다. 피청구인은 국회와의 대립 상황을 타개할 목적으로 이 사건 계엄을 선포한 후 군경을 투입시켜 국회의 헌법상 권한 행사를 방해함으로써 국민주권주의 및 민주주의를 부정하고, 병력을 투입시켜 중앙선관위를 압수․수색하도록 하는 등 헌법이 정한 통치구조를 무시하였으며, 이 사건 포고령을 발령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광범위하게 침해하였습니다. 이러한 행위는 법치국가원리와 민주국가원리의 기본원칙들을 위반한 것으로서 그 자체로 헌법질서를 침해하고 민주공화정의 안정성에 심각한 위해를 끼쳤습니다. 한편 국회가 신속하게 비상계엄해제요구 결의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시민들의 저항과 군경의 소극적인 임무 수행 덕분이었으므로, 이는 피청구인의 법 위반에 대한 중대성 판단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대통령의 권한은 어디까지나 헌법에 의하여 부여받은 것입니다. 피청구인은 가장 신중히 행사되어야 할 권한인 국가긴급권을 헌법에서 정한 한계를 벗어나 행사하여 대통령으로서의 권한 행사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였습니다. 피청구인이 취임한 이래 야당이 주도하고 이례적으로 많은 탄핵소추로 인하여 여러 고위공직자의 권한행사가 탄핵심판 중 정지되었습니다. 2025년도 예산안에 관하여 헌정 사상 최초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증액 없이 감액에 대해서만 야당 단독으로 의결하였습니다. 피청구인이 수립한 주요 정책들은 야당의 반대로 시행될 수 없었고, 야당은 정부가 반대하는 법률안들을 일방적으로 통과시켜 피청구인의 재의 요구와 국회의 법률안 의결이 반복되기도 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피청구인은 야당의 전횡으로 국정이 마비되고 국익이 현저히 저해되어 가고 있다고 인식하여 이를 어떻게든 타개하여야만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게 되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피청구인이 국회의 권한 행사가 권력 남용이라거나 국정마비를 초래하는 행위라고 판단한 것은 정치적으로 존중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피청구인과 국회 사이에 발생한 대립은 일방의 책임에 속한다고 보기 어렵고, 이는 민주주의 원리에 따라 해소되어야 할 정치의 문제입니다. 이에 관한 정치적 견해의 표명이나 공적 의사결정은 헌법상 보장되는 민주주의와 조화될 수 있는 범위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국회는 소수의견을 존중하고 정부와의 관계에서 관용과 자제를 전제로 대화와 타협을 통하여 결론을 도출하도록 노력하였어야 합니다. 피청구인 역시 국민의 대표인 국회를 협치의 대상으로 존중하였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국회를 배제의 대상으로 삼았는데 이는 민주정치의 전제를 허무는 것으로 민주주의와 조화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피청구인은 국회의 권한 행사가 다수의 횡포라고 판단했더라도 헌법이 예정한 자구책을 통해 견제와 균형이 실현될 수 있도록 하였어야 합니다. 피청구인은 취임한 때로부터 약 2년 후에 치러진 국회의원선거에서 피청구인이 국정을 주도하도록 국민을 설득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결과가 피청구인의 의도에 부합하지 않더라도 야당을 지지한 국민의 의사를 배제하려는 시도를 하여서는 안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여 이 사건 계엄을 선포함으로써 국가긴급권 남용의 역사를 재현하여 국민을 충격에 빠트리고, 사회․경제․정치․외교 전 분야에 혼란을 야기하였습니다.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서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을 초월하여 사회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를 위반하였습니다. 군경을 동원하여 국회 등 헌법기관의 권한을 훼손하고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침해함으로써 헌법수호의 책무를 저버리고 민주공화국의 주권자인 대한국민의 신임을 중대하게 배반하였습니다. 결국 피청구인의 위헌․위법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반행위에 해당합니다. 피청구인의 법 위반행위가 헌법질서에 미친 부정적 영향과 파급효과가 중대하므로, 피청구인을 파면함으로써 얻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대통령 파면에 따르는 국가적 손실을 압도할 정도로 크다고 인정됩니다. 이에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을 선고합니다. 탄핵 사건이므로 선고시각을 확인하겠습니다. 지금 시각은 오전 11시 22분입니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이것으로 선고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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