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별세] 세계 1위 만든 집념…반도체 현장서 마지막 인사

1974년 사재 털어 한국반도체 기업 인수..불모지에서 세계 1등 기업으로 성장
운구차 화성 사업장 들러 임직원들과 마지막 인사 나눌듯..수원 가족 선산에 영면
2004년 이건희 회장 반도체 방문 당시 모습. 사진 | 삼성전자

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언제까지 그들(미국, 일본)의 (반도체)기술 속국이어야 하겠습니까? 기술 식민지에서 벗어나는 일, 삼성이 나서야지요. 제 사재를 보태겠습니다.”

고(故) 이건희 회장은 삼성을 글로벌 리딩 기업으로 만든 업적도 있지만, 반도체 불모지였던 대한민국에서 세계 1위 반도체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공을 세웠습니다.

이 회장은 지난 1974년 불모지나 다름없는 환경에서 반도체사업을 착수했습니다. 당시 파산 직전인 작은 반도체 회사였던 한국반도체를 사재를 털어 인수했습니다.

당시 이건희 회장은 “반도체 사업 초기는 기술 확보 싸움이었다. 일본 경험이 많은 내가 거의 매주 일본으로 가서 반도체 기술자를 만나 그들로부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만한 것을 배우려 했다”라고 회고했습니다.

이후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과감한 투자로 1984년 64메가 D램을 개발했습니다. 1992년 이후 20년 D램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지속 달성해 2018년 세계시장 점유율 44.3%를 기록했습니다.

이 같은 점유율의 배경에는 2001년 세계 최초 4기가 D램 개발, 세계 최초 64Gb NAND Flash 개발(2007), 2010년 세계 최초 30나노급 4기가 D램 개발과 양산, 2012년 세계 최초 20나노급 4기가 D램 양산 등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4년 이재용 부회장 시대로 접어들면서 삼성전자는 반도체 ‘초격차’ 전략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작년 이 부회장은 ‘반도체 비전 2030’이라는 장기 비전 발표를 통해 2030년까지 133조원 투자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사업에 대한 남다른 집념을 지닌 이건희 회장은 화성 사업장에 마지막 인사를 한 후 떠날 예정입니다. 이날 오전 8시 50분경에 삼성서울병원에서 떠난 운구 차량은 한남동 자택과 집무실로 사용한 영빈관을 지나 화성 사업장을 거쳐 수원 장지로 향합니다.

재계 관계자는 “장지로 가기 전 고인에게 뜻깊은 장소를 들르는데, 이건희 회장은 화성 사업장에서 임직원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습니다.

16라인 반도체 기공식 현장에서 이건희 회장. 사진 | 삼성전자

◇ 25일 별세 후 4일 가족장..전·현직 삼성 임원·정·재계서 조문 이어져

한국 재계의 큰 별이자 세계의 삼성을 만든 故 이건희 회장이 영면에 들었습니다. 이 회장은 지난 2014년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후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 한채 6년 만에 별세했습니다.

이 회장은 28일 오전 삼성서울병원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이명희 신세계그룹 명예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등 소수 직계 가족이 참석한 가운데, 영결식이 진행됐습니다.

삼성 측은 지난 25일 “가족장으로 치르는 만큼 조화·조문을 사양한다”고 안내했지만, 장례 첫 날부터 정·재계 인사들이 장례식장을 끊임없이 찾았습니다. 유족들은 삼성가 친·인척과 고인과 인연이 있는 주요 외부 인사에 한해 조문을 받았습니다.

장례 첫 날에는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 정몽규 HDC 회장 등이 다녀갔습니다. 정재계 인사들 가운데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 이호승 경제수석을 비롯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저녁에 빈소를 방문해 조문했습니다.

본격적인 조문이 시작된 지난 26일과 27일엔 전·현직 삼성 임원이 줄지어 조문했습니다.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권오현 삼성 고문,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도 빈소를 찾았습니다.

고동진 무선사업부 부문장 사장을 비롯해 한종희 디스플레이 사장, 김현석 생활가전부 사장도 이건희 회장을 조문했습니다. 삼성 전·현직 임원들은 이건희 회장 별세 소식에 “마음이 아프고, 너무 안타깝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황창규 전 KT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도 이재용 부회장 등 유족을 만나 위로했습니다.

이건희 회장 조문을 마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 | 인더뉴스 / 권지영 기자

정의선 회장은 “너무 훌륭한 분이 돌아가셔서 참 안타깝다”며 “고인은 우리나라 경제계에서 모든 분야에 1등 정신을 아주 강아게 심어주신 인물이다. 항상 따뜻하게 잘 대해줬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습니다.

늦은 오후에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최태원 SK 회장, 이동우 롯데지주 부회장, 강희태 롯데백화점 사장, 황각규 전 롯데지주 부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도 빈소를 찾아 조문했습니다.

최태원 SK회장은 “이건희 회장님은 대한민국 최초로 최대 큰 글로벌 기업을 만드신 분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분을 잃게 돼 대한민국의 큰 손실이라고 생각하고, 개인적으로 상당히 안타깝고 애통하다”고 말했습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비롯해 구자열 LS그룹 회장과 구자용 E1 회장,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 등 범LG가 인물들이 애도 행렬에 동참했습니다.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과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 경제계 인사들의 발길도 이어졌습니다.

구광모 회장은 “(고인은)우리나라 첨단 산업을 발전시킨 위대한 기업인이라고 생각한다”며 “재계 어르신분들이 오래 계셔서 많은 가르침을 주시면 좋을 텐데 참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정치권의 조문도 이어졌습니다. 삼성전자 상무 출신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시작으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종인 국민의 힘 비상대책위원장,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박병석 국회의장, 홍정욱 전 의원, 나경원 전 의원, 하태경 국민의 힘 의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권영진 대구시장, 김부겸 전 의원 등도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을 찾았습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건희 회장 빈소에 들어가는 모습. 사진 | 인더뉴스 / 권지영 기자

조문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난 이 대표는 “고인께서 보통 사람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탁월한 혁신을 이루시고 세계적 기업으로 국가적 위상과 국민의 자존심을 높여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말했습니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이 빈소를 방문했습니다.

정 총리는 “회장님은 2세 경영인으로서 정말 놀라운 업적을 남기신 분”이라며 “글로벌 초일류 기업 삼성의 제2창업자로 불려도 손색 없다고 생각한다”며 고인을 추모했습니다.

외교가에서는 추머 모세 주한헝가리 대사, 미하엘 라이펜슈톨 주한독일대사, 후안 이그나시오 모로 주한 스페인 대사 등 외국 대사들이 애도의 뜻을 전했습니다.

문화·예술계 인사들로는 정경화 바이올리니스트와 조성진 피아니스트, 이기홍 대한체육회장 등도 고인을 추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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