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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 개인사업자?...‘금융 그레이존’에 놓인 플랫폼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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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December 03, 2020, 06:12:00

코로나19로 산업구조 변화 가속..“금융, 플랫폼 노동자 현실 못 따라가”
월소득 높아도 대출·카드 발급·보험 가입 힘들어..“경제적 유령된 느낌”
시중銀 “소득 정기적인지, 얼마인지 파악 어려워..개선 필요성은 공감”
금융 당국·정치권 “플랫폼 노동자 금융 접근성 해소해야” 한 목소리

인더뉴스 유은실·전건욱 기자 | 4차산업혁명이 가속화되면서 새로운 형태의 노동자들이 하나 둘 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그 수가 급증한 ‘플랫폼 노동자’가 대표적인데요. 플랫폼 노동자는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일자리'가 아닌 '일거리'를 소개 받아 일한 뒤 일정한 급여를 받는 형태를 띱니다.

 

그러나 일반 노동자와 개인사업자 사이라는 애매한 위치에 있는 만큼 우리 사회의 금융 안전망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는 그늘이 존재합니다. 속해 있는 영역이 불분명하다는 의미에서 플랫폼 노동자를 일명 ‘그레이존(회색지대, Gray Zone)’으로 규정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그레이존은 기업이나 법이 변화하는 경제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발생하는 불분명한 상황이나 집단을 지칭하는데요. 은행·보험 등 금융권도 플랫폼 노동자를 그레이존으로 분류, 충분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논란에 맞닥뜨려 있습니다.

 

장진희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연구위원의 ‘플랫폼노동종사자 보호를 위한 공제회 설립방안 연구’에 따르면 조사 플랫폼 노동자의 84.5%가 금융기관 대출 시 어려움을 겪었다고 답했습니다. 신용카드 발급이 잘 안된다는 답변도 89.9%에 이릅니다.

 

조사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자동차, 상해보험 등에 가입할 때도 비싼 보험료와 인수 제한 등의 장애를 통과하기 어렵습니다.

 

이에 코로나19로 촉발된 플랫폼 노동자 급증이라는 사회적 변화를 금융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작년 기준 플랫폼 노동자는 모두 54만명에 이릅니다. 올해는 이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 “월 500만원 벌어도..대출 어렵습니다. 고객님”

 

“플랫폼에서 일한 지난 3~4년 동안 매달 대기업 부장급의 소득을 올렸고 따로 빚도 없어 어렵지 않게 대출을 받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짧은 기간 소액 대출이 필요해 은행에 가니 재직자 증명과 국민건강보험 6개월 가입기준으로 소득증명이 어렵다며 거절당했다.”

 

기자가 만난 A씨는 경제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데 이용할 수 있는 은행, 보험 서비스는 너무 제한적이라며 자신이 마치 ‘경제적 유령’이 된 것 같다고 호소했습니다.

 

이처럼 소득이 안정돼 있어도 대출이나 신용카드 발급에 어려움을 겪는 플랫폼 노동자들은 “우리는 빠르게 늘고 있는데 은행의 변화 속도는 이를 따라오지 못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은행이 사용하고 있는 기존 대출·신용평가 시스템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겁니다. 은행이 대출 때 요구하는 서류가 재직증명서, 경력증명서, 소득증명서, 건강보험납부 등인데 이는 모두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하는 ‘직장인’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시스템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장 연구위원은 “실제로 음식배달노동자 중 월평균 수입이 450만원에 이르는 노동자가 급하게 대출이 필요해 은행을 방문했는데 가장 높은 대출 가능 금액이 2000만원이라는 인터뷰를 했다”며 “플랫폼 노동자가 흔히 배달일, 대리일 등 잠깐 알바로 거쳐가는 일자리로 인식되다보니 은행에서도 정규일자리로 분류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신용카드 발급시 사무실에 전화해 재직 확인을 해야 하는데 플랫폼노동 특성상 사무실이 없어 확인이 불가능합니다. 플랫폼노동을 통한 소득증빙에도 어려움을 겪어 결국 지인을 통해 카드를 발급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라이더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의 박정훈 대표는 “플랫폼 노동자가 금융서비스를 사용하는데 진입장벽이 높은게 사실”이라며 “직업 특성상 4대보험 미가입자가 많다보니 일반 직장인에 맞춰져 있는 은행의 기준에는 부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플랫폼 노동자의 어려움은 보험에 가입할 때도 발생합니다. 특히 배달대행업체와 사업 계약을 맺고 온갖 종류의 배송물을 나르는 일명 '라이더'들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한 법인보험대리점(GA) 관계자는 "배달기사 한 분이 스스로 사고의 위험을 느껴 보험에 가입하고 싶다고 해 몇 곳을 두드렸지만 쉽지 않았다"며 "기존에 가입한 상품이 있거나 다른 보험에 같이 들어가면 될 거라는 답변도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보험은 주로 이륜차보험과 상해보험을 이릅니다.

 

이들이 보험 가입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위험'때문입니다. 운행하는 만큼 소득이 늘어나니 주행거리가 길어지고, 무리하게 운행하는 경우가 많아 사고율이 높다는 겁니다.

 

보험사 관계자는 "라이더는 통상 상해 위험이 가장 높은 등급으로 분류돼 대부분 보험 가입을 받아주지 않는 분위기"라면서 "배달업체에서 단체보험을 들지 않는 이상 개인이 보험을 들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 은행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숫자·서류 중요할 수 밖에 없어”

 

이에 대해 금융회사들은 리스크관리, 데이터 부족 등의 이유로 아직까지는 플랫폼 노동자들이 주장하는 '불이익' 개선을 반영하기 어렵다고 합니다.

 

은행의 경우 충당금 적립 등 리스크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산을 담보하지 않는 개인 신용대출은 까다롭게 진행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소득이 많아도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란 확신이 없어 관련 서류로 이를 판단할 수밖에 없다”며 “은행은 아무래도 돈을 빌려주는 입장이라 연봉, 증빙 소득, 직장, 외부 신용평가 등 정확한 숫자와 데이터로 평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실제로 플랫폼 노동에 종사하는 고객 중에는 적지 않은 소득에도 불구하고 대출이 어렵다는 불만 제기가 종종 있다”며 “근로자도 아니고 개인사업자도 아니다보니 금융 회색지대에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아직 이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신용평가 모델링이 미진한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 금융위 “플랫폼 노동자 금융 접근성 개선, 검토 가치 충분”

 

금융당국은 아직 플랫폼 노동자의 금융 사각지대 해소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충분히 들여다볼만한 부분이라는 인식은 갖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플랫폼 노동자의 금융 접근성에 대한 실태조사나 대책을 따로 마련하고 있지는 않다”면서 “그 부분에 대한 소비자 건의가 들어온다면 검토하고, 대응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금융위에서 운영하는 현장소통반이나 국민신문고를 통해 해당 문제가 들어온다면 검토해보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최영미 플랫폼·프리랜서 협의회 대표는 “플랫폼 노동자들의 금융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주 근본적인 문제”라며 “은행에서 요구하는 증빙자료를 충족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은행 입구에서부터 거절당하는 것”이라고 토로했습니다.

 

그는 “금융사가 내부적인 이유로 당장 바뀌기 어렵다면 산업은행 등 정책자금을 취급하는 곳에서부터 이런 변화를 적용한다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코로나19 이후에는 산업구조 변화가 더 크게 나타날텐데 플랫폼 노동자 등 서민을 위한 금융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 정치권 “근로자성 인정 위한 사회적 논의 필요”

정치권에서도 플랫폼 노동자들의 금융 소외 문제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0월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배달플랫폼(라이더) 노동자들의 산업재해보험 가입률이 0.4%에 불과하다며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습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플랫폼 노동자는 증가하는데 이들을 위한 금융서비스가 부족하다는 문제의식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며 “이들이 개인사업자가 아닌 근로자로 인정받을 수 있게 법적 ‘근로자성’을 확대해야 한다는 사회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전재홍 북서울신협 전무]

“기존 금융관점 접근은 곤란..대안 신용평가모델 개발 중”

사회 변화에 맞춰 플랫폼 노동자를 단순히 금융 관점에서 접근하지 않고 사회적 금융으로 접근하는 곳도 있습니다. 북서울신협은 서울시 사회투자기금을 활용해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를 대상으로 긴급소액 대출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전재홍 북서울신협 전무는 “기존 금융 관점으로는 재무적인 평가만 가능해 사회금융약자들에게 대출이 안되는 경우도 허다하다”며 “북서울신협은 금융협동조합으로 정체성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금융 관점이 필요하다고 느껴 사회금융약자에게도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안 신용평가 모델을 마련하기 위한 시도도 함께 이뤄지고 있습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비(非)금융 요인을 신용평가 모델에 활용하는 겁니다.

 

전재홍 전무는 “대출이 어려운 6~7등급 안에서도 빅데이터 기술을 사용해 생활패턴으로 분류하면 대출이 가능하거나 어려운 고객을 나눌 수 있다”며 “대안 신용평가를 운영하는 주식회사 크레파스와 업무협약을 맺어 관련 어플을 개발하고 론칭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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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실 기자 yes24@inthenews.co.kr


[인더필드] 더미식 신제품 ‘사천자장면’…하림은 확실한 2위 노린다

[인더필드] 더미식 신제품 ‘사천자장면’…하림은 확실한 2위 노린다

2024.04.18 16:56:19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하림이 더미식 '사천자장면'을 출시했습니다. 2022년 '유니자장면'으로 국내 짜장면 시장에 뛰어든 하림이 2년 만에 꺼내 든 신제품입니다. 짜장(자장의 복수 표준어)라면 시장은 농심 짜파게티가 압도적인 점유율로 1위를 지키고 있는 만큼 하림은 프리미엄 사천 맛 구현을 통해 확실한 시장 2위를 노립니다. 하림은 18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더미식 신제품 론칭 시식회를 열고 사천자장면 출시를 알렸습니다. 사천자장면은 중국 4대 요리 중 하나로 손꼽히는 사천요리를 집중 공략했습니다. 사천요리는 화자오나 매운 고추 등 사천식 향신료를 사용해 얼얼하게 매운맛을 내는 게 특징입니다. 박주영 사천자장면 브랜드매니저(BM)는 "사천은 바다가 먼 내륙 지방이라 해산물 대신 돼지고기 같은 육고기를 주로 활용했고 더운 날씨를 향신료를 사용해 극복하려고 했다. 한국에서는 '마라'로 유행하게 된 케이스"라며 "이 두 가지 특징을 잘 살려서 제품 개발부터 제대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더미식 사천자장면은 고추기름에 중국 전통 두반장과 돼지고기를 센 불에서 볶아 진한 중국 사천의 맛을 강조했습니다. 얼얼한 맛을 내는 마조유와 큼지막한 고추를 썰어 넣어 첫 입부터 끝까지 매콤함을 유지하는데 방점을 뒀습니다. 국내산 양파와 마늘, 생강을 볶아 풍미를 더했습니다. 사천자장면 레시피를 제품화하기까지 7개월가량이 소요됐습니다. 하림 내외부 전문가와 중화요리를 즐기는 다수 미식가를 대상으로 다수의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하림에 따르면 김홍국 회장의 "처음 보는 매운맛", "씹을수록 감칠맛이 난다" 등의 최종 평가를 거쳐 제품으로 출시됐습니다. 하림은 중국 쓰부(사부) 레시피를 토대로 사천 전통 식재료를 활용해 사천식 짜장면 맛을 연구했습니다. 전국 유명 사천 중식당 맛집을 직접 방문해 레시피의 장점을 벤치마킹했다는 후문입니다. 유니짜장면과 동일하게 중화풍의 요자이멘 형태이며 닭 뼈 등을 활용한 육수로 반죽했습니다. 매운맛에 초점을 두고 만든 제품이 아니라 맵기는 일반 라면 수준이라는 설명입니다. 실제 맛을 보니 살짝 땀이 나는 정도였습니다. 가격은 2개 기준 8700원으로 유니자장면과 같습니다. 지난 14일 온라인에 선출시했으며 오프라인에서는 이날부터 구매 가능합니다. 시장 반응에 따라 용기면 개발도 검토합니다. 앞서 하림은 2022년 5월 유니자장면을 출시하며 찐장라면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유니자장면은 김홍국 회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된 제품입니다. 김 회장은 서울 명동 서울중앙우체국 근처에서 전통 화교가 운영하던 중국집 맛에 감탄했고 곧 제품화로 이어졌습니다. 기존 라면 포장재와 다른 지함 포장 방식과 상온 밀키트 짜장면이라는 점을 차별화 포인트로 삼았습니다. 이 제품은 그해 9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당시 부회장)이 SNS(사회관계망 서비스)에서 언급하며 주목받았습니다. 정 회장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그냥 한번 먹어봐라"라며 제품을 홍보한 바 있습니다. 업계에서 하림의 더미식 프리미엄 전략을 회의적으로 평가하는 시선이 적지 않습니다. 현재까지 시장 내 뚜렷한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림 마케팅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 가격이 비싸다고 생각할 수 있다"며 "하지만 원재료 자체가 비싸기 때문에 가격을 낮추기는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국내 짜장라면 시장 규모는 약 3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됩니다. 이중 농심 짜파게티 점유율이 약 80%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 중입니다. 이어 오뚜기(진짜장·짜슐랭), 풀무원(로스팅 짜장면), 백짜장(더본코리아) 등이 한 자릿수 점유율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전체 짜장면류(봉지/지함면) 시장 내 하림의 점유율은 약 3%입니다. 출시 1년 6개월 만에 매출 순위(23개 품목 중) 5위에 올랐습니다. 매출은 90~100억원 정도로 추정됩니다. 하림은 올해 연매출 120억원, 시장 점유율 10%를 각각 목표로 확실한 2위를 굳힌다는 계획입니다. 하림 마케팅 관계자는 "미식과 관련된 유튜버, 인플루언서들을 섭외해 커뮤니케이션할 예정"이라며 "제품 레시피를 만든 셰프가 출연해 대중과 소통하는 영상 콘텐츠도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브랜드는 미정이지만 하반기에 팝업스토어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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