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정재혁 기자] 최근 채용비리 정황이 드러난 KEB하나은행의 노조원들이 취업준비생 청년들에게 대신 사과했다. 아울러, 채용비리 사태에 책임이 있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의 즉각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하나금융노조는 2일 오전, 하나금융지주 명동 본점 앞에서 채용비리 사태 관련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노조는 채용비리 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은행을 대신해 사과하고, 김정태 회장과 함영주 행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금융감독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13건의 채용비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채용 청탁에 따른 특혜 채용이 6건, 특정 대학 출신을 합격시키기 위한 면접 점수 조작이 7건이다.
특히, 면접 점수 조작의 경우 특정 대학(서울대 등) 출신 지원자 7명을 합격시키기 위해 이들의 임원 면접 점수를 올리고 수도권 등 다른 대학 출신 지원 7명의 점수를 임의로 내렸다. 이를 통해 7명이 합격과 불합격 결과가 뒤바뀌었다.
하나금융노조 관계자는 “이 같은 경악을 금치 못할 채용비리의 최종 책임자는 당연히 인사의 최종 결정자인 함영주 행장과 하나금융을 사유화해 계열사 인사에 관여한 김정태 회장”이라고 말했다.
또한, 하나금융노조는 취업준비생 청년들에게도 사과했다. 이진용 하나은행 노조위원장은 “청년들의 꿈을 꺾어버린 채용비리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변명만 늘어놓고 있는 김정태 회장과 함영주 행장은 당장 이 땅의 청년들과 국민들 앞에 사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나은행 측은 전 직원들에게 보낸 채용비리 관련 해명 이메일에서 “당행은 청탁에 따른 특혜 채용이나 특정 대학 출신을 합격시키기 위한 면접 점수 조작 등의 불법행위를 행한 사실이 없다”며 채용비리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