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계 입문을 위한 지상 특강 두 번째 코너. 국내 유일, 국내 최다 12만명의 회원수를 자랑하는 <언론고시카페-아랑>의 운영진의 협조를 받아 아나운서들에게 물어봤습니다. 왜 떨어졌고, 어떻게 탈락의 아픔을 극복했을까요. 사람전문 매체 <인더뉴스>에서 들려드립니다. 새롭게 투입된 이은정 인턴기자가 함께 합니다. [편집자주]
[인더뉴스 이은정 인턴기자] 재즈 읽어주는 여자. 팬들은 그녀를 그렇게 부른다. 매일(월~일) 새벽 2~4시 CBS 음악FM을 통해 국내외 뮤지션들의 재즈를 소개하는 국내 유일 재즈음악 방송 ‘백원경의 올 댓 재즈(All that Jazz)’를 진행하는 백원경 아나운서다. 백 아나운서는 현재 CBS 저녁종합뉴스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열린 아나운서’가 목표라는 그녀는 올해 8년차지만 지금도 팬들과 SNS로 소통하고, 방송 때면 청취자들의 문자를 읽는 즐거움을 만끽한다. 한번은 회사로 출근하던 중 택시기사가 CBS 라디오를 듣고 있어 이야기를 나눴는데, 새벽 2시가 되면 ‘올 댓 재즈’를 듣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며 백 아나운서에게 “그 프로그램을 꼭 들어보라”고 추천해 주기도 했다고.
“‘올 댓 재즈’를 들으며 피로 대신 위로를 얻는다는 말씀에 감동을 했어요. 청취자의 일상에 힘이 되는 것은 아나운서로서 제 보람이죠.”
아나운서 수험생 후배들에 대해 백 아나운서는“아나운서 시험장에는 모든 면에서 완벽한 경쟁자들 때문에 주눅 들기 쉽다”면서 “내 가능성을 믿고 여유 있게 자신의 가능성을 어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하는 백 아나운서와의 일문일답.
-아나운서의 꿈은 언제 키웠나.
“어릴 때부터다. 본격적으로 생각하게 된 것은 연세대 영상제작센터 경험을 통해서다. 취재도 하고 다큐도 제작했다. 기자나 PD도 매력 있게 다가왔지만 내게는 아나운서가 잘 맞는다는 확신이 들었다. 무엇보다 사람을 만나는 것이 좋았다. 학교 축제 때 유명 가수들이 오면 직접 인터뷰할 기회가 생겼는데 내가 평소에 관심 있던 사람을 방송을 통해서 만날 수 있겠구나 싶더라. 지금도 시청자나 청취자들과도 방송을 통해서 소통하는 것이 즐겁게 느껴져 아나운서로서 행복을 느낀다.”
-하지만 아나운서가 되기 전에 많은 사람들이 카메라테스트에서 먼저 떨어진다.
“꾸밈없는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 내가 가진 매력을 최대한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다. 옷이나 외모에 치중하는 것은 부수적인 것이고 자연스럽고 솔직하게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다.”
- 입사 과정에 도움이 된 평소 생활습관이 있었나.
“정치외교학을 전공했다. 평소에 읽었던 책이나 신문이 아나운서 준비에 큰 도움이 됐다. 단기적으로 공부하기 보다는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졌던 것이 논술이나 면접 등에서 통했다.”
-왜 CBS를 선택했나. 왜 CBS인가 라는 질문에 답을 해준다면.
“인턴기자로 활동하면서 CBS를 경험했는데 참 사람을 중시하는 회사였다. 개인의 능력이나 가치를 중시하고, 그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주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기독교 재단이다 보니 나눔, 사랑의 정신을 기반으로 전반적으로 건전한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나와의 가치관과 잘 맞았다.”
- 인턴기자로도 맹활약을 했다고 들었다. 인턴 경험을 통해 얻었던 것은?
“기자뿐 아니라 PD와 아나운서의 업무 현장도 볼 기회가 많았다. 인턴이기에 직접 업무를 도맡아 했던 것 보다는 현직 선배의 강연을 듣고 사건을 취재하는 등 현장을 체험하는 것이 소중한 경험이었다. 또한 이런 경험이 진로를 정하는데 있어서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것 같다. 인턴을 통해 경력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에게 맞는 꿈을 선택, 결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가장 아깝게 떨어졌던 언론사는.
“모두가 다 아까운 언론사 아닌가.(웃음) 처음 지원하던 시기에 다른 지상파 3사도 함께 지원했지만 그 중에서 CBS에 합격했던 것이고 만족하고 있다.”
-처음에는 왜 떨어졌을까.
“처음에는 ‘난 아나운서가 아니면 안 돼’라는 생각으로 시험에 임했다. 그렇다 보니 너무 긴장하게 되고 진정한 나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원자는 수천 명, 합격자는 한두 명인데, 이 길이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어리석게 느껴졌다. 1순위의 꿈인 만큼 아나운서 시험에 최선을 다하되 나에게는 다양한 가능성이 잠재돼 있다고 믿었다. 나 자신을 믿으니 시험 때도 여유로워지고 자연스럽게 나를 어필할 수 있었다고 본다.”
-당신의 합격 포인트를 꼽는다면.
“최종 면접에 올라와 보니 지원자 모두 누가 뽑힌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자격을 갖춘 사람들이었다. 다른 지원자와 차별화 될 점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봤다. ‘이 회사가 왜 날 뽑아야만 하는가’의 질문의 답은 CBS라는 회사에 대한 ‘애정’이었다. 프로그램을 꾸준히 모니터하며 CBS가 어떤 방송을 하고 기사를 내보내는지를 파악하고 면접에 임했던 것이 합격으로 이어졌다고 본다.”
-자기 계발을 위해 현재 하고 있는 노력이 있다면.
“기본적으로 아나운서는 어떤 분야의 프로그램도 진행할 수 있어야 한다. 맡게 되는 프로그램에 따라서 새로운 분야를 배우고 접하는 것이 큰 장점인 것 같다. ‘올 댓 재즈’를 위해서는 아나운서끼리 ‘팝 스터디 그룹’ 혹은 ‘가요 스터디 그룹’을 조성해서 함께 공부를 하고 있다. 음반을 다양하게 들어보며 음악적 소양을 쌓고, 현장감 있는 소식을 전달하기 위해 공연을 보러 다닌다. 또 틈틈이 여행을 다닌다. 여러 지역을 여행하면 라디오 방송을 진행할 때도 청취자와 소통함에 있어 자연스럽게 연결고리가 생긴다.”
-앞으로의 계획은.
“열려있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 어떤 사람을 만나더라도 소통할 수 있고 계속 배우려는 자세를 지켜가고 싶다. 인터뷰 프로그램을 또 맡고 싶다. 전통시장의 상인분들부터 신문에서 보던 유명인사까지 다양하게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나 또한 함께 성장할 수 있다. 장기적인 목표는 어학공부를 꾸준히 해, 외국 인터뷰이들과도 심층적인 인터뷰를 해보고 싶다.”
-현재 고군분투하고 있는 아나운서 지망생들을 위한 조언이 있다면.
“준비하는 과정이 즐거웠으면 좋겠다. 시사상식을 공부하고 면접을 준비하는 것도 모두 자신이 성장하는 과정이다. 무엇보다 자신을 사랑했으면 좋겠다. 여기서 ‘사랑’의 의미는 자신에 대한 ‘믿음’을 말한다. 준비하면서 다른 사람과 자기 자신을 비교하게 되면서 외모나 옷차림과 같은 비본질적인 것에 매몰될 수가 있다. 자기 자신의 강점을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면서 의미 있게 준비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