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이진솔 기자ㅣ 블록체인 사업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KT가 사업 성과를 공개했다.
KT는 지역화폐 간편결제 서비스·클라우드 기반 블록체인 개발 플랫폼·사물인터넷 보안 기술 등 상용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다. 전 세계 네트워크를 블록체인으로 연결해 글로벌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비전도 내놨다.
KT는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블록체인 사업전략 기자간담회를 열어 세계 최초 5G 네트워크 블록체인 ‘기가체인(GiGA Chain)’을 선보인다고 16일 밝혔다.
KT는 블록체인 핵심 전략사업 세 가지를 공개했다. ▲블록체인 IoT 보안 솔루션 기가스텔스(GiGAstealth) ▲클라우드 기반 블록체인 개발 플랫폼 GiGA Chain Baas(Blockchain as a Service) ▲블록체인 지역화폐 플랫폼 착한페이 등이다.
◇ 사물인터넷 해킹 블록체인으로 차단하는 기가 스텔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말 사물인터넷(IoT)이 탑재된 전자제품 약 9000만 대가 판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IoT 시장이 에어컨과 냉장고 같은 생활가전 영역에 확장되며 인공지능(AI)이 결합합 서비스가 성장하고 있다.
이번에 공개한 기가스텔스는 KT가 독자 개발한 블록체인 기반 IoT 보안 솔루션이다. KT는 “커넥티드카와 스마트팩토리 등 5G 시대에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IoT 시장의 보안 이슈를 기가스텔스로 해결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기가스텔스는 신원이 검증된 송신자에게만 IoT 단말 IP 주소가 보이는 ‘인비저블 IP(Invisible IP)’ 기술이다. 검증되지 않은 익명 송신자에겐 IoT 단말이 네트워크에 드러나지 않는다. 인터넷 집 주소에 해당하는 IP 주소가 숨겨져 도둑의 침입을 막는 방식이다.
IoT 해킹 사례 99%는 외부 익명 접속으로 이뤄진다. 기가스텔스는 단말을 숨기는 방식으로 IoT 보안 취약점을 해결할 수 있다.
기가스텔스는 IP가 아닌 ID 기반 통신 무결성을 보장한다. 이 서비스는 KT GiGA Chain으로 사용자·서버·IoT 단말 등 통신과 관련된 요소들의 고유 ID를 저장한다. 이후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를 거쳐 일회용 상호인증 접속토큰을 발행한다.
IoT 네트워크 전체 보안을 유지하는 엔드투엔드(End to End) 서비스를 제공한다. 네트워크 일부 구간을 보호하는 다른 5G 보안 기술과 달리 블록체인을 적용해 IoT 단말-서버-사용자까지를 통합해 보호할 수 있다.
기가스텔스는 5G 네트워크에 적용된다. KT는 “기가스텔스가 현재 IP 인터넷 환경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IoT 보안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우선 기업용 IoT 시장에 기가스텔스를 적용해 블록체인 네트워크 시장 형성 교두보를 마련한다. 이후 커넥티드카와 스마트팩토리 등 핵심 IoT 서비스로 확대할 방침이다.
◇ 블록체인 개발인력 없어도 기가체인 바스로 클라우드 통한 개발환경 제공
KT는 지난 3월 ‘기가체인 바스(GiGA Chain BaaS)’를 출시했다. 이는 블록체인 서비스 개발 환경과 통합 운영·관제 기능을 클라우드 형태로 제공하는 엔터프라이즈형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블록체인 전문 개발인력이 없어도 블록체인 노드(Node)를 구성과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를 구현을 할 수 있다. 서버 구축이 필요 없어 서비스 개발 비용과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KT는 “실제로 정부 과제 중 하나를 예시로 3년간 인프라를 이용한다는 가정 하에 기가체인 바스를 도입하면 개발 환경 구축 시간이 3주에서 1일로 약 95%·개발 비용이 4억원에서 0.6억원으로 약 85%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기가체인 바스는 맞춤형 TPS(Transactions per second)라는 차별화 전략을 내세웠다. TPS는 블록체인의 초당 거래 처리 수를 나타낸다. 기존 IT 서비스를 블록체인으로 할 때 검토하는 지표 중 하나다.
KT 블록체인은 지난해 1만 TPS를 달성했다. 더 나아가 서비스에 따라 필요한 TPS를 충족하는 ‘초 Scalable’ 기술을 구현했다.
일반적으로 TPS 향상을 위해 하드웨어의 스펙을 높이는 ‘Scale-UP’ 방식이 도입된다. 하지만 이 방식은 투자 비용 대비 성능 향상 수준이 낮고 TPS 성능 향상에도 한계가 있다.
KT는 대량의 트랜잭션을 분산시켜 병렬 처리하는 방식으로 ‘Scale-Out’ 형태의 성능 확장이 가능한 기술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서버 추가만으로 네트워크 대역폭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제한이 없는 TPS 제공이 가능해졌다.
KT는 포어링크·레몬헬스케어 등 금융·유통·계약·기업ICT·보안 분야 50개 기업이 참여하는 ‘에코 얼라이언스’로 국내 블록체인 시장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들 기업이 블록체인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KT가 블록체인 사업 컨설팅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목표로 하는 2022년 블록체인 전문기업 100개·전문인력 1만 명 양성에 협력한다. 선진국 대비 블록체인 기술 수준을 90% 이상으로 높이는 데도 함께한다.
◇ 수수료 부담은 없애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블록체인 기반 착한페이
‘착한페이’는 KT 블록체인 기반 지역화폐 블랫폼이다. 올해 유통되고 있는 지역화폐는 2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블록체인을 접목시켜 안전한 지역화폐 유통을 지원할 수 있다.
착한 페이는 지류형 지역화폐가 갖는 단점을 블록체인으로 보완한 서비스다. 모바일 앱 기반 상품권 발행·QR 결제 시스템을 제공하는 블록체인 기반 지역화폐 플랫폼이다.
블록체인 분산 원장 기술과 스마트 컨트랙트를 적용해 사용 지역·업체·기간 등 조건을 설정할 수 있다. 사용 이력 추적도 가능해 불법적인 현금화 문제도 원천 차단한다. 지류 발행 대비 30%의 운영비용 감소 효과로 재정 운영의 효율성도 확보했다.
KT는 이달부터 김포시에서 유통되는 110억원 규모 김포페이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김포페이는 착한페이 앱에서 구동된다. 착한페이 버튼을 누르고 QR을 읽은 후 금액을 선택하는 3단계 결제 프로세스를 적용했다.
가맹점주는 착한페이 앱에서 결제된 지역화폐를 원하는 계좌로 환전할 수 있다. 가맹점 수수료 없이 김포시 재정이 투입되는 지역화폐의 안전한 유통으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KT는 지난 11일 중소벤처기업부와 제로페이 활성화를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포인트 플랫폼 운영사업을 맡았다. 중기부 소상공인간편결제추진사업단은 정부·지자체가 운영하는 온누리상품권과 고향사랑상품권에 재정 지출을 연계한 제로페이 사용 확대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KT는 착한페이 플랫폼으로 제로페이 참여 결제 사업자들의 앱으로 온누리상품권과 지역상품권 발행·판매·결제·정산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정부와 지자체의 업무추진비를 제로페이로 결제할 수 있는 ‘법인형 제로페이’ 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블록체인 지역화폐 플랫폼은 업무협약을 체결한 울산시·하동군·남해군을 포함한 전국 지자체에 확대 적용해 나갈 예정이다. 빅데이터 분석을 이용한 지자체 특산물·관광산업 등 다양한 사업 연계 솔루션을 마련해 지역화폐 활성화에도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 세계를 5G 블록체인으로 엮는 글로벌 네트워크 플랫폼
전 세계 통신사업자들은 블록체인을 미래 혁신 분야로 선정하고 사업화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통신사의 인프라 영역에 블록체인을 접목하는 시도가 활발하며 블록체인 기반 B2B 정산 체결 등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는 추세다.
KT는 지난 2월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19에서 블록체인 연동으로 연결된 글로벌 비즈니스 플랫폼 구축 비전을 공개했다. 특히 글로벌 통신기업과 블록체인 스마트 컨트랙트 기술을 이용한 글로벌 로밍 정산 시스템을 개발한 사례도 발표됐다.
글로벌 통신사업자는 공공정책·핀테크·블록체인 기술이 결집한 지역화폐를 혁신적인 사례로 꼽았다. KT는 지역화폐 성공 사례를 해외에 제공해 글로벌 로밍 정산 시스템에 이은 두 번째 ‘퀵 윈(Quick-Win)’ 사례를 만들어 글로벌 블록체인 비즈니스 협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동면 KT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 사장은 “대한민국 블록체인 서비스 대중화를 위해 서비스 개발과 바스 플랫폼을 통한 블록체인 기업 육성에 나설 계획”이라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블록체인으로 연결해 5G 플랫폼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