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최근 AI 스피커가 혼자 거주하는 독거 노인의 인공지능 돌봄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I스피커를 사용하는 독거 어르신은 “심심해”, “너는 기분이 어떠니?” 등 감성대화를 나눈 비중이 높은것으로 조사됐다.
SK텔레콤(대표이사 사장 박정호)과 행복한 에코폰(재단법인 대표이사 나양원)이 4월 1일~5월 31일까지 두 달간 독거 어르신들이 AI스피커 ‘누구’를 통해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를 사용한 패턴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9일 공개했다.
앞서 지난 4월 SK텔레콤, 행복한 에코폰 그리고 전국 사회경제연대 지방정부협의회는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시범 사업을 시작했다. 이번 조사는 5개 지자체에 거주 중인 어르신 115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독거 어르신은 AI 스피커를 통해 감성대화 사용 비중(13.5%)이 일반 사용 패턴(4.1%)보다 세 배 이상 높았다. AI 스피커 ‘누구’를 의인화해 생각하는 경향에서 비롯돼 AI 스피커가 어르신들의 외로움을 달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 조사 대상자 중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없는 독거 어르신들이 오히려 AI스피커 사용에 적극적(평균 사용횟수 58.3회)이었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보유하고 있는 독거 어르신(30.5회)과 두배 정도 차이가 벌어졌다.
위급 상황 발생시 음성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사용 행태도 확인됐다. AI스피커가 설치돼 있는 독거 어르신 중 3명은 긴급 SOS 호출을 이용, 실제로 119∙응급실과 연계해 위험한 순간을 넘길 수 있었다.
평소 ICT 디바이스와 친밀하지 않은 독거 어르신들이 AI스피커 사용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설치돼 있지 않은 경우에 AI스피커를 두배 정도 많이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스마트폰∙인터넷이 없는 독거 어르신들에게 AI 스피커가 정보∙오락에 대한 욕구를 해소해줘 사용성을 높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ICT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들이 컴퓨터 자판이나 그래픽 UI에 비해, 말로 하는 음성 UI를 선호하는 것도 또 다른 원인으로 지적된다.
SK텔레콤은 “이번 데이터 분석 대상 어르신들의 평균 연령이 75세이고, 최고령 어르신이 99세라는 점에서, 스마트 디바이스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자들이 AI스피커에 적응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일부의 우려도 불식시킨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