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박경보 기자ㅣ하부영 전국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은 “세계경제의 불확실성과 자동차산업의 침체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임단협에 합의했다”며 “자기 밥그릇만 챙긴다는 비난을 벗어나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하 지부장은 28일 오전 잠정 합의 긴급 성명서를 내고 “지난 2년간 지부장으로서 가장 고민하고 강조한 것은 자기 밥그릇만 챙기는 귀족 노조라는 사회적 고립과 편견에서 벗어나는 것이었다” 며 잠정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들의 찬성을 당부했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27일 늦은 밤 2019년 임단협 22차 교섭에서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냈다. 잠정합의안의 주요내용은 임금 4만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금 150% + 320만원(전통시장 상품권 20만원 포함), 임금체계 개선에 따른 미래 임금 경쟁력 및 법적 안정성 확보 격려금(200만원~600만원 근속기간별 차등 지급/우리사주 15주) 등이다.
하 지부장은 “집행부는 올해 임단협 핵심쟁점인 통상임금에 대해 임금체계는 기아차 수준으로 하고 소급분은 조합원 동의 수준을 요구했지만, 소급분은 기아차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며 “대법원 최종심에서 패소하면 아무 것도 없다는 절박함으로 600만원+우리사주 15주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에 따른 자동차 산업의 침체와 구조조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했다”며 “문재인 정부의 지소미아 폐기 결정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제외에 따라 한일 경제전쟁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란 위기감도 임단협 잠정합의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하 지부장은 또 “일부 조합원들은 합법적인 파업권이 주어졌는데 왜 파업을 하지 않느냐고 비난하지만, 현재 정세를 심사숙고했다는 점을 솔직하게 밝힌다”며 “오늘의 이 선택에 대해 집행부는 임기를 마치고 역사의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차의 2019년 단체교섭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는 다음달 2일 오전 6시부터 11시 30분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약 5만여명의 조합원 가운데 과반수 이상이 찬성하면 임단협 교섭은 최종 타결된다. 현대차 노사가 무분규로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낸 건 무려 8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