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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눈치 보는 미국 IT 기업...홍콩 사태 ‘자기검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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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October 13, 2019, 16:10:21

‘홍콩맵.라이브’ 삭제한 애플..게이머 중징계 내린 블리자드
“자체 가이드라인 위반” 해명에 여론은 맹비난·보이콧 나서

인더뉴스 이진솔 기자ㅣ홍콩 사태가 민주화 시위로 확산하며 불똥이 글로벌 정보통신(IT) 기업에까지 번지고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둔 회사들은 시위와 관련된 애플리케이션을 앱 스토어에서 삭제하거나 지지발언을 한 e스포츠 선수를 처벌하고 나섰다.

 

이들은 앱 삭제와 선수 처벌이 중국 정부 압박에 따른 정치적 판단이 아니라 자체 기준 의한 결정이라고 항변한다. 하지만 주요 시장인 중국에서 정부 당국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려는 눈치 보기가 자기검열로 나타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 시위 애플리케이션 삭제·대만 국기 이모지 제거한 애플..중국 당국에 과도한 눈치 보기 의혹

 

 

13일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애플은 지난 9일 홍콩 시위에서 사용되는 지도 애플리케이션 ‘홍콩맵.라이브(HKmap.live)’를 앱 스토어에서 삭제했다. 이 앱은 이용자 참여(Crowdsourced)에 기반해 경찰과 시위대 대치 상황, 폐쇄 구역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홍콩 민주화 시위대에게 유용하게 사용됐다.

 

팀 쿡(Tim Cook)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앱 삭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이 앱이 홍콩 법 집행부와 주민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방식으로 이용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조사결과 애플 가이드라인과 지역 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앱 스토어에서 삭제했다”고 말했다.

 

이 결정은 중국 관영매체인 인민일보가 홍콩맵.라이브를 비판한 직후 이뤄졌다. 애플이 내린 조치가 중국 당국 압박에 따른 ‘자기검열’이라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애플은 앱 삭제 근거로 홍콩 지역 법 위반을 들었지만 홍콩 당국이 이를 직접 요청했는지조차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다.

 

그뿐만 아니라 애플은 지난달 말 새로운 모바일 운영체제인 ‘iOS 13.1.1’을 출시하면서 홍콩과 마카오 지역 사용자에게 대만 국기 이모지(Emoji)가 키보드에 노출되지 않도록 했다. IT전문매체 더 버지(The Verge)는 “이는 대만, 티베트, 홍콩, 마카오가 독립국으로 간주하는 것을 ‘하나의 중국’을 위반한 주권 침해로 인식하는 중국 당국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더해 애플은 이달 초 홍콩 시위를 취재한 뉴스 애플리케이션 쿼츠(Quartz)를 앱 스토어에서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 버즈피드(BuzzFeed)는 지난해 애플이 동영상 서비스 ‘애플 TV+’ 제작자 일부에게 “중국을 부정적으로 묘사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애플에 핵심 시장 중 하나다. 올해 4월부터 6월까지 애플이 중화권(중국·홍콩·대만)에서 올린 매출액은 전체 17%를 차지한다. 애플이 추진하는 사업 전략이 아이폰, 아이패드 등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콘텐츠로 선회하면서 이 같은 정치적 간섭은 더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1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는 “애플 사업이 음악, 영화, 뉴스 등 콘텐츠와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서 중국에서 검열 문제는 더 굳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블리자드, 홍콩 시위 지지 선언한 e스포츠 선수에 중징계..에픽 게임즈 “표현의 자유 지지”

 

게임 업계에도 ‘자기검열’ 논란이 거세다. 중심에 있는 회사는 ‘액티비전 블리자드(Activision Blizzard)’다. 사건은 지난 7일 블리자드가 게임 ‘하스스톤(Hearthstone)’ 경기에서 공개적으로 홍콩 민주화 지지 의사를 밝힌 ‘블리츠청(Blitzchung)’ 청응와이에게 대회 출전금지 1년과 상금 몰수라는 중징계를 내리며 촉발됐다.

 

 

청응와이가 경기를 마친 후 인터뷰에서 “홍콩을 해방하라”고 외쳤다. 이에 블리자드는 “선수는 공공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블리자드의 이미지를 손상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는 경기 규정을 인용하며 처벌을 정당화했다.

 

청응와이는 징계가 결정되기 전 게임 커뮤니티 ‘인벤 글로벌(InvenGlobal)’에 올린 게시물에서 “나는 방송에서 내가 보인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안다. 내게 많은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고 심지어 내 개인적인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며 “하지만 이 사태에 대해 뭔가 말하는 것이 내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블리자드가 처벌을 공식화하자 곧바로 여론이 비판에 나섰다. 온라인에서 블리자드 게임 불매운동이 시작됐고 일부 직원은 회사 결정에 반발해 퇴사했다. 역풍에 직면한 블리자드는 출전 정지를 6개월로 줄이고 상금 환수를 발표했다. 회사는 중국 당국이 가진 입장과 이번 결정이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해명했다.

 

앨런 브랙(J. Allen Brack) 블리자드 사장은 “(청응와이가 외친)구체적인 견해는 우리가 내린 결정과 상관이 없다”며 “중국과 관계는 우리 결정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구글은 지난 10일 플레이스토어에서 홍콩 시위대로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을 삭제했다. 구글은 ‘우리 시대의 혁명(Revolution of Our Times)’ 게임을 삭제하며 앱 내 결제를 문제 삼았다. 구글은 “민감한 사건을 이용해 수익을 올리는 것은 금지하는 정책에 위배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며 여론에 환영받는 업체도 있다. 게임 ‘포트나이트(Fortnite)’를 개발한 ‘에픽게임즈(Epic Games)’다. 에픽 게임즈는 중국 IT 기업 텐센트가 지분 40%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도 회사는 “정치와 인권에 대한 의견을 표현할 권리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애플과 블리자드, 구글 등이 집중포화를 입은 원인은 이번 결정이 소수자 인권, 정치적 올바름을 중시해왔던 기존 행보와 대비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2월 범죄자 인도 법안을 놓고 시작된 홍콩 사태가 민주화 시위로 격화되며 사태 해결은 갈수록 요원해지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글로벌 IT 기업에 따라붙은 자기검열이라는 꼬리표도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더 버지는 “중국 정부가 홍콩 시위를 단속하고자 움직일수록 이 같은 논란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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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솔 기자 jinsol@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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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HLB] ①‘FDA 쇼크-공매도 쾌재’ 재현…5년전 데자뷔

[위기의 HLB] ①‘FDA 쇼크-공매도 쾌재’ 재현…5년전 데자뷔

2024.05.25 10:00:00

인더뉴스 김대웅 기자ㅣ진양곤 회장이 이끌고 있는 HLB그룹이 또다시 위기에 봉착했다. 이번에도 항암 후보물질 리보세라닙발(發) 악재다. 회사 측이 신약 허가에 대한 기대감을 드높이면서 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던 터라 충격이 더 컸다. HLB 시가총액은 두달 전 16조원대까지 치솟았다가 현재 6조원대로 쪼그라들었다. 3개월간 공식 IR만 15차례..영업익 2조 제시 24일 한국거래소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HLB 주가는 이번 한주 간 24%대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지난주(-33%)에 이어 2주 연속 급락세를 이어간 것. 특히 지난 17일과 20일 이틀 연속 하한가의 충격이 컸다. 주가 변동성이 극심해지자 하루 거래대금이 수천억원에 달할 정도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도 뜨겁다. 지난 21일에는 하루 거래대금이 1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천하제일 단타 대회가 열렸다"는 우려 섞인 표현이 등장할 정도다. 진 회장을 비롯해 HLB 측은 올 들어 꾸준히 신약 허가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며 주가 부양의 지렛대 역할을 해왔다. 임상에서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투여 요법에 부작용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고, 3년 내 점유율 50% 이상과 영업이익 2조원대를 기록할 수 있다는 계산도 내놨다. 코스피 이전 상장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히며 기대치를 끌어올렸다. 회사 측은 올 들어 공식 기업설명회(IR)만 15차례를 가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두 차례에 불과했다. 이같은 배경 하에 HLB 주가는 올 들어서만 최대 150%대 급등세를 나타내며 한때 시총 16조원대의 공룡이 됐다. 주총까진 좋았는데..늘어난 대차거래 지난해 11월부터 전면 금지된 공매도도 주가 방향 전환의 모멘텀이 됐다. 하루 수십억원에 달하던 공매도 물량이 사라지자 주가에 탄력이 붙었다. 일부 손절매하는 숏커버(공매도 상환) 물량도 힘을 보탰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졸지에 정반대 상황이 펼쳐지게 됐다. 현재도 HLB 공매도 잔고수량은 여전히 300만주를 넘어서고 있다. 지난 16일(하한가 직전일) 기준 공매도 잔고는 3000억원대에 달한다. 1년전 400만여주에 달했던 공매도 수량은 지난해 10월 들어 900만주를 넘어서는 등 가파르게 증가하며 HLB 주가를 짓눌렀다. 이에 진 회장은 적극적인 IR과 홍보 활동으로 기대감을 끌어올리며 주가를 떠받쳤고, 11월 공매도 전면 금지라는 천운이 따라주며 공매도는 급격히 줄기 시작했다. 롱포지션(주가 상승에 베팅)과 숏포지션(주가 하락에 베팅) 간 치열한 힘겨루기 상황에서 신규 공매도가 불가능해지자 롱포지션이 완전한 승기를 잡았다. 지난해 11월 3만원 초반대였던 HLB 주가는 올해 3월말 12만원대까지 치솟았다. 이에 HLB에 투자한 개인들도 환호했다. 주가 급등으로 인해 지난 3월 주주총회장은 축제를 방불케 했다. 리보세라닙 FDA 승인은 기정 사실로 여겨졌고, 주주들은 "우리 고니 하고 싶은 거 다해"(고니=진양곤 회장)라는 플래카드를 내걸며 진 회장을 추켜세웠다. HLB 주가는 주총 직전 고점을 찍은 뒤 현재 반토막 이하로 추락한 상태다. HLB 공매도 잔고는 최근 주가 급락으로 축소됐음에도 여전히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에 이어 세번째(코스닥)로 많다. 특히 최근 분위기 반전으로 '잠재적 공매도 물량'으로 불리는 대차잔고가 늘고 있다. HLB는 하한가 쇼크 직전일부터 이후 4거래일 동안 120만주가 넘는 신규 대차거래가 발생했다. 상환 수량은 하루 2만~8만 수준에 그친다. 이에 7% 후반대였던 대차잔고비율이 8.5%까지 높아졌다. 코스닥 시장에서 최근 일주일 간 대차거래 체결(주수) 1위 역시 HLB다. HLB생명과학은 74만여주로 3위에 올랐다. 1개월, 3개월 또는 6개월 기준으로 보면 에코프로가 부동의 1위이지만 최근 일주일 사이에는 HLB그룹주가 상위에 랭크되는 모습이다. 현재 국내 주식시장은 모든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하고 있지만 예외적으로 LP(유동성 공급자, 주로 증권사)에 대해서는 허용하고 있다. 한편 국내 증시에서는 지난해 11월 금융당국이 올해 6월 말까지 공매도 거래를 중단하는 조치 이후 꾸준히 감소하던 외국인 투자자의 차입 비중이 지난 3월을 기점으로 다시 늘어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주가 급등 후 쇼크'..5년 전과 닮은꼴 주요 신약 후보물질인 리보세라닙발 쇼크와 그에 따른 공매도 투자자의 환호는 5년 전과 유사한 패턴이다. 지난 2019년 6월 진 회장은 기업설명회를 열고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 3상 결과가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발표하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 이 발표로 HLB 주가는 이틀 연속 하한가로 내리꽂았다. 주가가 2017년 3배 가량, 2018년 2배 이상 오른 상태에서 일어난 일이다. 당시에는 현재보다 공매도가 더욱 기승을 부리던 시기였다. 발표 전부터 대차거래가 증가세를 보이며 대차잔고비율이 30%를 넘어서기도 했다. 충격적인 발표 내용은 결과적으로 공매도 주체에게 큰 수익을 안겨다 줬다. 그 무렵 신라젠, 헬릭스미스 등 주목받던 바이오주들이 잇달아 실망스러운 임상 결과를 발표했고 공교롭게도 발표 직전 일제히 공매도가 급증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시가총액 규모가 크고 대규모 공매도 거래가 이뤄지는 바이오주에는 임상 실패 등에 대한 사전 정보 유출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시총이 커진 바이오주들의 경우 임상이나 승인 결과가 실망스럽게 나오면 주가가 급락해 공매도로 단기간 큰 이익을 보는 경우가 많다"며 "과거 바이오주들의 실패 발표 전 공매도 급증은 공교로운 측면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HLB는 지난해 1250억원의 영업손실과 206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5년간 누적 적자(연결 영업손익 기준)는 4100억원을 넘어선다. 운영비를 충당하고 자본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회사는 매년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같은 메자닌을 발행하거나, 3자배정 유상증자 또는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HLB는 리보세라닙에 대한 첫 투자 이후 16년째 연구개발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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