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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보의 CAR-톡] 옷도 입어보고 사는데...그랜저 사전계약이 1만7000대가 넘는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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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November 06, 2019, 06:11:00

구매심리 자극하는 사전계약 마케팅..“소비자에겐 실익 없어” 지적
계약순 출고 힘들고 초기 결함 우려 있어..디자인·가격도 ‘두루뭉술’

 

인더뉴스 박경보 기자ㅣ자동차업계에 놀랄 만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4일부터 사전계약에 들어간 더 뉴 그랜저가 하루 만에 1만 7294대나 계약됐는데, 이는 전례가 없는 진기록입니다. 사전계약 최다 기록은 그랜저IG(1만 5973대)가 가지고 있었지만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 갱신하게 됐죠.

 

더 뉴 그랜저는 풀체인지도 아닌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입니다. 일각에서는 “마름모랜저”라고 비아냥대고 있지만 계약량이 몰리는 건 그만큼 소비자들의 기대감이 높다는 뜻일 겁니다. 현대차는 “신차급으로 변화한 더 뉴 그랜저가 국내 자동차산업에 새로운 기록을 남겼다”며 한껏 고무된 모습입니다.

 

1만 7000여 대가 얼마나 대단한 기록이냐고요? 국내 완성차업체인 르노삼성, 쌍용차, 한국지엠은 지난달 각각 8401대, 8045대, 6394대를 팔았습니다. 내수 3·4위의 월간 판매량을 합쳐봐야 그랜저가 하루에 기록한 사전계약량에 못 미친다는 겁니다.

 

 

현행 그랜저는 지난 2016년 11월 첫 출시 이후 줄곧 월간 1만대를 넘기며 사실상 국민차 자리에 올랐습니다. ‘그랜저’라는 이름값, 풍부한 편의사양, 넓은 실내공간, 그리고 3000만원 초중반의 합리적인 가격 덕분입니다.

 

최근엔 싼타페와 쏘나타가 치고 올라오면서 그랜저의 인기가 다소 시들해졌는데요. 이번 사전계약량을 보니 신형 그랜저는 단숨에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탈환하게 될 것 같습니다. 계약량이 많으면 출고가 늦어질 수 있으니, 구매를 망설였던 소비자들도 계약을 서두르게 될 겁니다.

 

다만, 한 가지 우려스러운 건 이 같은 ‘사전계약’이 단순히 마케팅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를 자극할 뿐, 실질적으로 사전계약 고객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거의 없다는 겁니다.

 

더 뉴 그랜저의 사전계약 프로그램을 볼까요. 현대차는 200명을 추첨해 나파가죽 시트 등 인기있는 옵션을 무상 장착해줄 예정인데요. 사전계약 고객이 2만명 수준이라고 쳐도 1%만 혜택을 받게 됩니다.

 

 

더 중요한 건 계약순서대로 출고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사전계약하면 남들보다 먼저 인도받지 않냐고요? 그건 원하는 옵션과 트림, 색상이 이미 생산된 물량 중에 있을 때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다수의 영업망에 확인해보니 그랜저와 같은 인기 차종을 ‘주문 생산’할 경우 출고까지 기본 수개월이 소요됩니다.

 

사전계약을 통해 초기 생산 물량을 빠르게 받는다고 해도 썩 개운치만은 않습니다. 신차의 초기 물량은 결함이 발생할 확률이 크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지난 4월 출시된 신형 쏘나타의 초기 물량에서 진동, 소음 등이 발견돼 출고가 연기됐었죠. 사전계약자가 제조사의 ‘베타테스터’가 될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특히 사전계약 때는 제원이나 성능, 판매 가격 등이 정확하게 공개되지 않습니다. 이번 사전계약 때 알려진 더 뉴 그랜저 2.5 모델의 가격(프리미엄 등급)은 3294만~3344만원인데, 최종 가격은 출시일에 공개됩니다. 현재로선 구체적인 디자인 역시 알아보기 힘듭니다. 내·외관의 일부만 공개됐으니까요.

 

 

현대차는 속 보이는 사전계약 전략을 지난 7월 베뉴 출시 때 스스로 드러냈습니다. 당시 현대차는 기대 이하로 부진했던 베뉴의 사전계약 성적을 끝까지 함구했는데요. 반면 사전계약 첫 주 2만여 대가 계약된 팰리세이드는 사전계약 고객들의 연령대와 선호 트림까지 전부 공개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처럼 신차가 나왔을 때 구체적인 정보 없이 덜컥 계약부터 한다면 제조사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습니다. 차를 어떻게 내놔도 잘 팔린다면, 제조사로선 품질에 신경을 곤두세울 이유가 없을 겁니다. 팰리세이드만 하더라도 출시 이후 지금까지 계기판 경고등 오점등, 터치스크린 불량 등 고질병에 시달리고 있죠.

 

이런 점으로 비춰볼 때, 사전계약보단 6개월 정도 뒤에 신차를 구입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3만원짜리 티셔츠를 살 때도 몸에 잘 맞는지 입어보고 사는데, 시승은커녕 실물 확인도 못 해보고 수천만원짜리 자동차를 사도 되는 걸까요? 자동차 업계를 출입 중인 기자인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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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보 기자 kyung2332@inthenews.co.kr


‘기업 밸류업’ 가이드라인 공개…‘쪼개기상장’ 시장에 설명 권고

‘기업 밸류업’ 가이드라인 공개…‘쪼개기상장’ 시장에 설명 권고

2024.05.02 16:14:17

인더뉴스 문승현 기자ㅣ금융당국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핵심인 '기업가치 제고계획' 수립 원칙과 세부 작성법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내놓았습니다. 밸류업 당사자로 새로운 형태의 공시라는 숙제를 받아든 상장기업에 길라잡이를 제시해 이행 초기 혼란을 최소화하고 적극적인 밸류업 프로그램 동참을 독려하기 위한 조처로 받아들여집니다. 하지만 기업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배구조'를 한국증시 주요 저평가 요인중 하나로 지목하고 개선방안 공시를 권고하면서 일선 기업들의 수용성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금융위원회는 2일 한국거래소·자본시장연구원과 함께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2차세미나를 열고 '기업가치 제고계획 가이드라인(안)'을 공개했습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기업가치 제고계획 흐름도를 '기업개요-현황진단-목표설정-계획수립-이행평가-소통'으로 구성했습니다. 먼저 '기업개요'에는 기업가치 제고계획이 그 자체로 기업에 대한 완결성 있는 보고서로 기능할 수 있도록 업종, 주요 제품·서비스, 연혁, 재무상태 등 기본적인 정보를 기재합니다. '현황진단'은 기업의 사업현황에 대해 시장환경·경쟁우위요소·리스크 등을 입체적으로 진단하고 다양한 재무·비재무 지표 중 중장기적인 가치제고 목적에 부합하는 핵심지표를 선정·분석하는 단계입니다. 주요 재무지표는 ▲PBR(주가순자산비율), PER(주가이익비율) 등 시장평가 ▲ROE(자기자본이익률), ROIC(투하자본이익률), COE(주주자본비용), WACC(가중평균자본비용) 등 자본효율성 ▲배당(금액·성향·수익률), 자사주(보유분·신규취득·소각내역), TSR(총주주수익률) 등 주주환원 ▲매출액·영업이익·자산 증가율 등 성장성 ▲자산 포트폴리오(영업·비영업자산), FCF(잉여현금흐름), 부채비율 등 기타로 분류해 다각적인 지표를 예로 제시했습니다. 비재무지표는 지배구조 관련 일반주주 권익제고, 이사회 책임성, 감사 독립성을 위한 여러 요소를 기존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항목 및 기관투자자 등 시장참여자가 주목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합니다. 가령 상장기업이 성장성 높은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한 뒤 분할자회사를 상장하는 모자회사 중복상장 이슈가 있다면 기업은 모회사 일반주주 권익을 보호·증진하는 계획을 설명하거나 물적분할 후 분할자회사를 비상장 완전자회사로 유지하는 계획을 밝히는 소통을 할 수 있습니다. 이른바 '쪼개기 상장'은 핵심사업부를 자회사로 쪼개 신규상장하면서 모회사 기업가치를 떨어뜨리고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가 훼손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습니다. 또 다른 예로 상장기업 지배주주 및 그 특수관계인의 비상장 개인회사 보유 이슈가 있는 경우 상장기업과 비상장 개인회사간 이해상충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정확한 사실관계와 향후 계획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가이드라인은 감사위원 분리선출을 통한 감사 독립성 강화도 좋은 예시로 기업은 감사위원 분리선출 현황과 향후 계획을 밝힐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목표설정'에서는 일시적·임시방편적 개선이 아닌 중장기 목표를 제시합니다. 중장기적 사업전략없이 단기적인 주가부양만을 목표로 하는 것은 기업가치 제고계획 취지와 부합하지 않는다고 가이드라인은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계량화된 수치로 명료하게 제시하는 것이 권장되지만 정성적인 서술 또는 구간제시 등 다양한 방법의 목표설정도 가능합니다. '계획수립'에서 기업은 목표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작성하며 사업부문별 투자, R&D확대,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 자사주 소각·배당 등 주주환원, 비효율적인 자산처분 등 다양한 사업전략적·재무적 계획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기업은 연 1회 공시 사이에 어떤 노력을 이행했는지 잘된 점과 보완 필요사항을 기재(이행평가)하고 주주·시장참여자 의견이 경영에 반영될 수 있는 공식적인 프로세스를 구축해 쌍방향 '소통'을 확대합니다. 상장사 이사회는 경영진이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적절히 수립·이행하는지 감독하고 필요하다면 이사회 보고, 심의 또는 의결을 거치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금융위는 강조합니다. 공시는 연 1회 등 주기적 공시와 외국인투자자를 위한 영문공시 병행이 권장되며 예고공시도 가능합니다. 이번 기업가치 제고계획 가이드라인·해설서 제정안은 최종 의견수렴을 거쳐 이달중으로 확정·발표될 예정입니다. 이후 준비가 되는 기업부터 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KIND)을 통해 공시를 시작합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날 축사에서 "기업 밸류업은 긴 호흡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이며 기업가치 제고계획 가이드라인은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와 유관기관은 밸류업 세제 지원방안 마련·발표, 코리아 밸류업 지수 개발, 연계 상장지수펀드(ETF) 상장, 우수기업 표창 등 과제를 차질없이 추진하며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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