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창 열기 인더뉴스 부·울·경

Estate 건설/부동산

국산 모듈러 건물은 죄다 ‘난쟁이’...건축법이 성장판 닫았나?

URL복사

Monday, August 03, 2020, 06:08:00

친환경 선진 기술 ‘모듈러 공법’, 해외서 속속 도입
국내선 발전 더뎌..수익성 낮아 투자 적은 게 원인
엄격한 ‘내화 기준’이 걸림돌..기술 격차 우려도

 

인더뉴스 이재형 기자ㅣ“오염물질은 덜 배출하고 생산성도 높이는 사업 방법이 있다?” 기업이라면 귀가 솔깃해질만한 이야기겠죠. 건설업계에선 건축에 제조를 더한 ‘모듈러(modular) 공법’이 바로 그런 사례라고 합니다.

 

모듈러 건물은 공장에서 문, 벽, 창틀 등으로 구성된 건물 ‘모듈’을 만들고 공사장에서 레고처럼 조립하는 식으로 지어집니다. 공장에서 건물 일부를 만들기 때문에 자동화도 가능하죠. 폐기물은 적고 공사 기간은 단축됩니다.

 

그러나 모듈러 건축은 건설 강국 한국이 해외에 뒤쳐진 분야이기도 한데요. 수익성이 높은 13층 이상의 ‘중고층’ 모듈러 건물이 국내에는 단 한 채도 없습니다.

 

 

영국 런던의 ‘조지 로드 타워’(44층)와 미국 뉴욕의 ‘B2’ 빌딩(32층) 역시 모듈로 지은 빌딩입니다. 싱가포르는 40층 아파트를 모듈러 공법 중 하나인 ‘PPVC’ 공법으로 짓기도 했지요. 그러나 한국에선 학교 건물이나 병영, 행복주택 등 층수가 한 자리수인 저층 건물에만 모듈러가 일부 활용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는 곧 현재 국내 모듈러 사업은 수익성도 낮고 투자가 미미하다는 걸 의미합니다. 실제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건설수주금액은 전망치는 155조원인데, 같은 기간 모듈러 주택 시장의 전망치는 1% 수준인 1조7000억원(국가건축정책위원회 전망)에 그쳤습니다.

 

 

그러나 사업성이 낮아 안 짓습니다. 국내 현행법상 13층 이상 건물을 지으려면 화재가 발생해도 3시간 이상 붕괴되지 않고 견딜 수 있다는 ‘내화(耐火)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요. 건설사들은 모듈러 건물이 이 기준을 지키기면 남는 게 별로 없다고 지적합니다.

 

원인은 모듈러 건물과 철근 콘크리트(RC) 건물의 자재 차이에 있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RC건물은 철근을 세우고 콘크리트를 부어서 들보와 기둥을 짓는데, 이 구조는 열에 강한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모듈러 건물은 파이프 세우고 내화 석고 보드로 감싸 짓습니다. 파이프는 속이 비어있기 때문에 열을 받으면 팽창한다는 특징이 있어서 인데요. 화재로 파이프가 팽창하면 건물에 균열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파이프에 석고보드를 여러 겹 감싸 내화 성능을 높입니다. 문제는 석고보드를 많이 쓸수록 공사비가 많이 든다는 겁니다. 또 건물이 뚱뚱해지면 분양가와 직결되는 전용면적도 줄어드니 건설사 입장에선 이중고인 셈입니다.

 

실제로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과 KCC가 공동 연구를 통해 정한 내화 인정서를 보면 중고층 모듈러 건물은 19.0mm 두께의 KCC 방화석고보드를 3겹 이상(두께 57mm) 써야 3시간 이상 내화 성능을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하부는 4겹 이상(76mm)이라 더 두껍죠.

 

따라서 저렴하고 고성능인 석고보드가 개발되거나 파이프를 바꾸는 등 획기적인 변화가 없다면 국내 모듈러 산업은 앞으로도 ‘거북이걸음’일 것이라는 게 건설사들의 설명입니다.

 

 

◇ “법이 모래주머니 같다” vs 수익성 위해 안전 포기 안 돼

 

해외에선 내화 기준이 대체로 2시간 이하라 이런 어려움 없이 건물을 지을 수 있습니다. 영국은 1시간 30분(내부 1시간, 외부 30분)이고 중국은 내화 기준이 아예 없지요.

 

이 때문에 내화 기준이 국내 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도 일각에선 나옵니다. 법이 곧 사업 기회를 막는 진입 장벽이라는 건데요. 이 같은 현상이 누적되면 국내 기업과 외국 기업의 기술 격차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도 합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시장 수요가 있어야 기업들도 고급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 규제로 인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시장 환경을 조성하면 기업들은 R&D비용을 조달하기 어렵고 사업 경험도 쌓지 못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수익성을 위해 안전을 담보하면 안 된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또 국내와 해외는 내화 기준을 보는 관점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단순 시간만 놓고 비교할 수 없다고도 합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관계자는 “이해관계에 따라 내화기준에 대한 생각이 각기 다른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라며 “시공사야 비용이 더 드니 내화 기준이 불만이지만 자재 공급자들은 오히려 지금 내화기준이 너무 낮다고도 말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어 “또 해외의 내화 기준이란 ‘대피 시간’을 의미하기 때문에 1시간 30분으로 짧은 것이다. 화재 발생 후 모든 사람까지 대피할 때까지 그 정도면 충분하다는 관점”이라며 “반면 국내의 내화 기준은 ‘붕괴 시간’을 말한다. 중고층 건물은 불이 나도 3시간은 붕괴되지 않고 버텨야 한다는 의미라 더 긴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nglish(中文·日本語) news is the result of applying Google Translate. <iN THE NEWS> is not responsible for the content of English(中文·日本語) news.

배너

이재형 기자 silentrock@inthenews.co.kr

배너

전국 아파트 공급실적 27.7 ‘저조’…지역별 성적은?

전국 아파트 공급실적 27.7% ‘저조’…지역별 성적은?

2024.05.15 09:48:52

인더뉴스 홍승표 기자ㅣ올해 상반기 중 전국 아파트 분양 공급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자잿값 인상과 지방 미분양 물량 증가,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우려 등으로 분양시장 분위기가 저하되며 저조한 공급실적으로 이어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14일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조사에 따르면, 지난 5월 9일 기준 전국 아파트 분양물량의 계획 대비 공급실적(분양진도율)은 27.7%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초에 계획된 분양물량의 경우 33만5822가구였으나 9만2954가구만 분양되며 저조한 분양진도율을 기록했습니다. 지역별로 살펴볼 경우 광주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분양진도율이 절반을 넘기지 못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광주의 경우 분양물량으로 계획했던 2만811가구 중 1만1889가구가 기분양되며 분양진도율 57.1%로 전국에서 계획물량 대비 공급실적이 좋은 지역으로 파악됐습니다. 제주(49.4%), 전북(45.6%), 강원(44.1%)은 분양진도율 40%를 넘기며 비교적 분양속도가 원만한 편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울산(39.5%), 인천(34.8%), 전남(33.1%), 대전(31.6%), 충남(31.1%), 경북(28.3%)은 전국 평균을 상회한 수치를 올렸습니다. 경기(26.3%), 경남(22.7%), 충북(21.1%), 부산(16.9%), 서울(13.6%), 대구(12.7%), 세종(0%)은 분양진도율이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분양진도율이 낮은 지역은 지역 내 미분양 적체 현상이 장기화 하는 등 공급과잉 우려가 있거나 기분양한 사업지의 청약경쟁률 저조, 지역내 청약대기 수요는 잔존하나 정비사업지별 시행∙시공자 간 공사비 갈등이 커지는 요인 등으로 공급시기 조율이 쉽지 않은 지역들이라고 우리은행 자산관리센터는 전했습니다. 실제 대구와 경기는 지난 3월 기준으로 미분양이 각각 9814가구와 8340가구 적체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서울은 올해 들어 1순위 청약경쟁률이 124.85대 1을 기록할 만큼 청약수요가 풍부하나 분양가 책정을 놓고 갈등하는 정비사업지가 많아 분양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고금리, PF 대출 냉각, 원자재 가격 인상, 미분양 적체 등 여러 요인이 고분양가, 지역별 청약 양극화, 아파트 분양(공급)진도율 저조 문제를 낳고 있다"며 "조만간 여름 분양 비수기가 도래할 예정이라 지역내 청약 대기수요가 상당하더라도 이런저런 요인으로 시원스런 아파트 공급을 단기 기대하기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함 랩장은 "가을 분양 성수기가 도래하기 전까지 청약통장을 손에 들고 분양시장을 바라보는 수분양자의 청약 선택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