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에서는 정말 잘할 자신이 있는데, 서류에서 떨어지다 보니 면접을 볼 기회가 오지 않습니다.”
취업준비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에게서 이런 말들을 듣게 된다. 서류전형에서 낙방하다보니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보여줄 기회를 얻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이들의 심정은 공감이 가지만 “정말 면접에 자신이 있는 건가?”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평소 면접에 자신이 있다던 취업준비생들의 면접 결과를 살펴봤다. 호언장담대로 면접장에서 좋은 결과를 이끌어냈을까. 안타깝게도 결과는 대부분 ‘탈락’이었다. 면접 직후 대화를 나눠 보면 “괜찮게 본 것 같다”, “면접관의 질문에 내가 하고 싶은 말들은 모두 했다”란 평을 하는 경우도 많았으나, 실제 찾아온 결과는 불합격인 경우가 많았던 것이다.
이유가 뭘까? 정답은 ‘착각’에 있었다. 평소 친구들로부터 ‘말을 잘 한다’, ‘인상이 좋아서 윗사람들이 좋아할 스타일’이란 말을 자주 들었거나, 학창시절 자신이 진행한 발표가 동료 또는 교수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이 과도한 자신감을 가지게 된 이유다.
나 역시 그랬다. 자신감을 갖고 면접에 임했지만, 취업 준비 초반에 내게 다가온 결과는 불합격의 연속이었다. 소위 ‘멘붕’이 오는 순간이었다. 분명히 면접관에게 내 생각을 잘 전달했다고 생각했는데, 결과는 불합격이니 답답할 따름이었다. 결국 불합격 이유에 대해 스스로 철저한 분석을 한 후에야 문제점들을 극복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우선 막연한 자신감이 면접과정에서 ‘느슨함’을 가져온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면접은 면접장소가 있는 건물의 입구부터 시작된다. 즉, 과한 자신감은 지나친 여유를 갖게 하고, 이는 면접대기실을 서성대거나 두리번거리는 행동으로 이어져 산만한 사람으로 보일 수 있다. 심지어 의자에 앉아 있는 자세까지 느슨해져 채용담당자들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남길 가능성이 있다.
또한, 면접에서 하고 싶은 말을 다 했다고 좋은 것만은 아니다. 면접은 소수의 사람이 얼굴을 맞대고 의사를 교환한다는 점에서 대화와 유사하지만, 나라는 ‘상품’을 면접관이라는 ‘구매자’ 앞에서 설명해야 한다는 점에서는 프레젠테이션에 가깝다. 따라서 면접관이 질문을 했을 때, 그 의도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알맞은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 프레젠테이션이 듣는 사람의 욕구를 충족시키야 성공할 수 있듯이 면접장에서의 답변 역시 면접관의 의도를 충족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끝으로, 시뮬레이션을 통해 꾸준한 연습을 해야 한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예상되는 질문에 대해 미리 답변을 준비하고, 그 답변 내용을 거울을 보며 실제로 말을 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직접 말해보는 연습은 자신의 머리 속에 담겨 있는 내용을 구조화시키는 능력을 키워줄 뿐만 아니라, 기억을 더 오래 유지시켜 주기 때문에 실제 면접에 임할 때 큰 도움이 된다. 면접관이 어떤 것을 질문했을 때, 머리 속으로만 생각해본 사람과 실제로 생각한 것을 입으로 말해본 사람은 면접장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다.
당당하고 여유있게 보이면 면접관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좋은 인상을 준다면 합격의 문이 넓어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다만,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는 순간에 많은 것들에 소홀해지기 마련이고, 그것이 실패로 이어진다는 것 역시 명심해야 한다. 겸손하게 여러 번 연습하기를 반복해야 실제 면접에서 낭패를 보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김성민 취업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