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김현우 기자ㅣ 10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현금자동인출기(ATM) 제조·판매업체 청호컴넷의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대주주 변경을 앞두고 있어 향후 회사가 어떠한 모습으로 변모할지 안갯속인 만큼 주가도 변동성을 키우는 모습이다.
◆ 불황에 10년 연속 적자기업..대주주 변경 이슈에 연일 ‘上’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청호컴넷의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한때 150% 넘게 폭등했다.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잠잠하던 주가가 급격히 변동성을 키운 모습이다.
청호컴넷의 전신은 지난 1977년 ATM의 제조와 판매를 위해 설립한 청호실업이다. 회사는 설립 이후 1980년대 현금인출기의 국산화 분위기와 함께 성장했으며 이후 1990년대 자동화기기 1만대를 돌파하는 등 은행권의 자동화 시장을 개척했다.
그러나 대기업 계열사들의 ATM기 시장 진출과 금융권 영업점 통폐합 등으로 확장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 결과 별도기준 2010년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한 이후 지난해까지 10년째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재무상태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10년 연속 적자 기록 중에 지난해 연결 기준 회사의 매출액도 674억원 수준에 머물러 현재 남아있는 420억원 규모의 미상환사채를 갚을 방도도 요원한 상태다.
여기에 1분기 기준 결손금이 420억원에 달하고 있고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339.9%를 기록했다. 통상 시장에서는 부채비율 200%가 넘어가면 재무 리스크가 크다고 평가한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3월 회사의 자본잠식률이 50%가 넘었다며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 정상화 노력 불구 결국 최대주주 지분 매각 수순
회사는 이러한 재무악화를 타개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계열사 및 자산 정리에 나섰다. 우선 사업다각화를 위해 인수했던 제지사업 ‘대왕제지’의 자산매각과 영업중단 등을 결정했다.
당시 회사는 “제지 제조업 전방전방위 산업의 업황악화에 따른 수주물량 감소와 고객사 단가인하 요구로 인한 손실 누적, 설비 노후화에 따른 고정비 증가 등으로 인해 실적개선의 여지가 없다”며 “군포공장 군포시 관리계획 사업지구 지정으로 토지매각 등으로 인한 영업중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올해 3월에는 자동차 부품 제조사 세원의 지분을 전량을 에스더블유앤씨에 양도하는 등 현금 마련에 힘을 쏟았지만 회복이 어려워 지창배 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는 결국 지분 매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지난 7일 글로벌파마와 센트럴인사이트홀딩스에 청호컴넷 보통주 200만주를 200억원에 양도한다는 계약을 체결했다. 1분기 사업보고서 기준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총 지분은 31.11%이다. 최대주주는 청호엔터프라이스로 지창배 창호컴넷 회장과 그의 모친 신형란씨가 대표로 자리해 있다.
이로써 오는 28일 열리는 임시주주총회까지 자금을 치르고 주식 양수도 계약이 체결된다면 1977년 ATM 제조업에 첫 삽을 뜬 청호컴넷은 새단장에 나서게 된다. 회사는 공시를 통해 사명은 센트럴인사이트로, 신규 사업으로는 자율주행, 의약품 및 의료기기 등이 추가될 것이라 예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