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보험상품설명서에는 소비자가 상품의 주요 내용이나 유의사항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가 담겨 있다. 하지만 어려운 용어가 많아 소비자의 이해를 돕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보험의 이해도를 높이고 인식제고를 위해서는 이에 대한 개선부터 이뤄져야 한다는 제안이다.
최근 보험연구원 김해식·변혜원·환진태 연구위원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소비자 신뢰 제고와 보험상품 정보공시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연구위원들에 따르면 현재 상품공시기준의 상품설명서가 보험사 법규준수에 초점을 맞춰져 있다. 이는 공급자 위주의 정보 제공에서 비롯된 것으로 소비자의 입장을 배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보험상품의 핵심(상품)설명서는 2007년에 도입, 본격적으로 이용한 것은 지난 2012년 변액연금 수익률 논쟁 이후부터다. 이어 지난 4월 금융감독원의 수정 권고로 이해하기 쉽도록 질의응답과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개편한 바 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보험상품의 경우 종신, 자동차보험 등은 4장 이내로 소비자를 위한 핵심정보를 담았고, 변액연금보험과 저축성보험의 경우 1장 분량으로 내용을 줄였다. 내용이 쉽고 간단해졌다는 의견이 있지만, 여러 면에서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이 더 많다.
연구위원들은 가입설계서와 정보 중복을 최소화하고 분량 축소가 강조된 반면, 소비자가 꼭 알아야 할 정보의 효과적 제시는 상대적으로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기존의 내용에 질의응답 형태가 추가됐지만 내용이 분산돼 파악이 어렵다”며 “상대방에게 알리려고 하는 담화 형태의 스토리텔링 요소도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연구위원들은 핵심설명서를 이해하기 쉽게 바꾸기 위해 해외의 모범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특히, 국제보험감독자협회(IAIS)가 모범사례로 꼽은 영국 금융감독원(FSA)의 핵심설명서가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영국의 핵심설명서가 담고 있는 내용으로는 ▲상품의 적합성 ▲상품의 장점과 위험성 ▲소비자가 이행할 의무사항 ▲소비자가 부담하는 비용 ▲해지 시 부담하는 비용과 원금손실 가능성 등 총 10가지이다.
또한 추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상품설명서 원본의 출처, 글자 크기와 색상, 질의응답 기술방식도 소비자 중심으로 구성이 돼있다. 그는 “소비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적절하게 제시하고, 상품구매에 대한 혜택과 부담위험, 비용 등이 간결하고 쉽게 서술돼 있다”고 말했다.
연구위원들은 해외의 좋은 사례를 바탕으로 기존의 내용을 담더라도 서술방식의 설명에서 질의응답 형식으로 바꾸고, 상품을 매끄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스토리텔링 방식도 개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설명서의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중요 내용을 항목별로 구분하고 많은 내용을 담기보다는 문장에 하나의 메시지만 담도록 해야하며, 보험료와 해지환급금에 대해선 소비자가 알기 쉽도록 그림이나 표를 이용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연구위원들은 “상품설명서의 서술 및 표현방식과 균형 있는 정보 제공 등에서도 세심하게 신경써야 한다”며 “이러한 노력이 소비자들의 보험상품에 대한 이해도 및 신뢰도를 제고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한 연구위원들은 현재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포털이나 보험협회 등에서 제공되고 있는 ‘보험 비교공시’ 홈페이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제시했다.
홈페이지의 인지도가 낮고 정보 활용도도 떨어져 비교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이 첫번째 지적 사항. 또한 분류기준이 회사가 우선이어서 여러 회사의 상품비교라는 목적이 충분히 구현되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에 따라 연구위원들은 어려운 용어에 대해 쉽게 설명해 주는 기능이 필요하며, 기본적인 상품비교와 별개로 제시된 항목들을 재정리할 것을 제안했다. 또, 홈페이지 내에서 재검색을 통해 검색 결과를 축소할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구위원들은 “상품공시의 주체인 보험회사의 적극적인 개선을 촉진하는 유인구조가 필요하다”며 “상품공시 실태를 반영한 우수금융회사 선정과 컨슈머리포트 등 시장감시기능이 보험회사의 상품공시 개선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