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 작년 말 친한 친구로부터 돈을 빌려달라는 연락에 1억원을 빌려준 K씨. 상환일을 올해 1월로 정하고 법무법인에 약속어음공증을 받았다. 그런데 친구가 차일피일 핑계를 대며, 돈을 갚지 않았고, 변호사에 상담을 요청했다. K씨는 친구를 상대로 대여금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해 승소, 빌려준 1억원을 돌려받게 됐다. K씨가 소송과정에서 든 변호사 선임비용, 인지대, 송달료 등은 과거 보험사에 가입한 '민사소송 법률비용 보장보험(특약)'에서 해결했다.
최근 손해보험사에서 판매하는 '민사소송법률비용' 특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 사고와 가수 신해철씨의 의료사고 등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민사소송을 진행할 때 드는 변호사 선임비용 등을 보장하는 특약의 중요성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부분의 손보사에서는 화재·재물보험(종합보험), 질병·상해보험, 운전자보험 등에서 '민사소송법률비용' 특약 담보를 판매하고 있다. 민사소송법률비용 특약은 보험가입자의 민사소송에 대한 변호사 선임비용, 인지액(법정수수료), 송달료(법원에서 발송하는 우편에 대한 비용) 등을 보장한다.
손보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민사소송법률비용특약' 담보는 대부분 최대 2000만원까지 보장한다. 특약보험료는 회사와 상품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데, 대략적으로 4000~5000원대 가량된다. 가입금액 2000만원 기준으로 다른 특약 보험료와 비교하면 보험료 수준은 다소 높은 편이다.
손보사의 민사소송법률비용 특약은 회사별 상품마다 보장하는 내용도 약간씩 다르다. 가령, 삼성화재와 한화손보에서 판매하는 화재·재물보험의 경우 회사와 공장, 식당, 노래방 등 개인 사업자가 운영하는 사업장 내에서 발생한 사고에 한해 민사소송 비용을 보장한다.
현대해상을 비롯해 동부화재, KB손보, 메리츠화재, 롯데손보, 흥국화재는 재물보험과 상해보험에서 가입자의 개인적인 민사소송법률비용 특약을 담보한다. 위의 사례처럼 대여금반환청구소송을 포함해 의료사고, 보험금 분쟁사고, 전세금반환청구소송 등의 각종 사고에 대한 소송 비용을 보장한다.
최근 설계사들 사이에서도 '민사소송법률비용' 특약에 대한 관심이 떠오르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신해철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의료사고 관련 보장 문의와 가습기 살균제 사고로 피해자와 회사(옥시)간 법적 소송으로 번지면서 민사소송 법률 보장에 대한 소비자 문의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예전부터 민사소송법률특약은 보통 재물보험과 상해보험 등에 거의 필수적으로 가입하는 소비자 니즈가 높은 특약 중에 하나다“면서도 ”요즘 들어 영업현장에서 민사소송법률비용에 대한 소비자 문의가 부쩍 늘고 있다고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업현장에서 상해보험 상품 마케팅 전략으로 '민사소송법률비용' 특약이 활용되고 있다. 민사소송법률비용이 필요한 경우에 관한 사례를 모아 생활밀착형 담보에 대한 설명을 강화한 것. 일부 손보사는 설계사 요청에 따라 민사소송법률비용 특약에 대한 추가 교육을 계획하고 있다.
또 다른 손보사 관계자는 “민사소송 특약이 관심을 받게 되면서 설계사들이 영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보험금 지급사례와 예외적인 부분 등에 대한 교육 니즈가 있었다”며 “이 중 보상받을 수 있는 사례를 소개하고, 소송비용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 지에 대한 내용를 포함해 특약 설명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