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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상담사 최옥찬의 MZ썰] ‘닥터슬럼프’ 갓생살기도 우울증은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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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February 11, 2024, 13:02:44

 

최옥찬 심리상담사ㅣJTBC 드라마 <닥터슬럼프>(연출: 오현종/극본: 백선우/출연: 박형식, 박신혜, 윤박, 공성하, 오동민, 장혜진, 윤상현, 현봉식 등)는 대학입시 공부도 1등만 하고 잘 나가던 남녀 의사들이 한순간에 인생의 바닥으로 떨어지고 함께 견디는 이야기다. 여정우(박형식 분)와 남하늘은 고등학교 시절 전교 1등을 놓고 경쟁하던 라이벌이었다. 그러다 각자 다른 삶을 열심히 살다가 하루아침에 망한 인생 가운데 다시 만나는 로맨틱 코미디다.

 

대학병원 의사로 열심히 일하던 남하늘(박신혜 분)은 가슴 답답함 등의 증상으로 정신과 의사(이승준 분)를 찾아간다. 그리고 우울증 진단을 받는다. 하늘은 "실컷 일하고 얻은 게 우울증이라니"라며 자신의 삶에 대한 억울함을 토로한다. 하늘은 오늘의 행복도 내일로 미루면서 열심히 공부와 일만 하면서 의대 교수가 되려고 살아왔다. 경쟁에서 지기 싫어하고 1등만 했던 하늘은 "내가 우울하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너무 자존심 상한다고"라고 말한다. 하늘이 심리적 질병마저 경쟁에서 뒤처진 것으로 느끼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장면이다.

 

정신과 의사(이승준 분)는 하늘의 '번아웃' 상태를 "어떤 일에 과도하게 몰두하다가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가 누적돼서 무기력증이나 우울감 등의 증상이 생기는 걸 뜻하는데요"라고 설명한다. 우울증의 증상과 번아웃의 증상은 비슷하다. 그래서 우울증으로 다루어 왔다. 그러다가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우울증을 '번아웃 증후군'으로 구분하기 시작했다. 번아웃은 일을 잘하던 사람들에게 어느 순간 갑자기 찾아오는 정서적·심리적 소진 상태이다.

 

남하늘(박신혜 분)처럼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우울증 증상이 나타나면 당황스러워하는 경우가 많다. 우울증이라고 하면 우울하고 무기력하고 의욕 없는 삶이 먼저 떠오르기 때문에 열심히 사는 사람들에게는 해당하지 않을 것 같다. 그런데 하늘이 "내 마음이 병들었대"라고 말한 것처럼 우울증은 질병이다. 마음에 병이 든 것이다. 감기 걸리듯이 우울증에 걸렸을 뿐이다. 심리적 질병에 걸렸으니 필요한 경우에는 약을 먹고 심리치료를 하면서 회복하면 된다.

 

MZ세대들이 열심히 잘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남하늘(박신혜 분)처럼 우울증이 있을 수 있다. 청년들이 취업 등 자신이 원하는 삶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이른바 '갓생살기'를 하기도 한다. 청년들이 자신의 삶을 책임감 있게 열심히 사는 것을 응원하고 삶의 목표를 이루기를 바란다. 그런데 지나치게 열심히만 살다 보면 자신에게 번아웃이 오고 우울증인지 알아차리지 못할 수가 있다. 특히, 일에 몰두한다는 것은 정서를 차단하는 효과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울증을 느낄 겨를이 없을 수가 있는 것이다. 마치, 남하늘이 우울증 진단을 받고 부정하고 억울해하는 것처럼 말이다.

 

남하늘(박신혜 분)이 '무망감 우울증 척도' 문항을 체크하는 장면이 나온다. 하늘이 '항상 그렇다'에 체크한 문항으로 자신의 우울증 상태를 간단히 살펴볼 수 있다. 하늘은 ▲나는 외롭고 허탈하다 ▲나는 눈물을 쏟거나 울고 싶어 진다 ▲나는 비참한 느낌이 든다 ▲나에게는 좋은 일이 생기지 않는 것 같다 등의 문항들에 '항상 그렇다'라고 체크하면서 한숨을 쉬며 눈시울이 붉어진다. 이러한 문항들을 통해서 이제야 자신의 심리적 상태를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우울증의 신체적·생리적 증상들을 아는 것도 도움이 된다. 보통 수면의 질이 나빠지고, 섭식 문제가 나타나고, 항상 무기력감이 있고, 남하늘이 경험하는 가슴 답답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더 나아가 자살 사고와 자살 행동이 나타나기 때문에 우울증을 절대 가벼이 다루면 안 된다.

 

남하늘(박신혜 분)이 우울증 약을 처방받고 오다가 약을 버리는 장면이 나온다. 우울증이라는 질병을 강하게 부정하는 태도이다. 상담장면에서도 약물치료가 필요해 보여서 정신과 진료를 권유하면 언짢아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MZ세대의 부모세대에게 있는 심리적 질병과 정신과 약물에 대한 부정적 편견이 MZ세대에게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남하늘의 엄마(장혜진 분)도 하늘이 우울증이라고 처음 이야기했을 때 강하게 부정하는 태도를 보인다. 그런 후에 "엄마는 훌륭한 딸보다 안 아픈 딸이 더 좋다. 니가 무엇이든 엄마는 널 사랑하고 아낀다."라고 하늘의 우울증을 수용하는 장면이 나온다.

 

MZ세대가 완벽하게 열심히 살더라도 번아웃 상태가 되어 우울증이 생길 수 있다. 우리 마음이 강철처럼 단단하고 부서지지 않으면 좋겠지만, 우리 마음처럼 연약하고 상처 잘 받고 잘 부서지는 것도 없을 것 같다. 그래서 따뜻한 온기를 느끼고 기댈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하늘과 정우가 술에 취해 서로 안고 울면서 위로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때 정우는 이야기한다. "그날 그녀에게 빌려 온 온기는 너무 따뜻해서 그 순간만큼은 온갖 아픔을 다 잊을 수 있었다."라고 말이다. 정우가 말한 대로 한순간만큼이라도 온갖 아픔을 다 잊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살아낼 수 있다. 인생의 슬럼프(slump)를 극복할 수 있다.

 

■ 최옥찬 심리상담사는

 

‘그 사람 참 못 됐다’라는 평가와 비난보다는 ‘그 사람 참 안 됐다’라는 이해와 공감을 직업으로 하는 심리상담사입니다. 내 마음이 취약해서 스트레스를 너무 잘 받다보니 힐링이 많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자주 드라마와 영화가 주는 재미와 감동을 찾아서 소비합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우리의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어서 글쓰기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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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 기자 itnno1@inthenews.co.kr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C-레벨 터치]치킨 3위 교촌…허니시리즈 만든 송종화 ‘절박함’ 통할까

2024.04.25 07:00:00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치킨업계 1위를 지켜온 교촌치킨의 성장세가 멈췄습니다. 적극적인 출점과 마케팅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린 bhc, BBQ와 대비되는 흐름에 본업 경쟁력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상황입니다. 교촌은 '허니시리즈의 아버지' 송종화 대표 체제에서 올해 새판 짜기에 돌입합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치킨업계 매출 순위가 뒤바뀌었습니다. bhc 매출이 전년보다 5.5% 증가한 5356억원으로 교촌치킨을 제치고 1위에 올랐습니다. 치킨 3사 중 유일하게 매출 5000억원을 넘겼습니다. BBQ는 지난해 매출이 12.8% 증가한 4732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2년 연속 500억원 넘게 올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만 역성장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이 445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줄었습니다. 2014년부터 8년간 이어온 국내 치킨프렌차이즈 업계 선두 자리를 bhc에 뺏겼고 BBQ에 2위 자리마저 내줬습니다. 3위로 내려앉았지만 이유는 있습니다. 교촌은 외연 확장보다 내실을 택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수익성 개선에 성공한 교촌에프앤비입니다. 영업이익이 2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81% 늘었습니다. 1년 사이 3배 급증했습니다. 영업이익률도 1.7%에서 5.6%로 3.9%p 끌어올렸습니다. bhc와 BBQ의 영업이익은 각각 1203억원, 553억원으로 전년보다 15.2%, 13.7% 줄었습니다. 교촌에프앤비 측은 "당초 가맹점 확장 전략을 추구했다면 매출이 큰 폭으로 올라 업계 순위 회복이 어렵지 않았겠지만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은 쉬운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며 "무엇보다 가맹점 수익이 우선이라는 권 회장 경영철학을 2023년 실적에서도 보여줬다"고 말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가맹점 및 파트너사와 상생 협력 관계 구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점포당 점주 매출은 업계 최고 수준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2022년 교촌치킨 가맹점의 전국 평균매출액은 7억5000만원으로 bhc(6억원), BBQ(4억3000만원)보다 높습니다. 0%대 폐점률도 이를 입증합니다. 다만 가맹점주 수익성 보전에만 초점을 맞춘 결과 외형 성장이 더뎠고 매출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경쟁사들이 수십 개 이상 매장을 낼 때 교촌에프앤비의 신규 출점 매장은 10개에 불과했습니다. 전국 가맹점 수(2022년)에서도 교촌에프앤비(1365개)는 BBQ(2041개), bhc(1991개)와 차이가 큽니다. 특히 치킨 가격 인상을 주도한다는 점이 매출 하락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교촌은 2018년 업계 최초로 배달비를 도입했고 이는 요식업계 전체 배달비 유료화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교촌은 지난해 4월에도 주요 메뉴 가격을 나홀로 최대 3000원 인상하며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았습니다. 경쟁사 대비 부족한 히트 상품도 보완 과제로 언급됩니다. 교촌의 인기 제품으로는 1991년 간장치킨(교촌시리즈)을 시작으로 2004년 레드시리즈, 2010년 허니시리즈 등이 손꼽힙니다. 허니시리즈 이후 15년 가까이 꾸준히 신제품을 내고 있으나 히트작으로 불릴 만한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지난 2020년 24가지 재료로 완성한 불맛을 강조하며 선보인 '교촌신화'는 반짝 인기를 끌었으나 오래가지 못하고 2년 뒤인 2022년 7월 단종됐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같은달 블랙시크릿을 출시하며 5가지 향신료로 만든 이국적인 치킨 콘셉트를 앞세웠고 콤보 출시, 시식단 모집 등 마케팅을 강화했습니다. 블랙시크릿은 지난해 1월 출시 약 6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이 100만마리를 돌파하며 가능성을 보였으나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정도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교촌에프앤비 입장에서는 허니시리즈를 이어 매출 증대와 신규 고객 창출을 견인할 인기 제품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이는 송종화 부회장을 교촌의 새 사령탑으로 임명한 배경이기도 합니다. 교촌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송 부회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3년부터 2012년까지 교촌에프앤비 총괄상무 및 사장으로 재직한 전문경영인입니다. 지난해 9월 부회장으로 11년 만에 경영에 복귀했습니다. 송 대표는 2000년대 초반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으로 가라앉은 치킨 프렌차이즈 시장 위기를 극복하고 교촌치킨을 치킨 선두 브랜드로 올리는 데 기여한 프렌차이즈 전문가로 평가받습니다. 임원 재직 당시 미국과 중국 시장 진출을 주도했습니다. 2010년에는 교촌의 효자 상품인 '허니시리즈'를 출시했습니다. 허니시리즈는 후라이드와 양념으로 대표되던 치킨 시장에 꿀을 활용해 상품화에 성공했습니다. 치킨 고객층을 아이와 여성들까지 넓히는 첨병 역할을 했습니다. 2014년에는 허니시리즈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가량 신장하며 그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0%, 63% 증가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최근 교촌은 신사업 확장에 주력하는 모앙새입니다. 이마트와 협력해 자사 소스를 상품화한 K1 핫소스를 출시하며 소스 시장에 진출했고 지난해 6월에는 이태원에 '치킨 오마카세' 닭요리 전문점 교촌필방을 열었습니다. 올초에도 여의도에 메밀 한식주점 '메밀단편'을 론칭하고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촌의 신사업 시도는 매출 부진과 맞물리며 본업 경쟁력 저하에 대한 비판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교촌에프앤비는 그룹 성장의 전기를 마련한 송 대표 체제에서 재도약을 도모한다는 계획입니다. 송 대표는 국내가맹사업과 신성장사업, 해외사업, 각 계열사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송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경기위축과 소비침체 등 회사 안팎의 여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절박함’을 갖고 업무에 임할 것"이라며 "지속적 경영혁신을 통해 체질 개선을 가속화하고,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 교촌을 100년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일에 열정을 바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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