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문정태 기자ㅣ 삼성화재의 글로벌 신용등급이 한 단계 낮아졌다. 이전까지는 한국 정부의 외화 신용등급보다 한 단계 높았지만, 글로벌 신용평가사가 등급평가에 새로운 기준을 적용하면서 정부와 같은 수준으로 맞춰지게 됐다.
삼성화재는 국제신용평가사인 미국 S&P의 '신(新) 평가기준'에 따라 원화신용등급이 기존 'AA-'에서 'A+'로 조정됐다고 21일 밝혔다.
지금까지 한국에서 S&P 신용등급이 국가 외화신용등급보다 높은 유일한 회사였던 삼성화재는 이번 조치에 따라 한국 정부의 외화신용등급과 같아졌다. 본사의 등급 조정에 따라 삼성화재 중국법인도 'A+'에서 'A'로 한 단계 하향 조정됐다.
이에 앞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이하 S&P)는 지난해 11월 말 삼성화재해상보험(AA-)과 중국법인인 삼성재산보험(A+)의 보험금지급능력평가등급과 거래상대방신용등급을 부정적 관찰대상(Credit Watch)으로 지정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S&P는 “지난 19일 새로운 평가기준 발표와 함께 개정된 기준의 영향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삼성화재해상보험을 평가기준 관찰대상으로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S&P가 제시한 새 평가기준은 국가외환위기(국가부도)를 가정한 상황에서 ▲유동성 비율 100% 이상 ▲양(+)의 가용규제자본 ▲낮은 규제개입 개연성 등 세 가지 조건이었다. 이번 등급 하향 조정은 삼성화재가 이러한 조건 중 하나 이상 충족하지 못 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S&P는 “삼성화재의 등급조정은 국가등급을 상회하는 기업에 대한 신 평가기준에 따른 것”이라면서 “그러나, 한국 감독기준 또는 S&P사 기준 어느 기준으로 봐도 삼성화재의 자본력은 극히 강하다(extremely strong)”고 설명했다.
삼성화재는 “이번 삼성화재의 등급 조정은 일반적인 S&P 신용평가 수검에 따른 조정과는 매우 다르다”며 “지난해 5월 S&P가 삼성화재의 신용등급을 ‘AA-’로 상향 조정해 한국정부의 외화신용등급보다 높아졌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기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S&P의 ‘A+’ 등급은 국내 민간기업 중 최고등급으로, 2월 현재 삼성화재와 삼성전자 2개사만 부여 받고 있다. 글로벌 상위 30개 손해보험사 중에서도 ‘A+’ 이상의 등급을 보유한 회사는 19개에 불과하다.
삼성화재는 세계 최대 보험회사 전문 신용평가 기관인 미국 ‘A.M.Best’로부터 평가체계상 최고등급인 ‘A++'를 3년 연속 부여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