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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기업 진단] 퀀텀온 ③최악 상황 속 무더기 신사업? 메자닌 털이 ‘주의보’

Thursday, August 22, 2024, 07:08:00 크게보기

자본잠식+자금조달 지연.."계속기업 불확실" 의견거절
전환·행사가 깜깜이 조정..285억 CB·BW '잠재 폭탄'
전기차 등 신사업 대거 추가..메자닌 투하 전 빌드업?

 

인더뉴스 권용희 기자ㅣ코스닥 상장사 퀀텀온(옛 에이치앤비디자인)이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완전 자본잠식에 접어드는 등 재무 상황이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공언했던 대규모 자금 조달은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기발행 메자닌(CB, BW 등 주식연계채권)의 발행 조건을 변경해 대규모 매도 물량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반기 검토 '의견 거절'..개선 가능성은?

 

21일 금융감독원 및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퀀텀온은 회계감사인으로부터 반기 검토 의견 거절을 받았다.

 

회계 감사를 맡은 삼정회계법인은 "회사의 주요 사업의 중단 또는 지속적으로 영업손실이 발생하고 있어 영업활동에서 현금흐름 유입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이 지속적으로 지연되고 있어 현금흐름 유입 가능성에 높은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의견 거절 사유를 밝혔다.

 

이처럼 퀀텀온의 재무 상황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354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접어들었고, 결손금은 1360억원에 달한다. 실적도 악화했다. 상반기 매출액은 399억원으로 전년 동기 1066억원 대비 절반 넘게 쪼그라들었다.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170억원, 64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폭을 키웠다.

 

 

이는 퀀텀온의 무리한 외연 확장 결과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사들인 대한종건의 재무 상황도 급격히 나빠진 것. 취득 당시 회사는 "대한종건과 같이 탄탄한 실적을 창출하는 자회사를 중심으로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내겠다"고 자신했지만 정반대 양상이다. 대한종건의 올해 상반기 기준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459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악화도 두드러졌다. 상반기 매출액은 386억원을 기록한 반면, 순손실은 594억원으로 매출액 규모를 훌쩍 넘어섰다.

 

퀀텀온은 지난해 고대웅 씨 등 한강 그룹 측 인물들로부터 대한종건 지분 100%를 200억원에 사들였다. 퀀텀온은 당초 현금으로만 대금을 치르겠다고 밝혔지만 잔금일정은 수차례 변경됐고, 잔금 중 일부를 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로 대납했다. 이후 회사는 대한종건과의 합병도 시도했지만 수차례 미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퀀텀온의 재무 구조 개선이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회사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는 "의견 거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대한종건을 매각하거나 자본을 보충해야 하는 상황으로 보인다"며 "200억원 주고 산 대한종건이 600억원 손실이 났기에 매각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퀀텀온의 대규모 자금 납입이 수차례 지연되는 등 자금 조달 가능성에도 의문부호가 붙었다. 회사는 최근 100억원 규모 11회차 CB 납입 예정일을 오는 29일로 변경했다. 최초 납입 예정일은 지난 4월이었지만 수차례 지연됐고, 넥스트에라테크놀로지펀드로 대상자가 변경됐다. 이 펀드는 지난 2020년 한송네오텍(상장폐지 심사 중)이 예고한 100억원 CB 발행 과정에 등장해 자금을 납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뤄지지 않았고 대상자는 변경됐다.

 

아울러 바이오트랜스큐어2호 투자조합을 대상으로 하는 60억원 규모 유증 납입일도 오는 27일로 변경됐다. 최초 납입일은 지난 5월이었지만, 수차례 납입이 지연되고 있다. 또한 퀀텀온이 지난달 예고한 20억원 규모 유증 납입도 다음달 4일로 미뤄졌다. 납입 대상자는 정민 씨 였으나 지난 13일 윤용태 씨로 변경됐다. 윤 씨는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로 지난 3월 퀀텀온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이와 관련해 연구실에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다.

 

깜깜이 전환·행사가 조정..분주한 '메자닌 털이' 준비

 

 

퀀텀온은 최근 주주총회를 열고 양자배터리 및 전기차 관련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지난달에는 서울대 전력연구소와 양자배터리 기술 확보를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도 밝혔다. 이와 관련해 회사 측은 "양자배터리의 실현 가능성을 증명하고 관련 기술을 선점해 글로벌 기업으로 탈바꿈을 준비하고 있다"고 공언했다.

 

이와 함께 회사는 CB, BW의 발행조건 변경과 관련된 의안도 의결했다. 기발행 메자닌의 전환·행사가를 변경하고, 리픽싱 한도도 낮춘 것으로 보인다. 이에 신사업 진출 발표가 사실상 메자닌을 털기 위한 발판으로 활용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주총을 통해 전환·행사가 변경을 의결했지만 관련 공시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전환·행사가를 대폭 하향하면 상장 가능한 신주 수는 대폭 늘어나 기존 주주들의 지분 희석이 불가피해진다.

 

하지만 현재 이와 관련된 제도는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주주총회 공고안에 세부적으로 조정가를 얼마나 변경할 것인지 공시할 의무는 없다"며 "사채권자와 협의 이후 공시하는 방식으로 기한은 정해져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현재 퀀텀온의 기발행 메자닌 규모는 총 285억원에 달한다. 이 중 일부는 대한종건과 소방업체 수 등 타법인 지분 취득 과정에 활용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퀀텀온은 재작년 메리츠증권을 대상으로 총 270억원 규모의 CB와 BW를 발행했다. 이후 회사는 50% 콜옵션(매도 청구권)을 행사했고, 이렇게 취득한 회사채를 소방업체 '수' 지분 취득 과정에 대납했다. 거래 상대방은 메타버셜그룹과 에스에스매니지먼트로 모두 실체가 불분명하다.

 

메타버셜그룹은 서울 여의도 소재 공유오피스에 이름만 올리고 있을 뿐 실질적인 영업활동 흔적을 발견할 수 없었다. 또한 에스에스매니지먼트 등록 주소지는 이 업체 대표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정용근 씨가 거주하는 서울 문래동 소재 아파트로 확인됐다.

 

 

실질적으로 수 지분을 매도한 주체는 과거 라임펀드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김 모 씨로 확인됐다. 이 업체들은 사실상 비히클(이동 수단)로 활용된 것. 같은 시기 지분 공시에 등장한 김상규 씨도 김 모 씨의 지인으로 드러났다.

 

지난 4월 지분 공시에 따르면 김 모 씨는 BW의 신주인수권을 행사한 뒤 약 65만여주를 장내 매도했고, 60억원 규모 CB는 보유 중이다. 김 모 씨는 "수 지분 매각 당시 회사 측의 요구가 있어서 지인과 회사채를 나눠서 보유하게 됐다"며 "현재 보유 중인 주식은 없고 CB는 모두 회사 측에 빌려준 상태"라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퀀텀온은 대량의 메자닌을 보유 중이다. 지난 5월 메리츠증권의 풋옵션(조기 상환 청구) 행사로 인해 메자닌을 취득한 것. 이에 퀀텀온이 보유 중인 대량의 메자닌을 털어내기 위해 신사업 진출 공언과 전환가 조정 등을 활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퀀텀온 관계자는 "드릴 말씀이 없다"며 "나중에 전화를 드리겠다"고 답변한 뒤 연락이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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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희 기자 brightman@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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