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25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 '차세대 유니콘, K-플랫폼의 가치를 조망한다' 전문가 토론회에서 발표하는 경나경 싱가포르국립대 교수. 사진ㅣ배달의민족
인더뉴스 이종현 기자ㅣ배달플랫폼에 시장 혁신 및 재투자가 가능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경나경 싱가포르국립대학교(NUS) 정보시스템 및 데이터분석학과 교수는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차세대 유니콘, K-플랫폼의 가치를 조망한다' 주제의 전문가 토론회에서 배달플랫폼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국회 디지털경제 3.0포럼이 주최,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주관한 이날 행사에는 업계 및 학계 전문가, 교수 등이 참석해 국내 플랫폼 성장이 산업 전반에 미친 영향과 미래 방향성에 대한 발표 및 토론을 진행했습니다.
경 교수는 'K-플랫폼을 통한 한국 외식산업의 성장: 왜 규제보다 진흥인가'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배달플랫폼의 시장 기여 효과와 싱가포르 등 해외 사례 및 국내 플랫폼 규제 흐름을 비교 발표했습니다. 또 배달플랫폼이 외식산업과 업주 등 이해관계자 성장에 미친 영향을 설명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 '외식업체 경영 실태조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배달앱 이용 음식점의 경우 미이용 음식점 대비 연간 매출액이 7067만원, 영업이익은 655만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영세 업주의 매출 증가 효과는 더 컸습니다. 신용카드 결제 데이터 80만건을 분석한 결과, 배달앱을 통한 소규모 음식점의 매출 증가율은 97.6%로 대규모(매출 규모 기준) 음식점 매출 증가율(8.6%) 대비 10배가량 높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경 교수는 "배달 플랫폼은 이용 업주에 추가 매출 증대, 수익성 개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외식 산업 전반의 성장을 이끌었으며 코로나, 불경기 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외식시장 위축 및 상권 쇠퇴를 방어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라면서 "여러 국내 연구 및 데이터 분석 결과를 보면 배달앱이 폐점률을 낮추고 상권 활성화에 기여한 것을 알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실제 전국 1161개 상권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배달플랫폼 이용 음식점 비중이 4.3% 증가하면 폐점률은 0.9%p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용카드 사용 데이터와 서울시의 '우리마을가게 상권분석 서비스' 창업률 및 폐업률 데이터 분석 연구에서도 배달앱 소비가 1% 증가할 때마다 폐업률은 평균적으로 0.0012%p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경 교수는 "배달플랫폼에 대한 규제가 강했다면 한국 외식산업은 지금처럼 성장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며 "플랫폼에 대한 국내 규제 흐름 및 정책 환경이 오히려 시장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발표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의 디지털 규제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85개국 중 51위로 미국·독일·일본·캐나다 등(디지털 규제지수 0.1 미만)과 비교해 2배 이상 높은 수치입니다.
경 교수는 실제 해외 사례와의 비교를 통해 국내 수수료 논란 및 온라인플랫폼법 논의 등에 대한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그는 "앞서 배달 수수료 상한제를 도입했던 미국 역시 해당 조치를 폐지했으며 '네거티브 규제'가 원칙인 싱가포르는 글로벌 플랫폼 '그랩'을 배출해 업주-라이더-고객 등 시장 전체의 이익을 혁신적으로 증가시켰다"고 설명했습니다.
AI를 활용한 해외 사례 소개에서는 '그랩'의 경우 AI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 및 혁신을 통해 주문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을 예측해 라이더 동선이나 배차를 관리함으로써, 라이더 수익이 21% 상승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일단 허용' 기조로 싱가포르는 '2023년 아시아 태평양 지역 AI 준비 지수'에서도 전반적인 AI 준비도 점수 1위(70.1점)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경 교수는 "배달플랫폼 규제는 배달앱 업체뿐만 아니라 외식 산업과 시장 전체의 성장 및 발전을 막을 수 있다"며 "플랫폼이 혁신과 서비스 발전을 통해 시장 전반을 성장시키고 스스로 재투자를 확대해 시장 참여자들의 이익이 함께 늘어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