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박한나 기자] KDB생명보험에서 4개월 전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임원이 영업본부장에 다시 선임됐다. 이에 KDB생명 노동조합은 산업은행의 부당한 인사 개입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KDB생명보험 노조는 18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사 앞에서 KDB생명의 부당인사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KDB생명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SIG파트너스 컨설팅 업체의 자문으로 인사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KDB생명 노동조합 측은 “지난해 KDB생명 230명의 노동자들이 희망퇴직이라는 이름으로 구조조정을 당했다”며 “그때 경영실패의 책임을 지고 퇴직했던 임원이 4개월 만에 영업본부장으로 임명되는 인사는 철회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은 자회사인 KDB생명에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지원을 결정했다. 이런 결정을 위해 KDB생명은 희망퇴직과 우리사주 매입 결정, 임금동결 등을 진행하며 KDB생명 직원들과 고통을 분담한 바 있다.
이번 인사는 산업은행이 배후라는 것이 KDB생명 노조의 주장이다. 산업은행이 그들이 임명한 KDB생명의 경영진마저 배제하고 SIG파트너스라는 컨설팅업체의 자문을 통해 KDB생명에 부당한 인사를 하고 있다는 것.
KDB생명 노조 관계자는 “이미 경영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임원이 몇 달 만에 경영 능력을 회복할 수는 없다”며 “SIG파트너스에 밉보이면 임원이든, 팀장이든 한순간에 날아간다는 소문은 KDB생명의 모든 구성원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KDB생명은 매각이슈에 노출된 탓에 영업경쟁력은 갈수록 악화됐고, 회사는 고이율 저축성 상품 판매에만 열을 올렸다”며 “우량 채권을 팔아 흑자기업이란 껍데기를 유지하는 모든 과정은 산업은행의 승인 아래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KDB생명 노조는 SIG파트너스 컨설팅을 통해 임명된 인사의 정확한 원인을 밝히고 인사를 바로잡을 때까지 투쟁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와 관련, 회사는 정상적인 인사라고 맞서고 있다. KDB생명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회사 인사규정과 대표이사의 승인 아래에서 정상적으로 진행된 인사”라며 “회사가 작년에 계약한 외부 컨설팅 업체인 SIG파트너스의 자문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