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박민지 기자ㅣKB국민은행에 이어 KEB하나은행까지 통신사와 손잡고 본격적으로 알뜰폰 서비스에 나서고 있습니다. 통신사 고유 영역이었던 알뜰폰시장에 은행권들이 뛰어드는 이유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사들이 잇따라 통신 3사의 이동통신망을 빌리거나 통신사와의 제휴를 통해 알뜰폰 서비스를 시작하거나 선보일 계획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금융상품 실적에 따라 통신요금을 할인해 주는 방식입니다.
국민은행은 금융권에서 가정 먼저 알뜰폰시장에 진출했습니다. 통신사 LG유플러스와 손잡고 가상통신망서비스(MVNO)인 ‘리브 M’을 출시해 지난 4일부터 가입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으로 리브M 가입 신청을 하면 집으로 유심(USIM: 범용 가입자 식별 모듈)을 배달해주는데요. 휴대폰에 유심을 꽂으면 KB금융 관련 앱이 깔리며 각종 금융거래를 할 수 있습니다.
국민은행의 고객이면서 KB국민카드를 많이 쓰는 사람에게는 통신요금을 월 최대 3만 7000원까지 할인해 줍니다. 이렇게 되면 LTE 요금은 무료, 5G 요금은 최저 월 7000원만 내면 됩니다. 기존 통신요금 대비 50~95% 저렴하다는 분석입니다.
또 기존 통신사에서는 볼 수 없었던 친구 간 결합 할인 등 새로운 서비스도 다양하게 선보일 예정입니다. 남은 데이터는 포인트로 전환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하나은행도 알뜰폰시장에 진출했습니다. 하나은행은 SK텔레콤, 알뜰폰 사업자인 SK텔링크과 손잡고 알뜰폰 고객이 하나은행으로 급여나 4대 연금 등을 자동이체하면 통신요금을 할인해주는 요금제를 이르면 연내 출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특히 하나은행은 국민은행과 다르게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 혜택도 결합해 제공합니다. 새로 선보일 요금상품에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웨이브(Wavve)’, 음악 플랫폼 ‘플로(FLO)’ 등의 혜택을 결합했습니다.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해 차별화된 서비스로 공략할 예정입니다.
이처럼 은행권이 알뜰폰 사업에 잇달아 뛰어는 이유는 비대면 금융거래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고객 유치전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입니다. 또 IT기업들이 다양한 금융상품을 출시하면서 위기를 느낀 대응책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은 지난 1일 국민은행 창립 18주년 기념식에서도 리브M 사업을 강조했습니다. 허 행장은 “리브M의 성공적인 출시는 의미 있는 디지털 금융영토 확장”이라며 “앞으로는 신흥국을 넘어 선진국시장까지 금융영토를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지난달부터 오픈뱅킹 시범서비스가 실행되면서 금융서비스 경쟁도 본격화 됐습니다. 이에 은행권은 알뜰폰 사업을 통해 새로운 고객 유치 뿐만 아니라 디지털 금융 확장 효과도 기대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은행권 관계자는 “IT기업에서도 다양한 금융상품이 나오면서 이제 은행이 금융상품을 통해 고객을 유치하는 것은 포화상태”라며 “이동통신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가진 통신사와 협업해 저렴한 요금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빠르게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은행권은 이같은 서비스를 통해 얻어진 고객 정보는 다양한 금융상품을 개발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