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 책임자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지난 여름 서울 성북동에 마련된 재계 만찬 자리에서 만났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한국을 방문한 손정의 회장과 국내 기업 오너들과 만나는 자리를 마련했는데요. 당시 만찬장에서 나눈 대화의 주된 주제는 인공지능(AI)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4개월 후 한국과 일본의 글로벌투자 전문가 두 사람이 손을 잡습니다. 국내 1위 인터넷업체를 만든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 책임자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합작회사 설립을 협의 중인데요.
14일 외신과 업계 등에 따르면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LINE)과 일본 소프트뱅크 손자회사인 야후재팬이 경영통합을 추진 중입니다.
야후재팬은 일본의 가장 큰 검색포털 업체인데요. 일본 내 메신저 시장 선두주자인 라인과 통합되면, 순식간에 일본의 검색시장과 메신저 시장을 동시에 리드하게 됩니다. 업계에 따르면 라인은 일본에서 이용자 약 8000만명을 확보하고 있으며, 야후재팬 사용자는 5000만명에 달합니다.
라인은 14일 자사와 Z홀딩스 합병 보도에 대해 “지속적으로 합병을 포함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인정했는데요. 야후재팬의 모회사인 Z홀딩스는 일본 언론을 통해 “협의 중이고, 결정된 바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업계는 포털과 메신저 공룡이 만나 어떤 시너지를 낼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현재 글로벌 IT업체는 미국과 중국 기업 중심으로 재편돼 있는데, 한-일 합작사가 시장을 흔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합병이 성사되면 네이버와 라인, 소프트뱅크 등 3사에 상당히 긍정적이다”면서 “네이버는 자회사 가치를 키우고 한국과 일본 시장에서 의미있는 시장을 선점해 글로벌 인터넷 회사로 도약이 가능해진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습니다.
포털과 메신저, 간편결제 등을 결합한 ‘매가앱’ 탄생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글로벌 IT 업체가 금융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만큼, 검색과 메신저, 결제, 쇼핑, 콘텐츠 등을 금융과 엮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그 동안 야후재팬과 라인 역시 간편결제 분야에 거액을 투자하며 시장에서 엎치락뒤치락 해왔습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바일메신저와 포털이 결합한다는 점에서 검색과 뉴스, 모바일메신저, 결제, 쇼핑, 콘텐츠 등 인터넷과 커머스 시장, 핀테크, 콘텐츠 산업을 아우르는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