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 한진칼 대표이사에 서신 보내..“현 경영진 지지”
3자연합 “건강상 이유로 사퇴한 것..후보 추천 이유도 충분히 설명했다”
인더뉴스 박경보 기자ㅣ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끌어내리려는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궁지에 몰렸습니다. 앞서 한진칼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했던 김치훈 씨가 사퇴를 결정했기 때문인데요. 표면상의 이유는 ‘건강문제’였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조 전 부사장이 이끄는 3자 주주연합의 힘이 떨어져 가는 모양새입니다.
18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 측이 한진칼 사내이사 후보로 내세운 김치훈 전 한국공항 통제본부장 상무가 사퇴 의사를 전했습니다. 한진그룹 출신(KALMAN)으로서 회사의 입장을 이해하고 현 경영진을 지지한다는 게 김 전 본부장의 입장입니다.
김 전 상무는 지난 17일 한진칼 대표이사 앞으로 서신을 보내 “3자연합이 본인을 사내이사 후보로 내정한 데 대해 이 자리를 빌어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며 “3자연합이 주장하는 주주제안에 동의하지 않으며, 본인의 순수한 의도와 너무 다르게 일이 진행되고 있음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김 전 상무가 사내이사 후보를 자진 사퇴하자 3자연합은 즉각 해명했습니다. 김 전 상무에게 사내이사 후보로 내세운 이유를 충분하게 설명했고, 사퇴 이유는 ‘건강문제’ 때문이라는 게 핵심 내용입니다.
이날 3자연합은 보도자료를 통해 “김 후보자는 오늘 새벽 본인이 심각한 건강상의 이유로 인해 업무를 수행할 수 없음을 알려왔다”며 “저희는 이러한 일에 흔들림 없이 계속 한진그룹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조 전 부사장은 지난 1월 31일 KCGI·반도건설과 함께 3자연합을 결성하고 경영권 분쟁에 불을 붙였는데요. 이들은 다음달 열릴 한진칼 정기주총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연임을 막고 회장직에서 끌어내리겠다는 뜻을 확실히 밝힌 상태입니다.
이에 3자연합은 지난 13일 조 회장의 한진칼 사내이사 연임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주주제안서를 제출했습니다. 제안서에는 조 회장 대신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 배경태 전 삼성전자 중국총괄 부사장, 김치훈 전 한국공항 상무 등을 사내이사로 추천한다는 의견도 포함됐는데요. 하지만 정작 사내이사 추천 후보자가 3자연합 대신 기존 경영진에 힘을 실어준 꼴이 됐습니다.
당시 3자연합은 “사내이사 추천 후보자들은 한진그룹의 변화를 위해 꼭 필요한 경험과 능력을 인정받은 사람들”이라며 “새로운 전문경영인들의 경영을 통해 한진그룹이 현재의 위기를 벗어나고 더욱 성장, 발전할 수 있는 길로 들어설 것이라 확신한다”고 후보 선정 기준을 밝힌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