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박민지 기자ㅣ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9일 통화정책 결정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0.75%로 동결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해 앞서 긴급히 금리를 인하하고 유동성 공급 방안을 내놓은 만큼 당분간 정책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취지로 풀이됩니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달 16일 임시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인 연 0.75%로 0.50%포인트 전격 인하했습니다.
또 지난달 26일에는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방식을 통해 무제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안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시장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한국형 양적완화(QE)'라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채권시장안정펀드 등 금융시장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긴급 유동성 대책도 본격 가동에 들어간 상황입니다.
정부와 한은의 유동성 대책에도 불구하고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중심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속속 실물지표로 드러나면서 금융시장에 위험회피 심리가 커진 탓입니다.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앞으로 한은이 신용확대 등 유동성 공급과 관련한 추가 조치를 내놓을지에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 동결 발표 후 공개시장운영 증권매매 대상증권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공개시장운영 단순매매 대상증권에 ▲중소기업금융채권 ▲수출입금융채권 ▲주택금융공사 주택저당증권(MBS)을 포함하는 내용의 공개시장운영규정 개정안을 의결했습니다. 이같은 조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입니다.
한은은 이번 조치로 금융기관들의 자금조달이 용이해지고, 자금 조달 비용도 낮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은행이 산은채 등 특수은행채 매입을 통해 금융기관에 자금을 공급하게 되면 특수은행들은 보다 낮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회사채 매입에 활용하면 채권시장 안정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한은은 이번에 특수은행뿐 아니라 주택금융공사 주택저당증권(MBS)도 단순매매 대상증권으로 포함시켰습니다. 이는 안심전환대출 등으로 MBS 보유 규모가 크게 늘어난 은행들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의도입니다.
이와 함께 한은은 현행 환매조건부(RP) 매매 대상증권과 대출 적격담보증권에 예금보험공사 발행채권도 포함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조치는 오는 14일부터 시행되며, 유효기간은 내년 3월 31일까지입니다. 다음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는 오는 5월 28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