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정재혁 기자ㅣ지난해 ‘편의점 ATM(현금자동입출금기) 수수료 무료’ 서비스로 시작된 편의점과 은행 간 협업이 이제는 은행 퇴직자에 대한 ‘편의점 창업 지원’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편의점 입장에선 비교적 검증된 예비 점주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은행 입장에서도 퇴직을 염두에 둔 직원들에게 나름의 복지 혜택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서로 ‘윈윈(win-win)’이라는 평이다.
8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대표 정승인)은 신한은행(은행장 진옥동)과 전략적 제휴를 위한 상호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업무협약의 내용은 ▲은행 임직원 대상 창업 컨설팅 진행 ▲퇴직 직원 및 임직원 가족들을 위한 창업조건 우대 ▲가맹점주 금융서비스 지원 ▲고객 마케팅 공동 추진 ▲복합점포개발 등이다.
특히, 세븐일레븐은 신한은행 퇴직 직원과 임직원을 대상으로 ‘특별 창업 컨설팅’도 진행한다. 구체적으로 창업을 희망하는 직원들에게는 6개월 간 점포를 직접 운영할 수 있는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
세븐일레븐에 앞서 GS25(사장 조윤성)도 지난달 19일에 우리은행(은행장 손태승)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우리은행 퇴직자, 퇴직예정자를 대상으로 GS25 편의점 창업을 지원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GS25는 창업 희망자에게 단계별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GS25 창업컨설팅 전문가가 우리은행을 직접 방문해 설명회를 진행하고, 창업 희망자에게 편의점 개발 전문가를 1대1로 매칭해 준다. 해당 전문가는 창업 희망자에게 상권 분석 결과와 예상 매출 등을 상세히 안내한다.
편의점과 은행의 이러한 협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시중은행들이 편의점 ATM 이용 고객들에게 수수료 무료 혜택을 제공한 것이 대표적이다. GS25가 KB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과 협업하는 등 가장 활발했고, 세븐일레븐도 KB국민은행과 협업 중이다.
은행의 경우 모바일 이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기존 오프라인 점포와 직원 수를 줄일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전국 방방곡곡에 위치한 편의점의 ATM을 지점처럼 활용함으로써 비용을 줄일 수 있고, 편의점도 집객 효과를 누릴 수 있어 매출에 도움이 된다.
아울러, 편의점 입장에서 앞으로 더 늘어나게 될 은행 퇴직자는 잠재적인 편의점 창업 희망자가 될 수 있다. 편의점 업계는 최저임금 인상률이 두 자릿수를 찍은 지난 2017년부터 신규 점포 증가세가 크게 둔화된 상태다.
이와 관련,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은 은행과 생활금융서비스 측면에서 제휴를 많이 하고 있다”며 “창업 지원과 더불어 양사 간에 복지나 편의에 도움되는 제도를 통해 직원 만족도를 높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