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창 열기 인더뉴스 부·울·경

Zoom in 줌인

보험영업 트렌드, ‘가성비 → 가심비’ 이동 가능할까?

URL복사

Monday, January 29, 2018, 06:01:00

손보업계, ‘고위험·고보장 車보험’ 내놔..생보업계는 ‘헬스케어’ 등 특화서비스 주목
“‘가성비 마케팅’이 주류였지만, 상품 간 차이 작고 가계소비여력 감소로 시장변화”

[인더뉴스 정재혁 기자] 최근 보험업계에 ‘가심비(價心比)’ 바람이 서서히 불고 있다. 가심비란 ‘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도’를 뜻하는 신조어로, 낮은 가격에 중점을 둔 ‘가성비(價性比)’가 대세인 보험업계에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일부 보험사들이 설계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연초 영업 교육 시간에 ‘가심비’를 올해 영업전략의 주요 콘셉트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형 손보사의 전속 설계사는 “며칠 전 회사에서 제공하는 영업 역량 강화 교육에 다녀왔는데, 회사 측에서 올해 영업 포인트로 ‘가심비’를 적극 추천해 줬다”며 “어떤 식으로 영업에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가심비’는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지난해 출간한 ‘트렌드코리아 2018’에서 처음 언급된 신조어다. ‘가격 대비 성능’을 의미하는 ‘가성비’가 낮은 가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가심비는 소비에 따른 심리적 만족도에 주목한다. 즉, 더 이상 가격이 상품이나 서비스 선택의 첫 번째 기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 보험업계, 상품 영업 여전히 ‘가성비’가 대세

소비 트렌드 변화에 민감한 식품·유통업계 등이 이미 가심비를 마케팅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과 달리, 보험업계는 여전히 가성비가 대세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상품 간 차별성이 떨어지는 보험상품의 특성상 가격 경쟁력을 내세울 수밖에 없다고 보험업계 관계자는 설명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별로 매년 다양한 종류의 상품을 출시하고 홍보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상품 간 차별성을 찾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결국 소비자들의 눈에 가장 띄는 건 ‘가격(보험료)’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가성비 트렌드 유행에는 ‘국내 경제사정 악화’라는 외적 요인도 한 몫했다. 지난 몇 년 간 경제 악화로 인해 가계의 소비여력이 줄어들자, 많은 보험사들은 보험료가 싼 대신 해지환급금을 줄인 ‘무해지·저해지 환급형’ 상품 판매에 주력했다. 대표적인 가성비 상품들이다.   

보험료가 보험상품 선택의 최우선 기준으로 자리잡으면서, 정부 차원의 보험료 비교 사이트(보험다모아)까지 생겨났다. 특히, 사실상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의 경우 담보 구성에 있어 전 보험사 상품이 ‘대동소이(大同小異)’해 가격에 가장 민감한 보험상품이 됐다.    

이는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에서 CM(Cyber Marketing)채널의 비중을 늘리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같은 상품을 판매채널(대면, TM, CM)별로 비교했을 때 보험료 수준이 가장 낮기 때문이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CM채널을 통한 자동차보험 가입률은 2012년 5.7%에서 2016년 17.5%로 4년새 3배 이상 늘었다.

◇ 마음을 충족시키는 新트렌드 ‘가심비’ 전략 새바람 불까?

무조건 저렴한 보험상품을 권유하고 선택하는 ‘가성비’ 트렌드에 대해 업계 일각에선 강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보험상품은 담보 구성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인데, 오로지 가격이라는 기준 하나만으로 선택하게 될 경우 부작용이 심각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피해를 입는 건 결국 보험가입자다.

현재 가격에 가장 민감한 상품인 자동차보험이 대표적이다. 잘 알아보지 않고 단순히 최저가를 찾아 가입하게 되면, 보장이 충분치 않기 때문에 막상 사고가 나도 제대로 보상을 못 받는 사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싼 게 비지떡’이라는 뜻이다.

이런 문제점을 인식한 일부 손해보험 설계사들은 역으로 ‘고(高)비용 고(高)보장’ 자동차보험 영업 전략을 통해 높은 실적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설계사 스스로 전문성을 갖추고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비용은 결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 가심비 마케팅의 전형으로 볼 수 있다.

모 손보사 관계자는 “설계사가 자동차보험을 왜 고보장으로 가입해야 하는지를 고객에게 잘 설명하면, 의외로 많은 고객들이 비용에 개의치 않고 청약서에 곧장 사인한다”며 “이렇게 인연을 잘 맺으면 나중에 추가 계약도 잘 나오기 때문에 탁월한 영업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종신보험을 중심으로 영업을 펼치는 생명보험 설계사들은 손보 설계사들과 전략을 달리 가져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망을 보장하는 종신보험의 특성상 보험료 수준이 기본적으로 높기 때문. 따라서, 고비용에 상응하는 부가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가 보험사 및 설계사의 경쟁력이 될 전망이다.

현재 부가 서비스의 가장 대표적인 예는 ‘헬스케어서비스’다. 단순히 건강습관 등을 반영한 보험료 할인을 넘어, 생애 전기간 건강관리 코칭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준으로 발전 중이다. 특히, AIA생명은 지난해 ‘헬스케어 컨설팅 전문가 과정’을 개설해, 전속 설계사(MP)들을 헬스케어 전문가로 육성 중이다.

AIA생명 관계자는 “작년 말까지 400명에 가까운 설계사들이 헬스케어 컨설팅 과정을 이수했고, 영업 현장에서의 반응도 좋다”며 “고비용 상품이 많은 생보업계의 특성을 고려하면, 앞으로 비용 대비 소비자들에게 만족도를 줄 수 있는 서비스 개발이 필수”라고 말했다. 

English(中文·日本語) news is the result of applying Google Translate. <iN THE NEWS> is not responsible for the content of English(中文·日本語) news.

배너

정재혁 기자 jjh27@inthenews.co.kr


‘기업 밸류업’ 가이드라인 공개…‘쪼개기상장’ 시장에 설명 권고

‘기업 밸류업’ 가이드라인 공개…‘쪼개기상장’ 시장에 설명 권고

2024.05.02 16:14:17

인더뉴스 문승현 기자ㅣ금융당국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핵심인 '기업가치 제고계획' 수립 원칙과 세부 작성법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내놓았습니다. 밸류업 당사자로 새로운 형태의 공시라는 숙제를 받아든 상장기업에 길라잡이를 제시해 이행 초기 혼란을 최소화하고 적극적인 밸류업 프로그램 동참을 독려하기 위한 조처로 받아들여집니다. 하지만 기업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배구조'를 한국증시 주요 저평가 요인중 하나로 지목하고 개선방안 공시를 권고하면서 일선 기업들의 수용성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금융위원회는 2일 한국거래소·자본시장연구원과 함께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2차세미나를 열고 '기업가치 제고계획 가이드라인(안)'을 공개했습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기업가치 제고계획 흐름도를 '기업개요-현황진단-목표설정-계획수립-이행평가-소통'으로 구성했습니다. 먼저 '기업개요'에는 기업가치 제고계획이 그 자체로 기업에 대한 완결성 있는 보고서로 기능할 수 있도록 업종, 주요 제품·서비스, 연혁, 재무상태 등 기본적인 정보를 기재합니다. '현황진단'은 기업의 사업현황에 대해 시장환경·경쟁우위요소·리스크 등을 입체적으로 진단하고 다양한 재무·비재무 지표 중 중장기적인 가치제고 목적에 부합하는 핵심지표를 선정·분석하는 단계입니다. 주요 재무지표는 ▲PBR(주가순자산비율), PER(주가이익비율) 등 시장평가 ▲ROE(자기자본이익률), ROIC(투하자본이익률), COE(주주자본비용), WACC(가중평균자본비용) 등 자본효율성 ▲배당(금액·성향·수익률), 자사주(보유분·신규취득·소각내역), TSR(총주주수익률) 등 주주환원 ▲매출액·영업이익·자산 증가율 등 성장성 ▲자산 포트폴리오(영업·비영업자산), FCF(잉여현금흐름), 부채비율 등 기타로 분류해 다각적인 지표를 예로 제시했습니다. 비재무지표는 지배구조 관련 일반주주 권익제고, 이사회 책임성, 감사 독립성을 위한 여러 요소를 기존 '기업지배구조보고서' 공시항목 및 기관투자자 등 시장참여자가 주목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합니다. 가령 상장기업이 성장성 높은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한 뒤 분할자회사를 상장하는 모자회사 중복상장 이슈가 있다면 기업은 모회사 일반주주 권익을 보호·증진하는 계획을 설명하거나 물적분할 후 분할자회사를 비상장 완전자회사로 유지하는 계획을 밝히는 소통을 할 수 있습니다. 이른바 '쪼개기 상장'은 핵심사업부를 자회사로 쪼개 신규상장하면서 모회사 기업가치를 떨어뜨리고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가 훼손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습니다. 또 다른 예로 상장기업 지배주주 및 그 특수관계인의 비상장 개인회사 보유 이슈가 있는 경우 상장기업과 비상장 개인회사간 이해상충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정확한 사실관계와 향후 계획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가이드라인은 감사위원 분리선출을 통한 감사 독립성 강화도 좋은 예시로 기업은 감사위원 분리선출 현황과 향후 계획을 밝힐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목표설정'에서는 일시적·임시방편적 개선이 아닌 중장기 목표를 제시합니다. 중장기적 사업전략없이 단기적인 주가부양만을 목표로 하는 것은 기업가치 제고계획 취지와 부합하지 않는다고 가이드라인은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계량화된 수치로 명료하게 제시하는 것이 권장되지만 정성적인 서술 또는 구간제시 등 다양한 방법의 목표설정도 가능합니다. '계획수립'에서 기업은 목표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작성하며 사업부문별 투자, R&D확대, 사업 포트폴리오 개편, 자사주 소각·배당 등 주주환원, 비효율적인 자산처분 등 다양한 사업전략적·재무적 계획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기업은 연 1회 공시 사이에 어떤 노력을 이행했는지 잘된 점과 보완 필요사항을 기재(이행평가)하고 주주·시장참여자 의견이 경영에 반영될 수 있는 공식적인 프로세스를 구축해 쌍방향 '소통'을 확대합니다. 상장사 이사회는 경영진이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적절히 수립·이행하는지 감독하고 필요하다면 이사회 보고, 심의 또는 의결을 거치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금융위는 강조합니다. 공시는 연 1회 등 주기적 공시와 외국인투자자를 위한 영문공시 병행이 권장되며 예고공시도 가능합니다. 이번 기업가치 제고계획 가이드라인·해설서 제정안은 최종 의견수렴을 거쳐 이달중으로 확정·발표될 예정입니다. 이후 준비가 되는 기업부터 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KIND)을 통해 공시를 시작합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날 축사에서 "기업 밸류업은 긴 호흡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이며 기업가치 제고계획 가이드라인은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와 유관기관은 밸류업 세제 지원방안 마련·발표, 코리아 밸류업 지수 개발, 연계 상장지수펀드(ETF) 상장, 우수기업 표창 등 과제를 차질없이 추진하며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