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문혜원 기자] “최근 일어난 금융 사건들은 금융기관 임직원의 책임의식과 조직문화가 여전히 미흡하다는 것을 반영한다. 금융기관 내부통제 수준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낸 부끄러운 사건이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0일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금융기관 내부통제 혁신 TF’ 1차 회의 자리에서 한 말이다.
금융감독원은 오는 9월부터 금융기관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혁신방안을 선보인다. 최근 삼성증권 배당사고, 미국 NH농협은행 뉴욕지점, 은행권 채용비리 사건 등을 겨냥한 본격적인 개선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21일 금감원에 따르면, TF(금융기관 내부통제 혁신 구성원)를 발족해 금융사의 내부통제 혁신방안을 만들어 오는 9월 발표한다. 고동원 성균관대학교 교수와 이시연 한국금융연구원 박사, 법무법인 지평 심희정 변호사 등 외부 전문가 6명으로 구성했다.
이번 TF는 논의의 객관성과 중립성을 위해 금감원 관계자나 금융회사 임직원은 배제했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금감원은 금융사고의 대표적인 사례로, 지난 4월 삼성증권 배당사고 건을 꼽았다.
우리사주 조합원에게 28억1000만원의 현금배당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담당 직원의 실수로 28억1000만 주가 착오 입고됐다. 발행 총량을 초과하는 ‘유령’ 주식이 증권사 직원이 누른 버튼 하나에 발행될 수 있다는 사실에 증권시스템 전반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훼손됐다.
또 지난해 12월, 미국 농협은행 뉴욕지점이 뉴욕주 감독청(DFS)로부터 1100만 달러의 제재금을 부과 받았다. 자금세탁방지 업무를 비용으로만 여기는 경영진의 인식 탓에 본점의 관리·감독이 소홀하다는 게 주된 이유였다.
이밖에 ‘KT ENS 대출사기’(2014년), ‘모뉴엘 대출사기’(2015년), ‘육류담보 대출사기’(2016년) 등 금융권 대출사기가 끊이지 않는 것은 담보확인과 사후관리가 미흡했다는 평가다. 지난 2012~2013년 3개 카드사에서 벌어진 고객정보 유출사태 역시 안이한 내부통제 사례로 꼽힌다.
금감원은 최근 채용비리 근절과 관련해 금융사 영업행위에 대한 윤리의식을 높여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윤석헌 원장은 앞서 4일 은행권에서 마련 중인 채용절차 모범규준을 다른 금융업권으로 확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원장은 “금융기관의 내부통제는 건전경영, 소비자보호와 금융시장 질서 유지를 위한 핵심요소”라며 “견고한 내부통제는 수익과 성장 기반이라는 인식 대전환이 절실히 필요하며, 내부통제 사고를 야기하는 원인을 면밀히 파악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TF구성원들은 향후 해외 주요국 사례 등을 참고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합리적인 혁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금융기관 내부통제 강화를 통한 금융산업 발전에 일조하겠다는 각오다.
고동원 내부통제 혁신 TF 위원장은 “내부통제는 금융기관 업무 전반에 걸쳐 있다”며 “지배구조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 다양한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