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정재혁 기자] 올해 국회 국정감사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어떤 금융사 CEO 혹은 임원급 인사가 증인으로 출석하게 될지 관심사다. 특히, 지난 2년간 국정감사에 빠지지 않고 출석한 삼성생명은 최근 불거진 즉시연금 문제로 인해 올해도 출석이 유력하다는 평이 많다.
또한, 채용비리 사태로 논란을 빚은 은행권도 유력한 출석 대상으로 꼽힌다. 채용비리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의혹이 제기된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등 거물급 인사들의 증인 소환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4일 국회‧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국정감사는 내달 10일부터 29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금융기관 감사를 담당하는 정무위원회는 금융사 관계자 등이 포함된 일반증인‧참고인 명단을 국정감사 시작 1~2주 전에 공식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정무위가 신청한 일반증인 및 참고인은 총 44명(증인 32명, 참고인 12명)이며, 이 가운데 금융사 임원급 인사는 총 5명이었다.
방영민 전 삼성생명 부사장(현 삼성선물 대표)을 비롯해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이대훈 NH농협은행장(당시 농협중앙회 상호금융대표이사),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 등이다. 해당 5명은 모두 출석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의 요청으로 출석한 방 전 부사장은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과 관련된 내용을 질의받았다. 현행 보험업 감독규정상 공정가격(시가) 대신 취득원가를 기준으로 계열사 주식보유 한도를 계산하도록 한 것에 대한 문제 제기다.
삼성생명은 지난 2016년도 국정감사 때에도 보험업 관계법령 위반과 관련해 김남수 부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한 바 있다. 삼성생명이 삼성생명공익재단에 매년 200억원씩 기부하는 것이 특수관계인이기 때문에 보험업법 위반이 아닌지 확인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지난 2년간 국정감사 ‘단골 손님’이었던 삼성생명은 올해도 지나치지 못 할 전망이다. ‘즉시연금 미지급금’ 사태로 인해 금융감독원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삼성생명 측에 ‘일괄구제’를 주문했지만, 삼성생명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삼성생명은 작년 11월 금감원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가 민원인의 손을 들어준 조정안을 수용했다. 하지만, 이를 근거로 모든 가입자들에게 미지급금을 돌려주라고(일괄구제)한 금감원의 권고에 대해서는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한편, 채용비리 사태로 홍역을 치른 은행권도 이번 국정감사 출석이 유력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경우 친인척(종손녀)이 채용 과정 중 특혜를 받은 정황이 금감원 조사에서 포착됐지만, 검찰은 혐의점을 찾지 못해 기소하지 않았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도 금감원 조사 결과 2013년도 채용 과정에 개입한 정황이 있었지만 기소되지 않았다. 다만, 함영주 KEB하나은행 회장은 불구속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 금융권 노조 관계자는 “채용비리와 관련해 검찰이 두 지주 회장을 기소 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일종의 ‘꼬리 자르기’ 수사”라며 “이번 국정감사 때 윤종규‧김정태 두 회장을 증인으로 소환해 관련 의혹을 명백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