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정재혁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본격화되면, 우리의 삶과 산업의 풍경은 어떻게 변할까?’
이진오 작가의 신간 ‘밥벌이의 미래’는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비교적 쉬운 말로 설명한 책이다.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의 기술들이 가져올 삶의 변화상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과 접목시켜 풀어낸다.
지난주 강남 소재 모 카페에서 이 작가를 만났다. 서울대학교에서 물리학을 공부한 그는 현재 학원에서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물리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이번 책은 그의 두 번째 책이며, 첫 번째 저서는 자신의 전공 분야를 다룬 ‘물리 오디세이’라는 책이다.
그는 “첫 책인 ‘물리 오디세이’의 경우 쉽게 쓰려고 노력하긴 했지만, 보통 사람들이 읽기에는 여전히 어려웠다”며 “그래서 그 다음 책은 최대한 쉽게 써서 많은 사람들에게 읽힐 수 있도록 하자고 다짐했는데, 그 결과물이 바로 ‘밥벌이의 미래’다”고 말했다.
이 작가의 말처럼, ‘밥벌이의 미래’는 요즘 주목받고 있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풀어서 설명한다. 또한, 대학에서 석‧박사를 수료한 학자 출신답게 내용의 전문성과 깊이도 결코 놓치지 않았다.
특히, ‘자율주행’ 챕터는 전문성과 가독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 자율주행 기술 도입이 단순히 운전자의 편의를 증진시키는 것을 넘어, 관련 산업인 보험업(손해보험)과 자동차산업에도 중대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그는 전망했다.
이 작가는 “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되면, 자율주행차 간 교통사고는 거의 0에 수렴하게 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기존 ‘개인 자동차보험’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자동차회사가 가입하는 ‘제조물배상책임보험’이 대체하게 될 것인데, 이는 산업 구조를 뒤흔들 수 있는 변화”라고 설명했다.
보험사가 더욱 곤혹스러운 점은 바뀐 고객인 자동차회사가 파편화된 개인 고객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는 책에서 “보험사 입장에선 골치 아픈 상대를 만난 셈”이라고 평가했다.
이밖에 이 작가는 책의 4장 ‘빅데이터’ 챕터에서 “거대 기업의 정보 독점으로 인해 ‘디스토피아(dystopia)’가 도래할 수 있다”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기업들이 빅데이터 기술을 좋은 방면으로만 사용하지 않을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SNS를 대표적인 예로 들면서 “페이스북은 68만명에 이르는 사람들에게 뉴스피드를 조작해서 보여주고 사람들이 그 뉴스피드에 어떻게 반응하는 관찰했다”며 “이러한 ‘감정 조작 실험’ 결과, 실제로 사람들의 감정이 뉴스피드에 따라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예는 우리나라에서도 ‘댓글부대’로 나타난 바 있다. 이와 관련, 이 작가는 “신기술의 능력을 높이 보고 잠재력에 감탄할수록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커다란 능력은 나쁜 짓을 할 때에도 똑같이 발휘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