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문정태 기자ㅣ 올해 국내 주요 모바일 IT 기업들이 지급결제와 송금 등을 중심으로 한 금융업에 진출할 예정이다. 당장은 파급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되지만, 장기적인 차원에서 국내 금융업계 영향력은 상당히 커질 수 있어 보험 업계도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21일 보험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국내 IT 기업의 금융업 진출과 시사점’이라는 주제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국내 주요 모바일 IT 기업인 카카오와 캠프모바일은 올해 4분기 중으로 지급결제와 송금 등을 중심으로 한 금융업에 진출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은행·결제대행사·증권사 등과의 금융 업무 제휴를 통해 ▲소액 송금 ▲온라인 쇼핑·오프라인 매장 결제 ▲주식 거래와 증권정보 제공 등 IT 플랫폼인 카카오톡과 연계해 본격적으로 금융 서비스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캠프모바일은 동 사 IT 플랫폼인 밴드의 사용자 편의를 높이기 위해 결제대행사 제휴를 통한 소액 송금 기능 제공을 검토하고 있다.
연구원은 국내 IT 기업의 금융업 진출에 대한 파급효과는 단기적으로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금산분리 규정이 강해 비금융기관의 금융업 진출에 대한 진입 장벽이 높고,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라 선불전자지급수단의 발행과 이용한도에 제한이 있다는 이유다.
또한, 금융소비자들은 잇따른 개인정보 유출 등으로 인해 전자금융의 보안사고에 대한 불안감이 적지 않은 데다 동일한 IT 플랫폼을 가입한 회원끼리만 금융 거래가 가능하고, 결제 서비스에 사용할 수 있는 제휴 카드와 결제가맹점이 많지 않다는 점도 걸림돌로 지적했다.
하지만, 국내 금융소비자의 성향 변화, 금융과 정보통신기술 융합에 의한 시너지 효과, 규제 완화 가능성 등을 살펴볼 때, 장기적으로 이러한 IT 기업들의 국내 금융업계 영향력은 상당히 커질 수 있다는 게 연구원의 예측이다.
이에 따라 금융과 정보통신기술의 융합에 의한 비금융회사의 금융시장 진입이라는 흐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보험회사들이 미래채널 전략과 새로운 보험시장 발굴에 나서야 한다는 것.
연구원은 보험사들이 자회사 형태로 인터넷전문 보험회사를 확보하거나, ‘핀테크(Fintech) 기업과 제휴하는 전략을 검토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핀테크란 파이낼셜(financial)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금융서비스의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는 모든 기술을 뜻한다.
중국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까지 중국 최대 인터넷 쇼핑몰 회사인 알리바바와 제휴 관계를 맺은 보험회사는 20개에 이른다. 올해 2월 알리바바는 중국평안보험·텐센트와 합작으로 중국 최초의 인터넷 보험회사인 중안보험 설립, 인터넷채널을 통해 보험판매를 시작했다.
연구원은 전자금융시장 활성화에 따른 ‘사이버 리스크 관련 보험시장 성장’에 대비해 관련 상품 개발 및 판매 역량 강화에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전자금융시장이 활성화되면 사이버 리스크 관련 보험 시장도 동반 성장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전자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는 금융보안사고가 발생했을 때 상당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에 따라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금융보안사고에 대한 대비를 별도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