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문정태·권지영 기자] 교보생명이 연(年) 4~5%(단리) 확정 이자를 보증하는 변액연금보험을 선보였다. 고금리 확정 상품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교보생명이 또 다시 비슷한 콘셉트의 상품을 출시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교보생명은 “노후를 꾸준히 준비하는 고객에게 더 큰 혜택을 돌려주는 신상품 ‘미리 보는 내 연금 교보변액연금보험’을 판매 개시한다”고 지난 4일 밝혔다.
이번에 출시한 상품은 보험료를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 투자수익에 따른 적립금을 연금으로 나눠 받는 변액연금보험이다.
하지만, 기존의 변액보험과는 다르다. 만기(연금개시 때)까지 유지해 연금으로 받을 때 일정한 금리(최대 5%)를 적용한 ‘확정연금’을 보증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변액보험은 납입원금만을 보장해 왔다.
고객이 1종(채권형 펀드 70% 이상)을 선택하면 보험료 납입기간에는 연 단리 5%, 거치기간에는 4%로 부리한 금액(최저 연금 기준액)을 연금재원으로, 매월 받을 수 있는 연금액을 평생토록 지급한다. 2종(채권형 펀드 50% 이상)은 납입기간에 2.5%, 거치기간에는 2%를 보증한다.
일례로, 40세 남자가 월보험료 100만원(연단리 5%, 4% 적용)을 20년간 납입(총보험료 2억4000만원)하면 연금재원은 4억1430만원이 된다. 교보생명은 투자실적에 관계없이 매월 150만원씩 지급한다. 여기에 투자수익률이 3.5%이면 월 연금액은 170만원으로, 7%인 경우 272만원으로 늘어난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주의할 점도 있다. 교보생명은 “중도에 해지할 경우 금리가 적용되지 않으며, 해지환급금은 해지 시점의 투자수익률이 반영된 적립금으로 지급한다”며 “이에 따라 조기에 해지하거나 투자실적이 좋지 않을 경우 원금손실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보험 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의 행보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가뜩이나 역마진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고금리 상품’을 출시하는 이유가 뭐냐는 것이다.
특히, 대형 생보사들은 고금리 확정이율상품이 전체 계약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이에 따라 역마진을 우려해 공시이율을 내리고 있는 상황이다.(교보생명의 경우 이달 들어 연금성 상품의 공시 이율을 3.81%에서 3.71%로 내렸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은 지난 1997년 말 IMF 외환위기 이후 2000년 사이에 연 6.5% 이상의 ‘고금리 확정’상품을 팔았다. 외환위기로 인해 발생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공격적인 상품판매로 만회하겠다는 심산이었다.
십 수 년이 지난 지금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지속적인 저금리 기조로 인한 역마진 문제에 저성장까지 겹치면서 이들 3사는 지난해 12월 말부터 올 상반기까지 2000여명을 구조조정했다. 특히, 교보생명의 구조조정 인원은 600여명에 달해 업계 2위·3위를 다투는 한화생명의 2배에 이르는 실정이다.
한 생보사 관계자는 “IMF 직후 고금리 상품을 판매를 허용한 CEO에 대한 책임론도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더욱이, 역마진 문제로 홍역을 앓고 있는 교보생명이 또 다시 고금리를 보장하는 상품을 출시하는 게 선뜻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보생명 관계자는 “보험사가 대한 감내할 수 있을 정도로 상품을 개발했다”며 “이번 상품의 경우, 최저보증을 해주는 만큼 금리를 더해주는 셈이어서 (다른 상품들보다) 수수료가 조금 더 부여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