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자에게 제품의 진정한 가치와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은 공정한 일일 뿐 아니라 미덕이기도 하다. 하지만 제품의 결함을 감추는 것은 구매자를 속이는 것과 다를 바 없어 금지되어야 한다.”-모세 차임 루차또
최근 탈무드 해석서를 선물받아 읽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유태인들은 어려서부터 다양한 분야에 대한 교육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상당부분은 윤리에 관한 내용이지만 거래와 영업에 관한 지침도 꽤나 많다. 그래서 책장을 한장 한장 넘길 때마다 매우 놀라고 있다.
특히 ‘아버지는 자식에게 생존에 관한 모든 것을 교육해야 한다’는 규정에 다시금 놀랍다. 세계적으로 유태인과 중국인이 장사를 잘하기로 유명한데, 유태인들의 이런 조기교육 때문이 아닌가 싶다.
영업을 시작하면서 처음 배운 것은 판매하는 제품에 대해 거의 완벽하게 알아야 하며 그 제품이 최고라고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판매하는 사람이 제품을 깊게 이해하지 못하면 고객에게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제품의 장점을 외우고 또 외웠다. 고객들에게 이를 완벽하게 설명할 수 있었고, 영업실적이 좋았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곧 힘들어지기 시작했다. 고객에게 제품의 장점만 강조한 탓이었다. 제품은 판매되고 나면 그때부터 구매자를 통해 새로운 정보가 피드백 된다. 사용상 편의도 있지만 쓰다보면 결함도 보인다. 그런데도 제품을 팔고 싶은 마음에 좋은 점만 알려고 하니 그 외에 다른 점들은 보지 못 했던 것. 불균형이 문제였던 거다.
지금은 적어도 내가 범한 정보의 불균형 문제와 거리가 먼 정보화 시대다. 물건 하나를 구매하더라도 인터넷에서 사용 후기 등 제품에 대한 정보를 얼마든지 얻을 수 있다. 이젠 거의 구매자들과 판매자가 제품에 대한 정보의 양이 비슷하다. 다양한 사이트를 통해 가격도 정확하게 알고, 심지어 원가까지 아는 고객들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품에 대한 좋은 점만 부각해서 판매에 성공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순진한 발상이다.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컴퓨터가 해줄 수 없는 서비스. 바로 제품 판매 후 철저한 사후관리 서비스가 답이다. 어떤 제품도 완벽할 수 없다. 경쟁사 제품이라 할지라도 물건들은 거의 비슷하다. 디자인에서 차별성을 둘 뿐 제품의 가격과 품질은 별반 다르지 않다.
이제 영업인은 세일즈맨이 아니라 ‘세일즈 컨설턴트’다. 특히 보험을 판매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어울리는 용어가 아닌가 싶다. 그 많은 상품 중에서 고객의 상황에 맞는 상품을 찾아야 하고, 장점은 물론 단점까지도 알려줘야 한다. 그리고, 사후 관리 또한 필수다. 영업인이 필요하지 않는 ‘다이렉트 보험’이란 내부의 적을 상대로 승리하기 위해서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