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 차기 화재보험협회 이사장에 지대섭 전 삼성화재 사장이 유력시되고 있다. 화보협회는 지난 9일 이사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지대섭 전 사장은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이로써 보험협회 3명의 수장 모두 업계 기업 출신으로 이 중 2명은 삼성 출신이 자리를 차지할 전망이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차기 화재보험협회 이사장으로 지대섭 전 삼성화재 사장이 내정됐다. 지 전 사장은 다음주 중 사원총회를 거쳐 이사장으로 최종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사원총회에는 10개 손해보험사의 CEO가 참석할 예정이다. 이날 투표에서 과반수 이상의 득표를 얻어야 한다. 그러나 단독 후보로 오른 만큼 이변이 없는 한 지 전 사장이 이사장 자리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당초 차기 화보협회 이사장 후보로 지대섭 전 사장을 비롯해 이기영 현 화보협회 이사장, 홍세원 전 화보협회 상무이사 3명이 최종 면접 대상자였다. 후보추천위는 이 가운데 지 전 사장을 단독 후보로 추대하기로 결정했다.
지 전 사장은 삼성화재 시절 혁신적이고, 추진력이 강한 리더로 평가받았다. 강원도 고성 출신인 지 전 사장은 삼성화재 기획관리 담당 이사,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부사장 등을 거쳐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삼성화재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실제로 지 전 사장은 재직 당시인 지난 2010년 자동차 다이렉트 사업을 이끈 인물이기도 하다. 당시 손보사로 최초로 자동차보험 CM(Cyber Marketing)시장 진입을 결정하는 등 지금의 삼성화재 다이렉트보험의 초석을 다졌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보험협회 리더 중 2명이 삼성출신인 것에 다소 불편하다는 의견을 내 놓고 있다. 장남식(전 LIG 출신)손해보험협회장을 제외한 생보협회와 화보협회의 수장이 각각 삼성출신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현재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도 삼성증권 출신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협회는 기본적으로 업계의 공통의 이익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둬야 한다”며 “보험 업계를 대표하는 수장이 특정 회사 출신으로 이뤄지는 게 너무 한쪽으로만 치우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화보협회 차기 이사장 후보에서 지대섭 전 사장 이외에 이렇다할 인물이 없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 전 사장이 선임 과정 중 업계(손보사)의 공감대를 이끌어 낸 유일한 후보였는데 이를 견줄만한 상대 후보가 없었다는 것이다.
경쟁자였던 이기영 현 이사장의 경우 후보 접수 마지막 날 오후 깜짝 연임을 시도했다. 이 때문에 반대표를 얻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 현 이사장 임기는 지난 8월 말 종료됐지만, 차기 이사장이 결정될 때까지 이사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기영 현 이사장은 협회정관에 따라 임기가 끝났지만 적임자가 없어 3개월 동안 수장역할을 해왔다”면서 “접수 마지막 날 누가 이사장 후보로 접수했는지를 보고 연임을 시도한 것은 경선 과정에서 페어플레이로 볼 수 없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화재보험협회는 손보사와 직접적인 업무 연관성이 없다는 이유로 해마다 무용론이 제기돼 왔다. 특히 올해에는 협회의 일부 업무가 손보협회와 중복된다는 평을받아 존폐위기설까지 나돌았다. 이런 가운데 업계 안팎에서는 지대섭 전 사장이 화보협회의 위상을 어떻게 살릴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화보협회는 그동안 방재업무를 특화시켜 이를 담당하고 있는데, 그외의 업무에 대해선 고민하지 않았다”며 “지 전 사장이 손보사 CEO출신에다가 추진력도 강하니 화보협회 역할이 좀 더 뚜렷해질 거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