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 현대해상이 자동차 보험료를 인상했다. 지난해 메리츠화재, 한화손보, 롯데손보, 흥국화재 등 중·소형사는 이미 보험료를 올렸고, 대형사 중에선 현대해상이 가장 먼저 보험료 인상에 물꼬를 텄다. 다른 손보사에서도 내부적으로 인상여부를 검토하고 있어 차 보험료가 줄줄이 오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 보험료에 대한 소비자의 부담은 커졌다. 개인의 세부조건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자동차 보험료는 다이렉트 자동차(CM, Cyber Marketing)채널이 가장 저렴하다. 상당수의 손보사에서 다이렉트 채널을 통해 차보험을 판매하고 있어, 채널별로 꼼꼼한 보험료 비교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지난 25일부터 개인용 2.8%, 업무용 2.7% ,영업용 차량은 7.8%의 보험료를 올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25일 이 후 계약에 대해선 설계사, 전화(TM), 온라인(CM)채널에서 인상된 보험료가 적용될 예정이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워낙 높아서 내부에서도 고민이 많았다"면서 "손해율이 지속적으로 높아지니 오랫동안 올리지 않았던 차 보험료를 인상하기로 결정했고, 향후 1~2%가량 손해율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해상의 지난해 12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9%까지 올랐다. 통상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을 77%로 보고 있는데, 99%는 적정 손해율보다 무려 22%가 초과했다는 뜻이다. 받은 보험료와 손해율 등을 적용한 합산비율을 따져보면 100%를 훌쩍 넘어, 보험사가 자동차보험에 한해 손해를 보는 셈이다.
다른 손보사의 경우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삼성화재를 제외하고 나머지 손보사의 손해율은 모두 90%대를 기록했다. 날씨가 추워진 12월에는 손해율이 더 치솟아 100% 가까이 기록하고 있다. 업계는 본격 한파가 시작된 올 1월 손해율은 12월보다 더 높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해상이 보험료를 가장 먼저 인상함에 따라 다른 대형 손보사에도 보험료 인상이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KB손해보험의 경우 지난해 11월 고액 대물특약을 신설했다. 대물배상금액을 1000만원 이상으로 설정할 경우 특약으로 따로 가입해야 하는데, 보험료가 추가되는 만큼 1~2%가량 보험료 인상효과가 있다.
KB손보도 점점 높아지는 손해율 때문에 보험료 우회인상의 효과가 미미해 기본 보험료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인상폭은 앞서 보험료를 올린 중·소형사와 현대해상과 비슷한 수준인 평균 4~7%가량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손보사의 이번 차 보험료 인상 결정은 자동차 CM채널 때문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손보사에서 CM채널을 출시 또는 본격 영업전쟁에 돌입하기 전 기본 보험료를 올려 손해율 관리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보험사마다 다르지만 자동차 CM채널은 설계사 채널보다 15~17%, TM보다 4~5%가량 저렴하다.
반면, 삼성화재와 동부화재는 아직까지는 인상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동부화재는 오늘(26일)부터 고액대물특약을 적용키로 하면서 향후 1~2% 가량 보험료 인상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도 손해율을 개선하기 위해 보험료 인상보다 다른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동부화재 관계자는 "고액대물특약을 새롭게 만들어 오늘부터 차 보험 가입자에 적용하기로 했다"면서 "이 때문에 현재까지 보험료 인상여부에 대해선 얘기 나오는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자동차보험 평균 보험료가 4~5%가량 인상됨에 따라 사고이력이 있는 계약자의 경우 체감하는 인상율은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각 손보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자동차보험의 채널별 보험료 비교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작년 말부터 손보사에서 대거 다이렉트 자동차보험을 출시했는데, 기존 설계사와 TM채널보다 보험료가 저렴하다”면서 “인상된 보험료를 감안해 자신의 조건에 맞춰 채널별 보험료를 알아보는 것이 보다 경제적으로 가입할 수 있는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