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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곡로에서] 월드컵 16강 선전, 벤투 감독이 남기고 간 마지막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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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rsday, December 08, 2022, 12:12:48

 

인더뉴스 김용운 산업부장ㅣ“90분간 쉬지 않고 뛰면서 우리의 강한 면모를 보여주는 축구를 구사하고 싶다.”

 

2018년 8월 23일.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신임 감독의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조별예선 3차전, 박지성의 골을 막지 못했던 포르투갈 대표팀의 수비수가 당시 조국의 16강 진출을 좌절시켰던 국가의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했습니다. 바로 파울루 벤투 감독이었습니다.

 

벤투 감독은 한국 대표팀이 강한 면모를 보여주는 축구를 구사하겠다고 천명했습니다. 대한축구협회는 벤투 감독에게 카타르 월드컵까지 임기를 보장했습니다. 

 

지난 3일,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마지막 경기, 한국 대표팀은 승리할 확률이 9% 남짓 밖에 되지 않는다는 포르투갈과의 예선 3차전에서 김영권의 동점골과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의 어시스트를 받은 황희찬의 골로 2대1 드라마같은 역전승을 거뒀습니다. 덕분에 한국 대표팀은 목표로 했던 16강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비록 대표팀은 16강전에서 피파랭킹 1위인 브라질 대표팀을 만나 4대1로 패하며 지난 4년여간 준비한 카타르 월드컵의 여정을 마쳤습니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의 경기는 이전 월드컵에서 보여줬던 대표팀의 모습과 확연히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강팀을 만나서도 공격적인 스타일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아시아의 호랑이’에만 머물러 있던 과거에서 벗어났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브라질전 패배 이후에도 외신에서는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새로운 선수들이 능력을 인정받으면서 자존심을 구기지 않고 월드컵을 마무리했다"(미국 ESPN) 라던가 "한국은 비록 경기에 졌지만 도하의 기적으로 기억될 이번 월드컵에서 그들만의 순간을 보냈다"(영국 BBC)고 평가했습니다. 포르투갈전 역전승 당시에는 "월드컵 92년 역사에서 가장 격정적으로 마감된 조별리그 가운데 하나"(AP통신) 등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 대표팀이 경기력에 대한 찬사와 함께 16강 진출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입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지난 4년간 대표팀을 이끈 파울루 벤투 감독의 리더십입니다.

 

벤투 감독의 리더십은 ‘경우의 수’를 고려하지 않았던 월드컵 지역별 최종예선 통과(7승 2무 1패)와 역대 축구 대표팀 감독 중 가장 많이 승리를 챙겼음에도 불구하고(카타르 월드컵 본선 포함 57경기 35승23무9패) 크게 조명받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월드컵에 직전까지도 선수 기용과 전술 관련 적지 않은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그렇지만 벤투 감독은 결과로서 과정을 증명했고 대표팀 선수들에게 신뢰와 존경을 받으며 4년간 한국 축구 대표팀의 체질을 묵묵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지난 4년간 벤투 감독의 리더십은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도드라졌습니다. 우선 대표팀 선수들에게 조직의 변화를 위해 무엇을 추구할지 임기 시작부터 그 목적을 명확하게 제시했다는 점입니다.

 

취임 인터뷰에서 벤투 감독은 대표팀이 한국 대표팀의 축구를 어떻게 만들고 싶냐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합니다.

 

"볼을 점유하고 경기를 지배하고 최대한 많은 골을 넣는 경기를 추구하겠다. 이론적으로 우리가 먼저 시발점을 갖고 위기 상황을 줄이면서 공격적인 흐름을 유지하도록 하겠다."

 

애초 아시안컵 우승과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두 개의 프로젝트가 벤투 감독에게 주어진 과제였습니다. 벤투 감독은 그 과제를 풀기 이전에 대표팀 선수들에게 조직이 어떤 모습으로 달라져야 하는지를 주지시켰습니다. 승부에 집착하기에 앞서 어떤 목적을 위해 팀이 바뀌어야 하는지를 처음부터 설명하고 임기에 들어갔습니다.

 

리더는 조직을 이끄는 사람이고 조직원들에게 임무를 부여할 권한을 가집니다. 이를 위해 많은 변화를 시도합니다. 이 과정에서 단순히 목표만 제시할 뿐, 변화의 목적까지 간명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리더들이 의외로 적습니다. 조직원들이 본인의 마음과 생각을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라 지레 짐작하는 탓입니다.

 

벤투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가져올 대표팀의 변화가 무엇을 목적으로 하는지 정확하게 언급합니다.

 

실제로 카타르 월드컵이 열리기 전 국가대표 출신 김보경 선수는 2002년 한일 월드컵 주역이었던 이천수 선수의 유튜브에 나와 "그간 대표팀은 정확히 우리가 어떤 것을 준비해서 월드컵 등에 나가겠다고 하는 그런 느낌이 부족했다"며 "벤투 감독이 잘하든 못하든 우리(국가대표팀 선수들)가 어떤 축구를 하고 지금 월드컵에 나갈 걸 알고 있다. 4년 동안 예선 통과만 노리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기대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대표팀 선수로 뛰어본 김보경 선수였기에 벤투 감독이 가져온 대표팀의 변화와 선전을 미리 확신했던 것입니다.

 

두 번째는 조직의 시행착오를 끝까지 자신의 책임으로 돌렸다는 점입니다. 벤투 감독은 2021년 9월 3일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1차전,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이라크와의 경기에서 0대0으로 비긴 후 쏟아지는 비판 속에서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 경기를 진행하지 못한 책임은 감독에게 있다"며 선수들을 보호했습니다.

 

벤투 감독 이전 가장 오랫동안 대표팀을 지휘한 외국인 감독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준비했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었습니다. 슈틸리케 감독은 부임 이후 첫 대회이던 2015년 아시안컵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까지 진출했지만 막판 성적 부진으로 신태용 감독에게 대표팀 지휘봉을 넘겨주어야 했습니다.

 

슈틸리케 감독이 초반 호성적을 거두었음에도 결국 경질된 이유는 감독으로서 기본적인 전술 능력 부족 외에도 대표팀 선수들과의 불화도 원인으로 꼽힙니다. 그 불화를 제공한 것은 슈틸리케 감독 본인이었다는 게 중론입니다. 결과에 대한 책임을 선수들에게 돌리는 우를 범해서였습니다. 

 

슈틸리케 감독도 대표팀 초기에는 선수들에게 패배의 책임을 전가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대표팀의 경기력이 향상되지 않고 위기에 몰리면서 점차 선수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상황을 자주 연출했습니다. 심지어 상대팀 선수를 치켜세우며 대표팀에는 그런 선수가 없어 이기지 못했다는 말까지 했습니다.

 

결국 2017년 6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전에서 카타르와의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이 이라크전 분석을 통해 카타르전을 대비해야겠지만 확실한 것은 좀 더 과감한 플레이가 나오지 못했다는 점이다”라며 이전 이라크와의 무승부를 선수 탓으로 돌려 물의를 일으켰고 카타르와의 경기는 2대3으로 패합니다. 이후 슈틸리케 감독은 경질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한국을 떠납니다. 주목받던 리더가 추락한 대표적인 예입니다.

 

 

마지막으로 벤투 감독은 선수들에게 팀을 이뤄 축구를 하는 즐거움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며 선수들을 자극하고 재미를 주어 축구를 즐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 업의 본질을 조직원이 잊지 않도록 한 것입니다. 

 

대표팀 선수들 대다수는 어렸을 적부터 공을 가지고 노는 것을 즐겼기에 축구를 직업으로 삼았습니다. 그러나 대표팀에 대한 기대는 이기는 축구에 초점이 모여 있습니다. 승리에 대한 압박과 기대가 크다 보니 정작 대표팀 선수들은 자신이 즐겼던 축구가 아니라 그저 전쟁터의 병사들 마냥 그라운드로 내몰리는 상황도 종종 발생했습니다. 월드컵은 사실상 국가간 대리전이라 불릴 만큼 치열하지만 그렇다고 실제 사람이 죽어나가는 전쟁은 아닙니다. 선수들에게는 ‘태극전사’라는 별칭이 붙지만 정말 남의 생명을 뺏지 않으면 자신이 죽는 군인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대표팀 선수들에게 가족보다 국가를 먼저 생각하라는 암묵적인 시선이 있습니다. 특히 한국 대표팀 선수들 다수는 개인보다 조직을 우선하며 승리만이 목표로 개인의 희생을 당연히 여기는 리더십 속에서 성장했습니다. 여기서 선수들은 딜레마에 빠집니다. 축구가 점점 즐겁지 않고 스스로 어떤 시스템의 부속품이나 체스판의 말처럼 수동적인 상황으로 몰리기도 합니다. 대표팀 선수이기에 감당해야 하는 가족의 희생을 보면서 한 명의 생활인으로서 갈등상황이 자주 생깁니다.

 

벤투 감독을 영입하는 데 큰 공을 세운 김판곤 말레이시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최근 인터뷰에 따르면 벤투 감독은 선수 보호에 가장 중점을 두는 리더라고 합니다. 본인 목이 날아가도 선수가 못 뛰겠다고 하면 기용하지 않는 것이 벤투 감독의 일관된 입장이라는 것입니다.

 

일례로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2차전 당시 벤투 감독은 손흥민 선수를 엔트리에서 제외합니다. 손 선수가 부상을 당했던 상황에서 조직의 승리보다는 선수를 보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대표팀 소집 기간 중 아이가 아팠던 김민재 선수를 보고 벤투 감독은 "나는 너가 필요하지만, 너에겐 네 가족이 더 중요하다"며 보내줬다고 합니다. 김 감독은 “선수가 감독에게 보은하고 싶지 않겠냐?”고 벤투 감독의 리더십을 칭찬했습니다.

 

벤투 감독이 대표팀 선수들을 보호하고 축구의 즐거움을 강조하며 축구라는 업의 본질을 일깨웠고 자신의 원칙을 지켜나갔기에 선수들은 월드컵 본선에 나가서도 그간 연습했던 한국 대표팀 스타일의 경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16강 진출과 함께 역대 월드컵 본선에서 가장 전술적으로 축구 선진국과 유사한 경기를 보여줬다는 호평을 받았습니다. 선수들이 경기를 즐겼기 때문입니다.

 

조별예선 1차전 우루과이 경기에 후반 출전한 이강인 선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월드컵 무대가 너무 재미있었다. 선수로서 항상 경기 뛰고 싶고, 뛸 때가 항상 행복해 설렜다"고 소감을 밝힌 이유이기도 합니다.

 

조별 예선 마지막 경기였던 포루투갈 전을 앞두고 러시아 월드컵에도 출전했던 이재성 선수도 취재진에게 "4년 전과 비슷하지만 분위기는 다르다"며 "지금은 지난 두 경기를 잘했고, 잘 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한 뒤 "이 무대가 즐겁다.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고, 더 갈 수도 있다. 마지막까지 응원해주시고 지지해주시면 꼭 보답하겠다”며 전혀 위축되지 않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선수들이 이렇게 중압감을 떨치고 월드컵을 즐길 수 있었던 이유는 벤투 감독 본인 스스로 축구 자체를 즐겨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어서 입니다. 

 

그간 한국 대표팀은 즐기는 축구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주역이었던 이영표 선수는 러시아 월드컵이 끝나고 "한국 사람들은 축구를 좋아하지 않는다. 이기는 것을 좋아할 뿐이다”며 “이기려면 축구를 좋아하고 즐겨야 하는데 우리는 앞뒤가 바뀌어 있다. 월드컵에서 기쁨을 느끼고 싶다면 축구를 좋아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벤투 감독은 지난 11월 12일 카타르 월드컵 최종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미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목표는 달성했다”며 "이제는 즐길 시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나아가 "월드컵에 출전 하면서 걱정이 된다면, 월드컵에 출전하지 않은 것을 상상해보라, 지금 행복하다"고 단언했습니다.

 

공 차는 놀이가 좋았고, 축구 선수가 되고 싶었고 축구를 즐기다보니 축구선수가 직업이 되고 국가대표가 된 선수들과 한 국가의 대표팀을 지휘하는 수장이 된 벤투 감독은 논어의 그 유명한 구절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를 실제로 보여줬습니다. 이번 월드컵의 대표팀이 1승 1무 2패라는 전적을 거둔 사실과 별개로 국민들에게 감동을 준 이유였습니다. 최선을 다해 경기 자체를 즐기는 선수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따지고 보면 벤투 감독의 리더십이 마냥 새롭거나 특이한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조직이 변해야 힐 이유와 목적을 조직원들에게 납득시키고 본인이 져야 할 책임을 전가하지 않는 리더십은 리더십 관련 이론에서 강조하는 내용입니다. 조직원들이 일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문제는 이런 이론적인 것을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별개이며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그 리더십의 총체를 알 수 없다는 점입니다.

 

애초 한국 대표팀 선수들의 기량이 전보다 향상되었고 오히려 벤투 감독의 편협한 고집 탓에 더 나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벤투 감독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하지 않는 분위기도 분명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벤투 감독의 무엇에 가장 초점을 맞춰 그의 리더십을 평가해야 할까요?

 

벤투 리더십의 핵심이자 철학은 역설적으로 평범합니다. 조직원들이 조직 내에서 안정감과 리더에 대한 신뢰를 느끼고 원팀을 이뤄가는 과정에 능동적으로 참여해 이를 즐기고 행복을 느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행복이 결국 조직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번 월드컵 한국 대표팀이 보여줬습니다. 역대 월드컵 본선에서 거의 볼 수 없었던 대표팀의 주도적인 시합 비결은 바로 그 지점에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외부에서도 흔들려고 하는 말들이 많았는데, 내부적으로 잘 뭉쳐 서로를 믿었던 것이 (조별리그) 3경기를 통해 어느 정도 보상을 받았다. 이젠 모든 부분이 더 발전해야 우리가 느낀 이런 행복을 국민들과 함께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황인범 선수가 브라질과 16강전 석패 뒤 경기장을 나오면서 취재진에게 말한 소감입니다. 

 

벤투 감독이 대표팀을 떠나는 지금, 그래서 짙은 여운이 남습니다. 당장 눈 앞에 보이는 승리에 연연하기 보다 이를 넘어 축구 자체의 목적을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상기시켰고 스스로 "지금 행복하다"며 월드컵 본선 출사표를 던졌던 벤투 감독. 한국 사회가 다시 그런 리더십을 수용하고 지지할 수 있을지 여부야 말로 벤투 감독이 한국 대표팀의 월드컵 16강 진출과 함께 우리에게 남기고 간 숙제이자 혹은 마지막 선물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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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운 기자 lucky@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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