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강민기 기자] 우리나라 생명보험산업은 그동안 M&A가 드물었지만, 최근 M&A 빈도가 이례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지난 5년간 보험사 M&A 중 2건은 중국 회사가 인수주체가 되면서 국내 보험시장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추세는 시간이 갈수록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24일 보험연구원 조영현 연구위원과 이혜은 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M&A에 의한 생명보험산업의 소유구조 변화와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국내 생명보험회사의 소유구조는 크게 산업계, 금융계, 외국계로 나뉜다. 이 중에서 금융계는 은행계와 기타금융계로, 외국계는 중국계와 서구계로 구분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산업계는 동부·삼성·한화·현대라이프·흥국 ▲은행계는 DGB·IBK·KDB·KB·농협·신한·하나 ▲기타금융계는 교보·교보라이프플래닛·미래에셋 ▲중국계는 동양·알리안츠 ▲서구계는 ING(기타)를 제외한 나머지 생명보험회사 등이다.
최근 5년간 생명보험회사는 5건의 M&A가 성사됐다. 이 중 3건의 소유구조가 변경됨에 따라 서구계와 산업계의 비중이 축소되고, 중국계의 비중이 확대됐다.
2011년 총자산 기준으로 생명보험산업의 15.5%를 차지했던 서구계가 4년 만에 8.3%로 비중이 대폭 축소됐다. 산업계는 1개사(동양생명)가 줄어들고 비중도 하락했지만, 여전히 생명보험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3%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같은 기간 은행계는 수적인 변화가 없었지만, 비중이 15%에서 16.3%로 소폭 증가했다. 이는 은행계 자본이 생명보험산업에서 경쟁력이 있으며, 자체(organic) 성장을 성공적으로 진행시키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중국계는 0%에서 5.4%로 크게 증가했다. 동양생명과 알리안츠생명이 최근 1년 사이 중국 안방보험에 의해 인수됐기 때문. 경영권 매각은 아니지만 2015년 12월 현대라이프생명의 지분 48%가 대만의 푸본생명에 의해 인수된 것도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조영현·이혜은 연구(위)원은 사전적 규제 철폐와 재무건전성 규제 강화로 인해 생명보험산업의 M&A가 더욱 활발하게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중국계와 은행계 생명보험회사가 대형화돼 산업 내 비중이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저금리 지속과 자본규제 강화에 의해 향후 생명보험회사는 지배주주의 자본투입이 불가피한 상황. 이에 어려움이 있는 일부 산업계, 기타금융계, 서구계 보험회사는 매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들은 “중국계 금융회사와 은행계 지주회사는 높은 자본력을 바탕으로 보험사 인수주체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중국계와 은행계 생명보험회사의 대형화 및 점유율 상승으로 생명보험산업에 새로운 경쟁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위)원들은 중국계 생명보험회사는 중국·글로벌 네트워크에 기반한 자산운용과 상품 출시, 핀테크 기반 보험사업 확대로 국내 생명보험산업에 새로운 경쟁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중국계 생보사는 우리나라에 비해 기대수익률이 높은 중국 자산에 전문적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강점으로 꼽았다.
연구(위)원들은 “실제로 동양생명은 올해 1분기에 높은 최저보증이율(2.85%)의 저축성 상품을 은행과 GA를 통해 공격적으로 판매했다”며 “이는 안방보험의 중국 및 글로벌 자산운용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주류인 산업계 및 기타금융계 대형 생명보험회사는 중국계와 은행계 생명보험회사의 비중확대에 대응할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