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롯데와 신세계가 아웃렛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이어간 데 이어 복합쇼핑몰로 2차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수도권 서북부에서 신세계의 최대 실내 쇼핑몰과 전문관을 결합한 롯데아웃렛이 치열한 혈투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스타필드 고양점은 이미 운영 중인 롯데몰 은평점과 오는 10월 오픈 예정인 롯데아웃렛 고양점과의 지근거리에 위치에 있다. 유통 경쟁사인 롯데몰 사이 '샌드위치' 형태로 자리한 스타필드 고양점이 어떤 방식으로 살아남을 지 주목된다.
신세계 프라퍼티는 하남점과 코엑스점에 이어 고양에 3호점을 오는 8월 24일에 그랜드 오픈한다고 18일 밝혔다. 쇼핑과 레저, 힐링을 모두 갖춘 복합 체류형 공간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는 정식 오픈에 앞서 내달 17일부터 일주일 간 프리오픈 행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 수도권 서북부 최대 규모 쇼핑몰 스타필드 고양점..'키즈존' 강화
스타필드 고양은 연면적 36만 5000㎡(11만400평),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를 갖춘 수도권 서북부 최대 실내 쇼핑 테마파크로, 쇼핑과 레저, 힐링을 모두 갖춘 복합 체류형 공간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동시 주차대수 4500대 규모로 쇼핑 불편을 최소화했다.
이번 복합몰은 신세계 백화점과 이마트 트레이더스, 아쿠아필드, 스포츠몬스터 등 기존 선보인 쇼핑과 엔터테인먼트 관련 메인 테넌트들이 입점한다. 여기에 고양점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키즈 테마파크와 남성, 여성, 키즈 등 세대별 패션 전문관, 100여개의 전국 맛집이 입점해 차별화했다.
신세계는 고객 동선, 매장 콘셉트, 전문점의 역할, 고객 체류 시간 등 스타필드 하남점 운영 과정에서 알게 된 미흡한 점을 보완했다는 설명이다.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달 열린 신세계 채용박람회에서 “처음에 생각했던 것을 전부 갈아엎고 다시 생각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스타필드 고양은 고객들이 편하게 돌아볼 수 있도록 동선을 짰다. 약 400미터에 달하는 단일 동선 구조로 만들어진 점을 고려해 쇼핑몰 양 끝에 백화점과 전문점, 식음 공간을 배치했다. 최상층에는 스포츠몬스터, 아쿠아필드 등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지하층에는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입점했다.
특히 패밀리를 겨냥한 키즈 특화 공간과 전국 각지의 유명 맛집이 들어섰다. 10대 이하 자녀를 둔 30~40대 인구 비중이 높은 수도권 서북부 상권 특성에 맞춘 것. 특히 가족을 위한 키즈 특화 공간은 스타필드 하남보다 2배 이상 배치했다. 이 중 '토이킹덤'이 대표적인 테넌트 매장이다.
여기에 쟈니 로켓과 쉐이크쉑 등 유명 수제버거부터 여경래 쉐프의 '루이', 연남동 타이음식 맛집 '소이연남' 등 100여개에 달하는 전국 맛집을 갖췄다. 특히 쉐이크쉑은 서북부 지역의 첫 매장으로 스타필드 고양을 최대 맛의 명소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신세계 프라퍼티 관계자는 “3층의 푸드코드 잇토피아에서는 북한산을 조망할 수 있도록 유리벽을 적용했다“며 “이 밖에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시설로 2층에 볼링장을 선보이고, 4층엔 스포츠몬스터로 키즈 프로그램을 신규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 스타필드 고양점, 롯데 은평점과 고양점 사이 '샌드위치'
롯데백화점도 고양시에 아웃렛 신규 출점을 준비 중이다. 롯데는 오는 10월경 고양 원흥지구에 이케아 고양과 함께 도심형 아웃렛 형식으로 복합쇼핑몰을 오픈한다. 이케아 국내 1호인 광명점에 이어 두 쇼핑몰의 합작이 재현되는 것이다.
이번 쇼핑몰은 연면적 16만 4000㎡(543평), 지하 3층, 지상 4층 규모다. 이 중 이케아 고양점이 2~4층을 쓰고, 롯데가 지하 1층과 1층을 도심형 아웃렛으로 구성한다. 이케아 광명점의 경우 롯데프리미엄아웃렛과 실내에서 연결된 것과 달리 롯데아웃렛 고양점은 이케아와 바로 아래층으로 연결된다.
롯데아웃렛 고양 원흥점까지 오픈하게 되면 올해 하반기 서울 서북부에 3개의 쇼핑몰이 경쟁한다. 스타필드 고양점을 가운데 두고 아래쪽으로 롯데몰 은평점이 위치하고, 위로는 롯데아웃렛 고양점이 자리하기 때문이다. 이들 쇼핑몰은 스타필드 고양점에서 각각 차로 5분~1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특히 롯데몰 은평점의 경우 스타필드 고양점과 거리가 2.65km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광역 상권을 선점하는 대형 복합쇼핑몰 특성상 상권이 겹칠 수밖에 없어 두 경쟁사의 라이벌 진검승부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규모상으로는 스타필드 고양점이 앞서지만, 접근성 측면에선 롯데몰 은평점이 더 좋은 편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몰 은평점의 경우 지하철 구파발역과 직접 연결돼 있지만 스타필드 고양은 삼송역에서 500~600m가량 떨어져 있다”며 “신세계가 복합쇼핑몰 신규 출점을 계획하고 롯데가 더 좋은 입지를 사들이는 길목 차단 작전에 이어 이번엔 롯데아웃렛 고양점 오픈으로 샌드위치 형식이 됐다”고 말했다.
현재 롯데아웃렛 고양점은 스타필드 고양점과 다른 콘셉트로 구성하기 위해 머리를 짜내고 있다. 예컨대, 스타필드 고양의 경우 롯데와 차별성을 두기 위해 신세계백화점을 입점시키고, 키즈존을 강화했다. 롯데는 이케아와의 시너지를 통한 고객을 유입하는 전략과 동시에 F&B(식음료)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롯데는 백화점을 포함해 아웃렛, 대형마트, 영화 등 구성할 수 있는 콘텐츠는 충분해 이 중 어떤 콘셉트로 정할지 고심 중이다”면서 “이케아가 대중적인 가구 전문점인 점을 감안해 고급스러운 '리빙' 카테고리나 식음료 부분을 강화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오는 하반기 수도권 서북부 인근에 복합쇼핑몰 3개가 운영되면서 경쟁사들간 출혈경쟁으로 이어지진 않을까 하는 우려도 나온다. 수도권 서북권 일대 인구가 300만명에 달하지만, 이들을 모두 수용할 수 있을만큼 수요가 있을지는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복수의 유통업계 관계자는 “비슷한 위치에 쇼핑몰이 경쟁하게 되면 고객이 찾을 수 있도록 각 쇼핑몰마다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며 “서울 서대문, 마포, 은평, 인천 청라지구, 일산, 파주 등 흡수할 수 있는 인구가 많은 편이지만, 서로 제살 깎아먹이가 되진 않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