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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배달대행 배달원, 언어폭력 당해도 참는 이유

Monday, April 22, 2019, 17:04:21 크게보기

보호 조치 없거나 유명무실..관련법 ‘하청’ 명시 구체적이지 않아 책임 소재 불명확

인더뉴스 주동일 기자ㅣ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와 배달 대행업체들이 배달원을 고객의 언어폭력으로부터 보호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가 된 업체들은 보호 조치를 마련해놓고 적용하지 않거나, 아예 보호조치를 만들지 않았다.

 

실제로 최근 유명 피자 프랜차이즈 D사에서 배달원으로 근무한 A씨는 “고객들에게 폭언을 종종 당했다”며 “또 속옷차림이나 나체로 음식을 받는 손님들이 가끔 있었는데, 이렇게 손님에게 욕을 들은 날엔 고객들이 나를 사람으로 안 본다는 생각까지 들어 힘들었다”고 했다.

 

◇ 감정노동 보호조치 유명무실...언어폭력 당할 땐 “그냥 참아야”

 

A씨가 근무한 피자 업체는 본사 측에서 마련한 배달원 보호 조치가 있다. 해당 피자 업체 관계자는 “배달원을 보호하는 조치가 있다”며 “고객에게 폭언 등을 당했을 때 고객 진정·경고·보고 등의 순서로 응대하는 교육을 연 2회씩 하고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같은 조치는 실제로 취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관련 교육을 받은 적이 없고, 점장은 매출을 걱정해서인지 배달원들이 폭언을 들었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교육 등의 조치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어 “내가 사는 동네의 가게와 갈등을 겪는 것이 걱정돼 일을 그만둔 후에도 신고하는 것은 부담스러웠다”고 덧붙였다.

 

A씨와 같은 프랜차이즈에서 배달원으로 근무 중인 B씨도 “폭언폭설을 하는 고객들이 요즘도 있다”며 “점장에게 이야기한 적은 있지만 손님들과 싸우지 말라는 식으로만 말했다”고 했다. 배달원을 보호하는 조치에 대해선 “실제로 취하는 것을 본 적이 없어 혼자서 참는 편”이라고 했다.

 

배달원을 감정노동자로 보호하는 규정이 있더라도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해당 피자 프랜차이즈 본사에선 “관련해서 보고받은 사례가 없어 확인하지 못했다”며 “현재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 개설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 13개 업체 중 6곳 조치 없고 2곳 제대로 안 지켜

 

인더뉴스가 배달 서비스를 제공 중인 유명 피자·치킨·햄버거 업체와 배달 대행 업체 13개를 조사한 결과 6곳에선 배달원의 감정노동 보호 조치를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7개 기업 중 A씨가 근무한 업체를 포함한 3곳은 준비한 조치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었다.

 

배달원 보호 조치가 있지만 제대로 시행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진 세 업체 두 곳에 각각 근무 중인 배달원들은 “폭언 등을 점장에게 이야기했음에도 해당 조치가 시행된 것을 본 적 없다”고 말했다. “업무 강도와 스트레스 때문에 배달 일을 그만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나머지 한 치킨 프랜차이즈는 폭언 피해를 신고할 수 있는 게시판을 운영하고 있지만, 점주들만 글을 게시할 수 있었다. 배달원들은 A씨처럼 고용주와의 관계를 걱정해 본사나 관계 부서에 직접 신고하기를 꺼려 실질적인 조치를 받기 힘들었다. 

 

언어폭력을 당한 배달원 중에는 스트레스로 업무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박정훈 라이더 유니온 준비위원장은 “고객의 폭언 빈도는 열명 중 한명 정도”라며 “폭언을 당하면 다음에 같은 집으로 다시 배달을 가야할 때 긴장과 공포감 때문에 가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이어 “폭언 등의 이유는 주로 배달지연 때문이지만, 대부분의 배달 건은 10분 안에 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라며 “주문이 많을 때 일하는 배달원이 부족해 생기는 일이라 배달원이 아닌 근무 환경에서 이유를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배달을 막는 블랙리스트가 있지만 실제로 적용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회사 차원에서 배달노동자의 감정노동을 보호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배달원 보호를 위한 오토바이 행진 등을 준비 중이다.

 

◇ 관련 법안 부실해 본사·가맹점 책임 불명확

 

서울시 감정노동종사자 권리보호센터에 따르면 배달원은 산업안전보건법에서 ‘고객 응대 근로자’로 규정한 감정노동자다. 감정노동자 보호법으로도 알려진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원청인 본사는 하청인 가맹점의 고용 직원들을 보호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또 노동자가 폭언·폭력을 당할 경우 고용주는 보호·예방 조치를 취해야 한다. 이를 어길 시 최대 1000만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하지만 산업안전보건법을 시행(2018년 10월)한 지 6개월이 지난 올해 3월까지 과태료를 물린 적발 사례는 0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산업안전보건법이 구체적이지 않아 언어폭력을 겪는 배달원들을 법적으로 보호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원청이 하청의 근무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규정은 있지만, 하청의 범위에 대한 명시가 구체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시 감정노동 종사자 권리보호센터는 “산업안전보건법 26조 2에 따르면 협력관계에 있는 가맹점을 본사에서 보호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하청에 가맹점 등을 포함한다는 구체적인 부칙이 없어 책임소재가 명확해지지 않은 상태로 나온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청에 있는 근무하는 분들이 산업안전보건법을 근거로 문제를 제기해도 본사와 가맹점이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길 수 있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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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동일 기자 jdi@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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