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이진솔 기자 | 현대차그룹이 미국 로봇 전문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에 나섭니다. 인수를 기반으로 미래 핵심 사업인 로보틱스 분야에 경쟁력을 키운다는 계획입니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 10일 현대차 이사회를 연 데 이어 이날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이사회를 잇따라 열고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건을 논의합니다. 인수가 공식화되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부임 후 첫 대규모 인수·합병(M&A)이 추진됩니다.
인수 금액은 8000억원에서 9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현대차와 모비스, 글로비스가 인수 금액의 일정 부분을 부담하고 지분을 나눠 가질 것으로 보입니다.
로봇 개 '스폿'으로 유명한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1992년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분사해 설립됐으며 2013년 구글에 인수됐다가 2017년 7월 소프트뱅크에 팔렸습니다. 2015년 선보인 스폿은 360도 카메라를 장착하고 네 발로 초당 1.58m의 속도로 뛰거나 계단을 오를 수 있으며 방수 기능도 있습니다. 다만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연구 중심 조직이어서 로봇 사업화에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수를 통해 로봇을 활용한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입니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 로봇·인공지능(AI) 분야를 5대 미래혁신 성장분야 중 하나로 선정하고 로보틱스팀을 신설하는 등 로보틱스 사업에 주력해왔습니다.
현대차는 지난해 1월 미국에서 열린 가전·IT 전시회 ‘CES 2019’에서 바퀴가 달린 로봇 다리 4개를 움직여 걸어 다니는 자동차 ‘엘리베이트’ 콘셉트카를 처음 공개하고 축소형 프로토타입 작동 모습을 시연했습니다. 또 웨어러블 로봇 ‘벡스’를 선보이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 관련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서 작년 5월에는 미국 로봇 스타트업 리얼타임로보틱스에 17억5500만원을 출자해 지분 2.62%를 확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