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칼럼

[조성원의 나·혼·다] 이번 설엔 가족과 함께 도시락을?

Friday, January 27, 2017, 06:01:00 크게보기

(나 혼자 다 한다) CU 횡성한우 도시락·GS25 명절도시락 시식기

[인더뉴스 조성원 기자] 살다보면 때때로, 생각지도 않던 것에 갑자기 의문이 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샤워 후 거울 앞에서 문득 이 다비드상을 누가 데려갈까하고 되뇌거나, 극장에서 한창 재밌게 영화를 보다가 옆자리에 아무도 없음을 깨닫곤 왜 난 혼자서 이러고 있는가하는 생각에 빠지기도 합니다(둘 중 하나는 진심입니다).

 

가장 최근 저에게 찾아온 한 가지 의문은, ‘우리집은 왜 제사도 지내지 않는데 명절 음식을 해 먹는가하는 것이었습니다. 아니, 정확히는 우리 어머니는 더 이상 시댁에 가지도 않는데 왜 혼자서 명절 음식을 하시는 걸까겠군요.

 

깊게 생각해보지 않아도 몇 가지 추론은 나옵니다. ‘해오던 거니까’, ‘그래도 명절 분위기는 내야지’, ‘가족들이 원해서(하지만 전 한 번도 해달라고 한 적이 없습니다)’ 등등. 하지만 문제는, 예전 큰집에 모여 제사 지낼 때보다 만드는 양이나 노동시간이 줄어들었을지언정 모든 작업을 혼자하신다는 걸 겁니다.

 

여자들이 늘 해왔던 건데 뭘...”이라 할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오랜 기간 결혼했다는 이유로 피 한 방울 안 섞인 사람들 먹일 음식을 몇 시간씩 허리도 못 펴고 만드는, 무료 급식봉사하는 것 같은 상황을 벗어난 지도 얼마 안 됐는데 왜 굳이 또 고생을 하느냔 말입니다. 하다못해 봉사장에서는 고맙단 말이라도 듣습니다.

 

그러면 어머니 쉬게 해드리고 너나 다른 가족들이 대접을 해드리면 되지 않느냐고 하실 수 있습니다. 됐다고 그냥 당신께서 하겠다고 말릴 가능성이 매우 높지만, 그 방법도 시도해 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전 이번 설에 가족들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할까 합니다.

 

바로 근래 들어 명절 때만 되면 더욱 괜찮게 뽑혀 나오는 편의점의 명절용 도시락으로 한 끼라도 해결하자는 겁니다. 마침 CUGS25에서 이번 설을 맞아 내놓은 도시락들이 있으니 먼저 먹어보고 권유해 볼 생각입니다.

 

먼저 CU에서 나온 횡성한우 불고기 정식(415g, 697kcal, 5000)’을 만나보겠습니다. 찾아보니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인증한 1등급 이상(1+, 1++ 등급 포함) 우육(牛肉)이 사용됐다는군요. 한정수량으로 판매한다고 합니다.

 

+한우불고기+너비아니 2+부추전+김치전+볶음김치+오이지무침+멸치볶음+새송이버섯볶음의 구성입니다. 가풍이나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보기에 명절 음식이라기보다는 특별식같은 느낌입니다.

 

130초에서 2분 정도 마이크로파를 쐬게 하고 꺼내니 어쩐지 멸치볶음 냄새만 납니다. 부디 건질 만한 게 멸치볶음뿐인 게 아니길 바라며 밥부터 맛 봅니다. 2016 햅쌀로 만들었다는 밥은 그냥 무난한 딱 편의점 도시락 밥입니다. 메인 반찬인 불고기로 넘어갑니다.


한우고기에 양파, 당근, 고추, , 버섯이 함께 하고 있는데, 지정석에 꽉 들어차 있는 밥 이하 다른 찬들과 비교하면 어째 양이 좀 헐빈합니다. 맛을 볼까요. ‘단짠의 풍미가 꽤 좋습니다. 맛 자체가 훌륭하다 할 순 없지만, 적당히 촉촉한 단짠의 매력이 밥의 먹먹함을 잘 상쇄해 줍니다.

 

너비아니의 간은 불고기에 비해 짠 편입니다. 다른 찬을 다 먹은 나중에 보니 제일 짜더군요. 식감도 무른 편입니다. 채소 찬과의 궁합을 좀 맞춰볼까 해서 오이지무침을 택했는데, ‘꼬독꼬독한 식감이 좋고 산미나 짠 감도 없어 곁들여 먹기 아주 좋습니다.

 

건드린 김에 밑반찬들 맛을 봅니다. 새송이버섯볶음은 버섯의 탱글함과 쫄깃함이 잘 살아있습니다. 오이지무침과 버섯볶음을 원래 썩 좋아하는 편이 아닌지라 입 안에 감도는 즐거움이 더 큰 지도 모르겠군요. 볶음김치와 멸치볶음은 특별할 것 없는 익숙한 그 맛들입니다.

 

아예 매운맛에 대한 기대를 하지 않아서 더 그런 건지, 김치전은 생각보다 매운맛이 꽤 느껴집니다. 오징어로 추정되는 내용물이 심심치 않게 씹히는 것도 재미있군요. 부추전은 김치전에 비해 좀 무른 편입니다. 마찬가지로 오징어라 여겨지는 내용물에 당근과 고추가 식감을 담당하는 것이 괜찮습니다.

 

전체적으로 딱 명절 분위기에 맞는 느낌은 아니지만, 5000원짜리 한정 도시락임을 감안하면 준수합니다.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주반찬들과 밑반찬들의 식감 차이가 재밌어서, 짝지어 같이 먹으라는 뜻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다음은 GS25명절도시락(500g, 850kcal, 6000)’입니다. 횡성한우 도시락보다 1000원이 더 비싼 만큼 반찬의 가짓수와 전체적인 양이 더 많습니다. 마찬가지로 한정 판매한다는군요.

 

밥과 주반찬이 담긴 용기와 밑반찬이 담긴 용기가 분리돼 있어, 밑반찬용기를 뺀 채 전자레인지 사우나를 시킬 수 있습니다. 흑미가 섞인 밥+돼지고기찜+잡채+동그랑땡+해물부침전+고기완자+55미전+볶음김치+시금치+콩나물+명태초무침의 구성입니다. 이름답게 확실히 명절 분위기 물씬 나는 찬들로 채워져 있군요.

 

230초 정도 레인지에서 돌린 후, 늘 그렇듯 밥부터 맛봅니다. 퀄리티가 상당히 좋습니다. 너무 떡져 있지도 않고, 군데군데 섞인 흑미의 톡 터지는 식감도 좋고요.

 

돼지고기찜(처럼 보이는)은 꽤나 짤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그렇게 짜지 않고 적당히 도는 기름기가 밥이랑 먹기에 그만입니다. , 기름진 걸 좋아하지 않는 분들에겐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습니다. 잣도 2개나 들어있습니다만, 전 안 좋아해서 패스했습니다.

 

잡채가 짭니다. 특히 당면 외의 고기나 버섯 같은 재료들이 마치 양념이 골고루 배지 않은 것처럼 짠 맛을 머금고 있습니다. 마이크로파 샤워를 마치고 나온 것을 감안하면 윤기나 식감은 그렇게 메마르진 않군요.

 

전류로 넘어갑니다. 55미전은 중간에 부추전(이라 사료되는), 그 양쪽으로 햄과 맛살이 포진해 있어 정확히는 33미전입니다. 여기에 특별할 것 없는 맛은 많이 아쉽습니다. 해물부침전 또한 향만 흉내 내는 수준으로 정작 해물엔 인색한 편입니다.

 

동그랑땡이 실합니다. 두툼한 내용물이 치아 끝까지 차오르듯이 씹히는 게 만족스럽군요. 고기완자는 후추향이 강하지만 맵진 않습니다. 동그랑땡이 좀 더 가공육스러운 질감이라면 이건 진짜 고기를 치대고 반죽해서 만든 듯한 질감이라 비슷한 듯 다른 재미를 주는군요.

 

밑반찬들을 만나볼까요. 볶음김치는 별다른 게 없고, 시금치가 짭니다. 레인지에 돌린 것도 아닌데 식감도 느껴지는 게 없고요. 콩나물은 그래도 씹는 맛은 살아있는데 마찬가지로 짭니다. 명태초무침은 원래 좀 짜게 먹는 음식이란 걸 감안하면 나쁘진 않지만, 전체적으로 밑반찬을 짜게 먹는 집안 사위가 된 느낌이군요.

 

전반적으로 찬들이 좀 짠 감이 있어, 동봉된 간장이 딱히 필요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짜기만 할 뿐 맛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CU의 도시락에도 한 말이지만 6000원에 이 정도 구성이면 충분히 고려해 볼만 합니다.

 

이번 설엔 여자들만 하는 고생에서 어머니와 아내도 해방시킬 겸, 한 끼 정도는 가성비도 괜찮은 명절 도시락으로 가족들이 함께 하는 것 어떠신가요. 시도하실 분들에게 한 가지만 당부드립니다. 어디 멀리도 아니고 집 앞에서 사왔으면서 던져주고 대령하라하지 마시고, 직접 돌려 먹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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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원 기자 swjo@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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