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칼럼

‘남은 보험료를 기부하는 보험사’의 몇 가지 비밀

Monday, February 20, 2017, 06:02:00 크게보기

[정재혁의 보험으로 세상보기] 美스타트업 보험사 레모네이드의 혁신적 사고
보험료·보험사기 모두 ↓..슈라이버사장 “보험료는 보험회사가 아닌 고객의 것”

[인더뉴스 정재혁 기자] 보험업계가 어렵다고 하는데요. 이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의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 소비자들의 눈에는 그렇게나 어려워 보일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실제로 최근 보험회사들의 지난해 순이익을 보면, 삼성생명은 2조 1285억원에 달했고, 한화생명도 912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손해보험사 중에서는 삼성화재가 8622억원, 현대해상이 4099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습니다. 기업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상당수의 보험사는 괜찮은 실적을 올리고 있는 것은 맞습니다.

보험사가 이익을 내는 방법은 다양하겠지만,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건 가입자로부터 보험료를 최대한 많이 거두면서 보험금 지급은 최소화하는 것일 테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어떤 보험사는 가입자가 낸 보험료가 수중에 남게 됐을 때, 그 돈을 자선단체에 기부한다고 합니다. 아쉽지만(?) 우리나라 기업은 아니고, 미국 뉴욕에 기반을 두고 있는 스타트업 보험회사인 ‘레모네이드(Lemonade)’입니다.

이 회사는 가입자들로부터 받은 보험료의 딱 20%만을 회사의 수익으로 가져갑니다. 나머지 80% 중 절반은 재보험에 가입하고, 나머지 절반은 보험금 지급을 위해 남겨둡니다. 만약 1년간 회사를 운영했는데 보험금 지급을 위한 돈이 남았다? 그럼 회사는 그 남은 돈을 자신들의 이익으로 가져가지 않고 지역의 자선 단체에 몽땅 기부한다고 합니다. 

단, 돈이 남았을 때만 기부를 하고 돈이 남지 않으면 하지 않습니다. 보험회사의 가장 최우선 목표는 가입자에 대한 보험금 지급이니까요. 가입자들에게 남은 돈을 직접 돌려주지 않아 아쉽긴 한데, 어쨌든 자신이 사는 지역을 위해 돈이 쓰이는 것이니 결과적으로 이득이 됩니다.

가입자 입장에서 이러한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보험금 지급 속도가 어마어마하게 빠르다는 점입니다. 회사는 어차피 남은 돈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보험금 지급 절차를 까다롭게 할 유인동기가 없습니다. 실제로 레모네이드는 인공지능 챗봇을 활용해 보험 가입과 보험금 지급 업무를 처리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언뜻 보기엔 지급 심사가 허술해 보여서 보험가입자 사이에 ‘모럴해저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지 않겠느냐는 건데요. 이러한 위험에 대해 레모네이드의 CEO인 다니엘 슈라이버는 자선단체 기부 방식이 보험사기를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습니다.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슈라이버는 “보통 보험사기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돈 많은 보험회사에 해를 끼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양심의 가책을 덜 느낀다”며 “반대로 레모네이드는 돈이 남으면 전액 기부를 하니, 보험사기를 치려는 사람은 더 큰 죄책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왜냐하면 보험사기를 저지르는 사람이 보기에, 자신의 부정한 행위가 보험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에 피해를 입히는 셈이 되기 때문입니다. 

레모네이드는 지난해 9월 뉴욕에서 처음 서비스를 론칭했고, 올 1월 초에는 미국 내 46개 주에 사업 허가를 신청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투자자들로부터 총 6000만달러를 모금했을 정도로 사업성을 인정 받았습니다. 특히 젊은 층에서 인기가 높다고 하네요.

레모네이드의 모토는 간단합니다. “고객이 낸 보험료는 회사의 것이 아니라 고객의 것이다.” 보험 상품은 은행의 예금 상품과 일반적인 서비스 상품의 중간 정도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보험료는 위험 보장이라는 서비스에 대한 비용이면서 동시에 가입자가 돌려받을 수 있는 돈인 셈입니다. 레모네이드는 이 점을 고객들에게 분명히 말하고 있는 것이죠. 아마도 이런 부분 때문에 레모네이드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호응을 얻고 있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자, 이제 우리 보험사들의 모습을 한 번 떠올려볼까요? 저는 비선실세라는 여자에게 막대한 돈을 갖다바친 몇몇 보험사가 있었다는 사실이 기억이 나는데,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분은 어떠신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일이야 그에 합당한 처분을 받으면 될 것 같고, 앞으론 레모네이드처럼 훈훈한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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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혁 기자 jjh27@inth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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