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정재혁 기자] “‘보험다모아’ 등장 이후 자동차보험 CM(Cyber Marketing)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이런 주장에 대해 손해보험업계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1사3요율제’ 허용 등 규제완화와 인터넷 활용 증가·보험사 마케팅 등이 어우러진 결과라는 것. 다만, 네이버 등 포털과의 연계 후에는 달라질 수도 있다는 관측은 나오고 있다.
보험개발원(원장 성대규)은 ‘보험다모아’의 출현으로 CM채널을 통한 자동차보험 가입이 크게 늘었다고 지난 2일 밝혔다. 실제로 자동차보험 CM 가입률은 2015년 11.6%에서 2016년 17.5%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보험개발원 측에 보험다모아의 등장과 자동차보험 CM 가입률 증가 간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통계자료가 있는지 여부를 물어봤다. 예상과 달리, 보험개발원 측은 “그런 자료는 없다”고 말했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가입률 상승과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자료는 없다”며 “다만, 보험다모아가 출시된 지난 2015년 11월 이후 삼성화재를 제외한 모든 손해보험사들이 CM시장에 뛰어들었다는 점에서 CM시장 가입률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의 생각은 보험개발원과 달랐다. 보험다모아 출시 이후 각 손보사들이 CM채널에 뛰어든 것은 맞지만, 이것이 꼭 보험다모아 때문만은 아니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입장이다. 보험다모아가 추진되면서 금융당국이 보험사에 ‘1사3요율제’를 허용한 게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보험사들은 보험다모아 추진 전까지 2개의 요율만 사용할 수 있었다. 쉽게 말해, 보험사가 요율이 다른 2개의 채널만 운영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손보사들은 대면채널을 기본으로 TM(Tele Marketing)채널을 운영했는데, 유일하게 삼성화재만 2009년부터 TM채널 대신 CM채널을 운영했다.
보험다모아는 기본적으로 CM채널 기반이기 때문에,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보험다모아를 활성화하기 위해 ‘1사3요율제’를 허용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손보사들은 기존 대면채널과 TM채널을 유지하면서 CM채널까지 운영할 수 있게 됐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보험다모아를 계기로 1사3요율제가 허용돼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 CM시장에 뛰어들 수 있었다는 게 정확한 사실”이라며 “보험다모아는 일종의 계기일 뿐, 자동차보험 CM시장 확대의 직접적인 요인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일각에서는 보험다모아 자체가 자동차보험 판매를 포함한 CM시장 확대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보험다모아를 통한 가입 건수가 자료를 공개하기 창피할 정도로 극히 미미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CM채널을 통한 자동차보험 가입률 증가는 각 보험사들의 적극적인 스타 마케팅과 인터넷 활용도의 증가 때문”이라며 “보험다모아 때문에 가입률이 늘었다고 하느니, 차라리 설현이나 손예진 등과 같은 연예인 모델 때문에 늘었다고 하는 편이 더 설득력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한편, 보험다모아와 포털 간 연계가 이뤄지게 될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보험다모아의 네이버 탑재는 빠르면 7월 중에도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 중소형 보험사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보험다모아의 영향력은 미미한 것이 사실”이라며 “다만, 네이버의 파급력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보험다모아 탑재가 완료되면 그 영향력이 지금과는 천지 차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