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정재혁 기자] 내년도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 총 규모가 8조 4000억원으로 전망됐다. 올해 당기순이익 연간 추정치 12조 9000억원에 비해 4조 5000억원 줄어든 수치인데, IFRS9 시행으로 인한 대손비용 증가와 가계부채 안정화 정책 등이 수익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한국금융연구원(원장 신성환)은 1일 은행회관 2층 국제회의실에서 ‘2017년 금융동향과 2018년 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내년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2.8%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올해 경제성장률 추정치 3.1%에 비해 낮은 수치로, 건설·설비 투자의 감소세 때문으로 풀이된다.
은행산업의 경우 성장성이 다소 약화될 전망이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가계대출 억제 정책 등의 영향으로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가 둔화되며, 기업대출도 혁신기업 등 신규 거래처가 추가 발굴되지 않는 이상 큰 폭으로 늘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도 대폭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은행의 내년 당기순이익은 8조 4000억원을 기록, 올해 12조 9000억원(추정)에 비해 4조 5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내년도 대손비용(회수하지 못한 채권)이 올해 연간 추정치 5조 7000억원 보다 2조 3000억원 늘어난 8조원 수준까지 증가하는 것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IFRS9(대출상품의 예상손실 인식) 도입에 따른 대손비용의 경기 민감도(Cyclinical sensitivity)가 증가하기 때문이라는 것.
임형석 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실장은 “내년 경제성장률 하락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으로, IFRS9에서 ‘중대한 신용위험 증가’로 인식되는 자산 규모가 늘어 대손충당금 적립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결산 때 손실로 계산되기 때문에 당기순이익은 줄어들게 된다”고 말했다.
이밖에 이자이익도 올해(8.6%)보다 낮은 증가세(4.1%)를 보일 것으로 임형석 실장은 예상했다. 순이자마진(NIM)의 상승폭이 제한되는 상황에서 이자부자산 또한 가계부채 관리 등의 영향으로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정부의 ‘생산적 금융’ 추진에 따라 혁신기업에 대한 대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른 리스크관리를 위해 벤처 생태계와의 관계형 금융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임 실장은 “창업·혁신기업 관련 다양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생성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벤처 생태계와 밀접한 관계를 맺으면서 이들 기업에 대한 정보를 모니터링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