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창 열기 인더뉴스 부·울·경

News Plus 뉴스+

[현대차 결함은폐] ‘평생보증’ 자구안에 전문가들 “땜질처방...엔진 다 바꿔줘라” 비판 ③

URL복사

Friday, October 11, 2019, 18:10:00

세타(Theta)2 엔진의 결함을 알고도 숨겼던 현대자동차그룹의 전·현직 임원들이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형사 재판을 받습니다. 현대차 김 모부장의 내부고발로 시작된 이 사건은 3년이 흐른 지금까지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입니다. 이에 인더뉴스는 국내 자동차관리법의 허점을 진단하고, 현대·기아차의 늑장리콜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를 꺼내보려고 합니다. 이번 시리즈 기사가 국내 소비자들의 권익 향상과 제도 개선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편집자주]

 

 

인더뉴스 박경보 기자ㅣ쏘나타·그랜저 등 국내 세타2 엔진 고객에게 ‘평생 보증’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한 현대·기아자동차가 전문가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엔진 진동감지 시스템(KSDS)과 보증연장은 문제의 근본 원인을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현대·기아차는 11일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국내 세타2 GDi 차량 고객들의 만족도 제고를 위해 엔진 평생 보증 프로그램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대상 차량은 세타2 엔진이 적용된 2010~2019년형 쏘나타(YF·LF), 그랜저(HG·IG), 싼타페(DM·TM), 벨로스터N(JSN), K5(TF·JF), K7(VG·YG), 쏘렌토(UM), 스포티지(SL) 등 총 52만대다.

 

이와 함께 미국에서도 세타2 엔진 집단 소송 고객들과 화해안에 잠정 합의하고 미국 법원에 화해 합의 예비 승인을 신청한 사실도 전했다. 구체적인 합의금 액수가 알려지진 않았으나, 최소 수천억 원에 이를 것이란 예상이다.

 

현대차의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업계에서는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제기된 결함 문제를 질질 끌다가 형사 재판을 앞두고 마지 못해 대응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번 조치가 소비자가 아닌 현대·기아차에만 유리한 결정이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먼저,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검찰 조사로 힘들어지니 마지 못해 평생 워런티를 발표했는데 이걸 누가 좋게 보겠나”라며 “끝까지 설계 결함이 아니라고 발뺌하다가 이제야 보증을 더 늘린 것은 진정성에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대·기아차는 리터당 1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합성 엔진오일을 순정으로 내놨는데, 이는 문제가 있는 세타2 엔진의 마찰계수를 낮추기 위한 것”이라며 “결함으로 엔진오일의 성능을 올렸으면 기존 가격을 유지해야 하는 게 상식적으로 맞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조사기관인 자동차안전연구원에서 근무했던 박진혁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결함의 시정은 문제의 근본원인을 해결하는 것부터 시작하는데, 세타2 엔진의 사례처럼 점검 후 수리하는 것은 시정방법이 될 수 없다”며 “엔진이 당장 깨지지 않았더라도 예방적 차원에서 엔진을 전량 교체하는 것이 마땅하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대차가 도입한 KSDS는 엔진의 압력을 낮춰 파손을 늦추거나 막을 뿐, 본래 인증받았던 연비와 출력이 떨어지는 문제가 생긴다”며 “현대차는 근본적인 해결책인 엔진교체를 피하기 위해 결함을 인정하지 않고 있고, 엔진교체를 압박해야 할 국토부와 조사기관은 이를 방관하고 있다”고 일침했다.

 

또 정비업계의 박병일 명장은 “평생 보증한다고 하더라도 과거의 사례로 비춰볼 때 엔진오일을 서비스네트워크에서 교환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보증수리를 거부할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소비자들은 무상보증에 숨겨진 조건들이 많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항이 적은 세타2 엔진은 연비가 좋은 대신 내구성이 떨어지는 치명적인 단점을 안고 있고, 엔진이 깨지는 현상은 10만km 이상 주행했을 때 나타난다”며 “현대차가 결함원인으로 주장하는 이물질 유입은 엔진 전량 교체 등의 대규모 리콜을 피하기 위한 핑계”라고 덧붙였다.

 

또 이정주 한국자동차소비자연맹 회장은 “평생 보증연장은 소비자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껴 어쩔 수 없이 결정한 것” 이라며 “소비자들을 달래기 위한 회유책일 뿐 해결책이 될 수 없고, 전량 엔진교체 등의 제대로 된 리콜이 이어져야 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대차의 세타2 리콜에 대한 적정성 조사는 현재 미국에서 진행 중인데, 이는 11월 결정될 한국산 자동차 관세 부과 제외 여부 등 정치적인 문제가 엮여있다”며 “현대차가 미국 소비자들과 합의한 것도 이를 앞두고 미국 정부에 어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차량 교체 주기가 짧아진 상황에서 평생 보증으로 늘린 건 소비자들에게 큰 의미가 없다고 보여진다”며 “소비자 입장에선 최선이라고 볼 수 없지만, 비용 절감 측면에서 현대차에겐 최고의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English(中文·日本語) news is the result of applying Google Translate. <iN THE NEWS> is not responsible for the content of English(中文·日本語) news.

배너

박경보 기자 kyung2332@inthenews.co.kr

배너

[글로벌 K푸드 이끈 ‘뚝심’-①농심] 신라면, ‘까다로운 월마트’ 넘고 날개 달다

[글로벌 K푸드 이끈 ‘뚝심’-①농심] 신라면, ‘까다로운 월마트’ 넘고 날개 달다

2024.09.18 09:27:10

K콘텐츠 위상과 함께 한국 드라마·영화 속 음식을 찾는 외국인이 부쩍 늘었습니다. 유튜브에 쏟아지는 각종 바이럴 마케팅은 기업 실적에 톡톡히 기여하고 있습니다. 한류는 K푸드 열풍을 이끄는 주역입니다. 하지만 그 이전 수십년에 걸친 기업들의 현지 기반 다지기 작업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발 빠르게 해외에 진출한 이들은 저조한 인지도와 낯선 유통체계, 불안정한 글로벌 정세 등에도 뚝심으로 버틴 결과 글로벌 K푸드를 만들어냈습니다. 인더뉴스 장승윤 기자ㅣ한국 라면 인기가 뜨겁습니다. 올해 1~8월 우리나라 농식품 수출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라면 수출액은 8억달러로 전년보다 32% 증가하며 '수출 효자' 상품임을 증명했습니다. 한국 라면은 전 세계 100여개 이상 국가에서 팔리고 있습니다. 해외여행 중 마트에서 한국 라면을 찾는 게 어렵지 않아졌습니다. 지난해 농심은 해외법인 성과를 바탕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습니다. 매출 3조4106억원, 영업이익 21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0% 89.1%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전체 매출의 37%, 영업이익의 50%를 해외에서 벌었는데 해외 매출의 42%를 핵심 시장인 북미(미국·캐나다)에서 거뒀습니다. 북미 시장은 지난해 신라면 매출이 전년 대비 19% 증가하며 신라면의 글로벌 인기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법인 성장세가 돋보였습니다. 미국법인은 농심 전체 해외법인 중 가장 큰 매출 규모를 자랑합니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6198억원, 599억원으로 2년 전보다 각각 53%, 116% 늘었습니다. 농심과 미국의 만남은 50여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국내 대부분 식품기업이 내수 시장에 집중하던 1970년 농심은 국내 최초로 소고기라면을 개발한 뒤 이듬해인 1971년부터 미국에 수출했습니다. 진출 초반에는 주로 한인 시장을 타깃으로 제품을 유통했습니다. 이후 10여년간 시장 개척에 공을 들였고 80년대 너구리, 안성탕면, 짜파게티, 신라면 등 주요 브랜드들이 시장에 하나둘 안착했습니다. 1984년에 샌프란시스코에 영업사무소를 만들었으며 1994년에 미국에 농심 첫 해외법인을 설립했습니다. 2005년 6월에는 캘리포니아에 LA공장을 가동하며 현지 영업을 본격화했습니다. 미국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던 농심은 2010년대 들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됩니다. 2013년 대형마트 체인점 월마트와의 직거래 계약은 미국 메인스트림 시장 공략의 기폭제로 작용했습니다. 당시 월마트 7개 매장에서 신라면 테스트 판매를 시작한 게 월마트 거래의 시초였습니다. 농심 관계자는 “월마트는 제품에 대한 검증이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테스트 판매에서 실패하면 영원히 입점할 수 없다"며 "회사의 경영상황까지 확인하기 때문에 전 세계 수많은 브랜드 중 월마트에 입점되는 제품은 몇 가지 되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2017년에는 업계 최초로 월마트 4000여 점포에 입점하며 본격적으로 마케팅에 열을 올렸습니다. 농심은 코스트코, 크로거, 샘스클럽 등 미국 메이저 유통사 전 점포에서 신라면을 팔았고 2018년부터는 메인스트림 시장 매출이 아시안 마켓 매출을 6대 4 비율로 제쳤습니다. 신라면은 한인마트를 벗어나 미국 소비자들이 더 많이 먹는 라면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현지 언론들도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농심이 2011년 출시한 '신라면 블랙'은 국내에서는 처절히 실패했지만 미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고, 2020년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세계 최고의 라면'에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신라면과 짜파게티는 2021년 뉴욕매거진이 발표한 최고의 라면에도 한국라면 중 유일하게 포함됐습니다. 농심은 월마트 전 점포 입점 외에도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가 인기를 끌며 매출이 상승세를 탔고 펜데믹 이후로는 간편식 선호 현상에 라면 수요가 급증했습니다. 이에 2022년 4월부터는 제2공장을 가동하며 미국 내 증가하는 라면 수요를 뒷받침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습니다. 미국법인 매출은 2005년 4170만달러에서 지난해 4억6600만달러로 17년 간 11배 넘게 성장했습니다. 2공장은 연간 3억5000개의 라면을 생산합니다. 1공장까지 합치면 농심의 연간 라면 생산량은 8억5000만개에 달합니다. 2공장 생산능력 증대와 함께 대형 유통업체 중심의 영업·마케팅 활동이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입니다. 현재 미국 라면시장에서 농심은 일본의 도요수산·닛싯푸드와 함께 3대 라면 브랜드로 꼽힙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1년 농심의 점유율은 25.2%로 도요수산(47.7%)에 이어 2위입니다. 농심은 2030년까지 미국법인 매출을 지금의 3배 수준인 15억달러(약 2조원)까지 끌어올리고 라면 시장 1위에 오르는 게 목표입니다. 하반기부터는 라틴 시장 진출에 속도를 냅니다. 2공장이 중남미 진출에 지리적으로 유리한 곳에 위치한 만큼 라틴계 비중이 높은 텍사스, 켈리포니아 등을 우선 공략하고 해당 성과를 토대로 멕시코 시장에 진출할 계획입니다. 멕시코 라면시장 규모는 약 4조원에 달합니다. 농심은 하반기 2공장 신규 라인 증설을 예고한 상태입니다. 농심 관계자는 "올해 2월부터는 K푸드 트랜드, 농심 제품 활용 레시피 등 한식 문화를 알리기 위해 매달 'Sabor Y Elegancia'라는 매거진을 발간해 히스패닉 소비자가 주로 찾는 마트에 배포하고 있다"며 올해 멕시코에 지점을 설치하는 등 미국 내 히스패닉과 멕시코 라틴계 시장을 모두 잡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