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김진희 기자ㅣ어제(30일) CJ그룹이 정기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통상 11월 초로 예정되던 정기 인사가 기약없이 미뤄지면서, 해를 넘기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잇따랐었는데요. 올해를 이틀 남겨두고 전격 발표됐습니다.
앞서 대대적인 변화를 선택한 롯데·신세계와 달리 이번 CJ그룹의 정기 인사 핵심은 ‘안정’으로 풀이됩니다. 하반기 이재현 CJ그룹 회장 장남의 마약 논란을 비롯해 CJ제일제당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 부진, CJ ENM의 ‘프로듀스 101’ 투표 조작 논란 등이 겹치면서, 외형을 확대하기 보단 내실을 다지는데 초점을 둔 것으로 보입니다.
◇ ‘안정’ 택한 CJ..제일제당 대표에 강신호 총괄부장 내정
특히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 인사가 눈길을 끕니다. 대표이사 겸 식품사업부문 대표 자리에 강신호 총괄부사장이 내정됐는데요.
강 대표는 지난 1988년 CJ제일제당 기획관리부로 입사해 CJ주식회사 인사팀장, CJ프레시웨이 대표 등을 거친 인물입니다. 2018년부터는 식품사업부문 대표를 지내면서 냉동 만두 브랜드 ‘비비고’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HMR(가정간편식)을 론칭하며 식문화 트렌드를 선도했다는 평입니다.
실제로 ‘비비고’ 만두는 대표 상품인 왕교자를 비롯해 약 19개 라인업을 갖추고 있으며, 국내외 총 매출은 지난 2017년 5057억원에서 시작돼 작년 6400억원을, 올해 매출 9090억원 돌파가 예상됩니다.
현재 CJ제일제당이 재무 악화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상황에서, 수익성 개선 및 재무 안정화 등의 문제를 개선하는데 강 대표가 적임자라 판단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CJ제일제당은 미국 냉동식품기업 슈완스컴퍼니 인수를 통해 북미 시장의 사업 확장하는 한편, 최근 가양동 부지 및 CJ인재원, 구로공장 등을 차례로 매각하며 재무건전성 강화에 나서고 있어, 추후 강 대표가 행보에 귀추가 주목됩니다.
◇ 승진규모 줄이고 신임 여성임원 확대..성과주의 원칙 적용
이번 CJ그룹 인사를 살펴보면 임원 승진 규모는 총 58명으로 지난해 77명에 비해 소폭 줄었습니다. 다만 신임 여성임원은 확대됐는데요. 회사 측에 따르면 신임임원 19명 중 여성 임원은 4명으로, 약 21%에 해당됩니다.
CJ그룹 관계자는 “신임임원 여성비중이 20%를 넘은 것은 올해가 처음”이라며 “여성 리더들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성별에 관계없이 일·가정 양립이 가능한 조직문화를 확산해 온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외 전체 승진 임원 가운데 28%에 해당하는 16명의 신임임원은 해외본사 및 각 사 글로벌 부문에서 나왔습니다. 글로벌 중심 미래성장 의지를 반영한 결과란 평입니다.
한편, CJ올리브네트웍스의 수장에는 IT 전문가인 차인혁 신임 대표가 선임됐습니다. 배우 차인표의 형으로 알려진 차 대표는 삼성 SDS 상무, SK텔레콤 전무를 거쳐 지난 9월 CJ그룹에 합류한 인물로, 대표이사 겸 그룹 CDO(Chief Digital Officer)에 내정됐습니다.
차 대표는 국내외 다양한 분야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그룹 전반의 DT전략 및 IT 신사업을 추진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