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삼성전자 주총장의 긴 대기줄과 혼잡스러운 풍경이 사라졌습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있는 데다 전자투표를 처음으로 도입하면서 주총장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한산했습니다.
18일 삼성전자는 첫 외부 주주총회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진행했습니다. 이날 주총장에는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 김현석 사장, 고동진 사장 등 400여명이 참석했습니다.
작년까지 삼성 서초타워에서 주총을 진행해 왔는데요. 특히 작년 50대 1 액면분할 뒤 처음 열리는 행사로 주주가 급증하면서 주총 참석자도 평소보다 두 배 이상 늘어 상당히 혼잡했습니다.
소액주주들이 대거 몰리면서 행사 입장 문제와 진행 방식에 대해 항의가 쏟아졌는데요. 행사 시작 전부터 긴 대기줄로 주총장에 입장하지 못 하고 일부 주주들을 발길을 돌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주총장은 한산했습니다. 삼성전자는 무엇보다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큰 가운데, 방역 비상체제를 가동했는데요.
앞서 수원컨벤션센터는 지난 5일부터 매일 방역해 무균건물로 알려졌습니다. 주총장 입구에 열화상 카메라와 체온계로 발열을 체크하고, 손소독, 마스크 착용 등을 확인했습니다.
또 주주 개인별 문진표를 작성해 위험지역 방문 이력이나 발열 등을 체크했는데요. 참석한 주주 모두에게 마스크와 소독제를 지급해 개인별 위생관리를 독려했습니다.
만약 발열이 있는 주주의 경우 주총장에 입장하지 못하게 됩니다. 현장에서 발열이 체크된 경우는 별도로 마련된 장소에서 주총에 참여하는 것을 대신합니다.
지정좌석제를 운영했는데요. 삼성전자 관계자는 “충분한 거리 유지를 위해 좌석과 좌석 사이 두 칸씩 띄어서 지정좌석제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행사 진행 동안 다른 좌석으로 이동은 삼가하고, 마스크 착용은 유지해달라”고 말했습니다.
단상에도 별도의 투명판을 설치했습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김기남 부회장을 비롯해 모든 발표자는 주주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마스크를 벗고 말을 하겠다”면서 “단상에 투명 아크릴판을 설치해 이중 삼중으로 방역을 했다”고 안내했습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 ▲재무제표 승인, ▲사내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이 의결됐습니다.
김기남 부회장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미래’를 실천하기 위해 주주, 임직원을 비롯한 사회와 혁신 성과를 나누겠다”며 “특히 CSR 비전인 ‘함께가요 미래로! Enabling People’ 실현을 위해
청소년 기술 교육 등 미래세대를 위한 지원에도 적극 힘쓰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공유했던 ‘미래 세대에 물려줄 100년 기업의 실현’이라는 꿈을 만들어 나갈 원년”이라며 “전 임직원이 한 뜻으로 힘을 모아 다가오는 미래 반세기를 준비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 전자투표의 의결권 행사율은 전체 주주의 0.5%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삼성전자의 주주 수는 61만 274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