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김용운 기자ㅣ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의 새로운 주인으로 이름을 올리며 방산 분야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전망입니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과 한화그룹이 2조원의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 조건부 투자합의서(MOU) 체결했다고 26일 밝혔습니다.
유상증자 참여 기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1조원), 한화시스템(5000억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4000억원), 한화에너지 자회사 3곳(1000억원) 입니다. 한화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앞으로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49.3%의 지분과 경영권을 확보할 예정입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한화그룹과 논의 결과 대우조선해양이 한화그룹과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이후 경쟁 입찰을 통해 최종 투자자를 결정하는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본건 계약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초 유럽연합(EU)의 기업결합 불허로 현대중공업과의 합병이 무산된 뒤 정상화 방안을 모색 중이었고 산업은행은 '민간 주인 찾기'를 지속해왔습니다.
강 회장은 "지난 1월 현대중공업과 합병 무산 직후부터 경영 컨설팅을 진행한 결과 현재 경쟁력 수준과 시장 환경에서는 자력에 의한 정상화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나왔다"면서 "대우조선의 체질을 개선하고 중장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역량 있는 민간 주인 찾기가 근본 해결책이라 생각했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화그룹도 이날 대우조선해양과의 조건부 투자합의 사실을 공개하며 오는 11월 하순께 본계약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과의 본계약 체결이 완료될 경우 자산규모는 재계 6위인 포스코를 위협할 수준으로 늘어납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4월 발표한 '2022년도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 분석자료에 따르면 총 91개 계열사를 거느린 한화그룹의 자산총액은 작년 말 기준 80조3880억원이었습니다
한화그룹은 현재 자산총액 기준으로 삼성(484조원), SK(292조원), 현대차(258조원), LG(168조원), 롯데(122조원), 포스코(96조원)에 이어 재계 7위 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의 자산총액은 지난 6얼 기준 약 12조224억원으로, 재계 순위는 39위였습니다.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경우 단순 계산으로 자산총액은 92조원대까지 늘어나게 되며 삼성과 SK, 현대차, LG, 롯데에 이어 '자산총액 100조원' 클럽 가입 가능성도 한층 커집니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의 재무건전성이 낮은 만큼 한화그룹의 부담도 적지 않다는 평입니다.
대우조선해양의 자산총액 12조224억원 가운데 부채는 10조4741억원이었고, 자기자본은 1조5483억원 수준으로 부채비율은 지난 6월 기준 676.5%에 달했기 때문입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부채비율이 높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유상증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인수자금을 대우조선에 조달해 부채비율을 상당 부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재계에서는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의 인수로 한화그룹 내 방산계열사들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의 매출구조는 상선에서 85%, 특수선(군함,잠수함) 분야에서 나머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최근 조선업의 슈퍼사이클로 상선에서의 매출 성장아 두드러지겠지만 향후 군함과 잠수함 분야에서 한화그룹 내 방산계열사와 협력관계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은 국내 대형 조선3사 가운데 잠수함 건조 능력은 가장 탁월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잠수함 사업인 장보고-I,II,III 사업을 모두 수행한 국내 유일의 방산업체로 지난 2011년 해외 잠수함 수출을 통해 한국이 세계 5번째 잠수함 수출국으로서의 위상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습니다.
실제로 한화그룹은 지난 8월 미국 국방 전문매체인 디펜스뉴스가 발표한 '세계 100대 방산업체' 가운대 국내 기업으로는 가장 높은 순위인 30위에 올랐습니다. 한화는 지난해 방산업에서 47억97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올해에는 한화디펜스와 현대로템이 공동으로 제작하는 국산 K2흑표 전차와 K9 자주포 전차를 폴란드와 7조6000억원 규모로 수출 계약을 채결했습니다. 또한 한화디펜스의 신형 장갑차 레드백은 호주에 수출 상담이 상당부분 진척됐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 한화 창립 40주년 기념사에서 김승연 회장이 방위 사업서 K-9 자주포와 레드백 장갑차 등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해외 수출에 나서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며 "방산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첨단 기술의 적용 및 무인화 등 지속적 연구 개발을 통해 스마트 방산으로의 변화를 이끌겠다고 공언했던 김 회장의 의중이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