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뉴스 권지영 기자ㅣ 지난해 생명보험사가 연달아 출시한 저해지·무해지 보험이 손해보험사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메리츠화재가 저해지와 무해지 환급형 건강보험 상품을 선보이면서 보험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는 것.
보험사에서 판매하고 있는 저해지·무해지 보험은 보험가입자가 보험계약을 중도에 해지하면 돌려받는 환급금이 거의 없거나, 아예 없는 상품이다. 해지환급률이 낮은 대신 보험료는 기존보다 최대 20% 가량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저해지·무해지 보험은 사망을 담보하는 종신보험이 주를 이뤘는데, 지난 1일 ING생명이 무해지 건강보험을 선보인 데 이어 메리츠화재가 비슷한 콘셉트의 상품을 출시했다. 생명보험사의 저해지 상품과 손해보험사의 상품은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지 비교해 봤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생보사 중에서는 ING생명이, 손보사에서는 메리츠화재가 저해지·무해지 건강보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두 회사의 상품 모두 3대 질병인 암과 뇌출혈, 급성심근경색증을 주계약으로 가입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의무부가특약과 선택특약 종류에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ING생명의 '오렌지 3케어보험'은 암을 세분화해서 보장한다. 주계약에서는 일반암을 포함해 뇌출혈, 급성심근경색증을 보장하는데, 일반암 외에 유방암이나 남녀생식기암, 갑상선암, 대장점막내암 등은 의무부가특약(필수가입특약)을 별도로 가입해야 한다.
상품 종류는 1종 실속형(무해지환급형)과 2종 표준형(해지환급형) 중 선택 가능한데, 세부적으로 1형 순수보장형과 2형 100세 연장형으로 나뉜다. 오렌지 3케어보험은 80세까지 3대 질병 진단을 받지 않은 경우 자동으로 100세까지 보장 기간이 연장된다.
만약 해지환급금이 전혀 없는 1종 실속형에 가입할 경우 1형(순수보장형)과 2형(100세 연장형)에 상관없이 중도에 계약을 해지하면 납입환급금이 전혀 없다. '오렌지 3케어보험'은 가입 후 만기 때까지 보험료를 납입하는 전기납으로 40세 남자, 무해지환급형, 100세 연장형 기준으로 보험료는 3만6100원이다.
메리츠화재 '알뜰한 건강보험'은 3대 질병을 주계약으로 담보하는데, 암(1형)·뇌졸중(2형)·급성심근경색증(3형)중 선택할 수 있다. 보험가입자의 니즈에 따라 필요한 담보를 선택 혹은 세 가지 모두 기본계약으로 묶을 수 있다. 40세 남성, 가입금액 2000만원 기준(미지급형)으로 세 가지 모두 선택하면 보험료는 4만8400원이다.
알뜰한 건강보험은 선택 특약이 세부적으로 나뉘어 있다. 주계약에서 암 진단비용과 별개로 암 수술비용 특약을 비롯해 항암방사선 약물치료비도 별도로 보장받을 수 있다. 이밖에 2대질병 수술비와 암직접치료일당, 2대질병 입원일당 등을 담보해 통합형 상품으로 가입하는 형태다.
이 상품은 해지환급금 50% 지급형인 1종과 해지환급금 미지급형 2종, 기존 상품과 동일한 표준형 3종 중 선택 가능하다. 같은 보장조건으로 해지환급금 미지급형인 2종의 보험료가 제일 저렴하며, 40세 남자가 3가지 주계약에 특약을 전부 선택, 20년납일 경우 보험료는 7만 4760원 수준이다.
메리츠화재 상품은 해지환급금 미지급형 상품인 2종에 가입하더라도 납입기간이 끝난 후에는 해지환급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가령, 40세 남성이 20년납, 100세 만기로 가입할 경우 보험료 납입기간(20년) 후에 해지하면 그동안 냈던 보험료의 70~80%를 환급받는다.
한편, 각 보험사에서는 저해지 건강보험 상품 개발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장은 같으면서 기존 건강보험 상품보다 보험료가 저렴한 탓에 영업현장에서 상품 출시 요구가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상품 개발에 두 달 가량 소요되기 때문에 올해 가을쯤 비슷한 상품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작년 생보업계에 저해지 종신보험이 인기를 끌면서 각 보험사에서 해지환급금을 낮춘 상품 개발 검토를 착수했다”며 “검토를 하다가 중단한 곳도 있는데, 저해지 건강보험의 경우 보험료가 저렴하기 때문에 이른바 가성비가 좋은 상품으로 영업현장과 소비자에 모두에 환영받고 있다”고 말했다.